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테인리스 팬으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코팅 팬을 사용하는 것보다 맛있기 때문입니다. 왜 더 맛있는지는 기회가 된다면 다른 메일에서 다뤄 보겠습니다.
이 맛을 공유하고 싶어 스테인리스 팬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면 음식이 눌어붙는 것을 걱정하곤 합니다. 특히 계란 프라이 같은 요리는 반드시 코팅 팬에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 팬을 적당히 예열하고 기름을 두르면 음식이 눌어붙지 않습니다. 이 때 예열이 충분히 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곧잘 사용되는 방법이 팬에 물을 뿌려 보는 것입니다. 팬의 온도가 100도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 물은 천천히 끓으며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팬의 온도가 그보다 훨씬 높다면 재밌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물방울이 동그랗게 뭉쳐 공처럼 팬을 떠다니는 것입니다. 이것을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라고 부릅니다.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습니다. 만약 팬의 온도가 100도보다 훨씬 높다면 물은 팬에 닿자마자 빠르게 기화합니다. 이 현상은 물의 바깥 부분부터 일어날 것이고, 바깥 부분에서 생겨난 증기가 안쪽의 물방울을 감싸게 됩니다. 이 증기 층으로 인해 물방울이 팬에 직접 닿지 않고 팬 위에 살짝 떠서 굴러 다니게 됩니다.
이 효과로 인해 여러 재밌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섭씨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를 손에 뿌리고도 멀쩡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액체 질소의 끓는점에 비해 인체의 온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순식간에 기체가 되어 손과 액체 질소 사이에 층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예열을 하고 기름을 두르면 스테인리스 팬에 음식이 눌어붙지 않는 원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음식물의 수분이 빠르게 끓으면서, 기름을 두른 팬과 음식 사이에 증기 층이 생겨납니다. 이로 인해 음식이 팬에 직접 닿지 않고 기름 위를 부드럽게 떠다니게 됩니다. 음식이 눌어붙는 것은 음식이 팬과 화학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인데, 음식이 팬에 직접 닿지 않으니 눌어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눌어붙을 걱정 없이 제 스테인리스 팬으로 곧잘 토마토달걀볶음을 요리하곤 합니다. 여러분도 이 맛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스테인리스 팬, 예열, 기름 두르기로 맛있는 음식 드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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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토달볶 못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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