터널 같은 곳을 빠져 나올 때 재채기가 나오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런 게 어딨어' 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방금 '그런 게 어딨어' 하셨더라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나도 이 증상이 있는 게 아닌가 확인 해 보시길 권합니다.
'빛 재채기 반사'는 '광각성 재채기 반응', '광반사 재채기'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영어로는 Photic Sneeze Reflex라 하는데 ACHOO(한국어로 하면 '에취' 정도의 의미이면서 Autosomal Dominant Compelling Helio-Ophthalmic Outburst의 약자라는 억지도 있습니다.) 증후군이라는 귀여운 이명도 있습니다. 갑자기 밝은 빛을 보았을 때 재채기를 하는 증상으로,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 빛 재채기 반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18~35%, 일본 인구의 25% 정도가 해당된다고 합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고양이를 이용한 한 연구에 따르면, 광반사 중추에서 나온 신경돌기가 동공 괄약근은 물론이고 코의 분비를 조절하는 신경 세포에도 닿아 있음이 10% 이하의 고양이들에게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빛 때문에 눈부심을 느낄 때 동공은 수축하는데, 이 매커니즘 어딘가가 코와도 연결이 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눈이 반사해야 할 것을 코도 함께 반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비교적 짧은 내용을 다룬 만큼, 작은 지식을 하나 더하겠습니다. '개치네쒜'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놀랍게도 순우리말로, 재채기를 한 뒤 내는 감탄사입니다. 이 소리를 내면 감기가 들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고 하니, 다음에 재채기가 나오면 개치네쒜를 한 번 외쳐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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