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가 뭐길래 난리가 났나요?

상온 상압 초전도체가 정말로 개발 됐다면 삶이 많이 변하게 되나요?

2023.07.29 | 조회 13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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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바로 전 메일인 '물은 전기가 안 통합니다'에서 도체, 부도체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며칠 사이, 이번 페퍼노트 주제는 이것이어야 한다는 듯 세상이 페퍼노트 주제를 점지해 주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에서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해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아직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서 뉴스 하나가 전해질 때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시시각각 흥분과 실망 양 극단을 오가고 있습니다.

상온 상압 초전도체 소식에 들뜬 네티즌 사례
상온 상압 초전도체 소식에 들뜬 네티즌 사례

상온 상압 초전도체라는 게 뭐길래 이렇게 난리가 난 걸까요? 그저 늘 있는 네티즌들의 호들갑일까요?

상온 상압 초전도체 개발이 사실일 경우, 전혀 유난 떠는 게 아닙니다. 노벨상 수상을 기대해 보는 정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노벨상은 깔고 들어가는 대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TS의 빌보드 점령, 손흥민 선수의 EPL 득점왕,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등 '국뽕'을 일으켰던 모든 사건들 중에서도 단연코 최대 사건, 대한민국 역사 상 최고 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인간들이 판도라 행성을 침략하는 이유는 '언옵티늄'이라고 불리는 상온 초전도체를 채취하기 위해서입니다. 외계 행성에 가서라도 가져오고 싶었던 물건이란 말입니다. 심지어 이 언옵티늄이라는 이름은 un+obtain+ium, 구할 수 없는 물질이라는 뜻입니다.

페퍼노트는 전문적인 과학 저널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거칠더라도 간단한 수준에서만 상온 상압 초전도체의 의의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전기가 통하는 물체를 도체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도체에는 어느 정도 저항이 존재합니다. 아무리 좋은 안경을 맞춰도 빛이 안경을 100% 투과하지는 못하고 일부는 반사되듯, 아무리 질 좋은 전선이라도 전기를 100% 전달하지 못합니다. 전기 에너지의 일정 부분은 열의 형태로 손실됩니다. 여러분이 전자 기기를 쓰다 보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대개 이 이유 때문입니다.

전기 저항은 원자의 무작위 진동이 전자의 흐름을 방해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원자의 무작위 진동을 약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온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온도를 극단적으로 낮추면 저항이 없는 도체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생각했습니다. 네덜란드의 과학자 헤이커 오너스는 액체 헬륨을 이용하여 섭씨 영하 269도의 환경을 만들어 이를 실험했고, 온도가 어느 선을 넘는 순간 전기 저항이 0으로 뚝 떨어지는 현상을 확인합니다. 비유하자면 빛을 100% 투과하는 안경이자, 마찰력이 없어 한 번 굴리면 영원히 굴러 가는 바퀴를 찾은 셈입니다. 이 '초전도 현상'의 발견으로 그는 1913년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하지만 섭씨 영하 269도는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낮은 온도입니다. 이후 과학자들이 100년이 넘는 시간 매달린 끝에 초전도체를 구현해낼 수 있는 온도를 많이 끌어올리긴 했습니다. 2019년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섭씨 영하 23도에서도 초전도체를 구현해 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습니다만, 이 경우 높은 압력이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온도, 일상적으로 접하는 압력 조건 하에서 초전도체를 구현해 낸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3개월 전 메일에서 '리만 가설이 증명이 되더라도 우리 삶이 크게 변할 건 없다'라는 논조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상온 상압 초전도체는 정말로 삶을 바꿔 놓을 힘이 있습니다. 인류는 전기를 낭비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되며, 발열의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워집니다. 또 초전도체에는 한 가지 더 신기한 특성이 있어 무거운 물체도 쉽게 들어올릴 수 있게 됩니다.

초전도체를 설명하는 TED 영상입니다. 전기 저항이 0이라는 점은 활용이 무궁무진한 이점입니다. 그런데 초전도체에는 자석과의 상대적 위치가 고정이 된다는 특성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자석 위의 초전도체는 공중 부양합니다. 영상 7분 21초부터 레일 위에 둥실 떠서 움직이는 초전도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8분 0초에서부터는 심지어 이 레일을 뒤집는데도 초전도체는 레일 아래쪽에 여전히 고정되어 떠 있습니다. 이런 원리는 이미 자기부상열차 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미치오 가쿠의 '불가능은 없다'라는 책에 소개된 초전도체의 유망함을 소개하는 부분을 인용하는 것으로 오늘의 페퍼노트 마칩니다.

저항을 없앨 수만 있다면 전기배달료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사실 원형 코일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에너지 손실 없이 수백만 년 동안 흐르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전류를 이용하면 엄청난 세기의 자력을 생성하여 무거운 물체를 허공으로 들어올릴 수 있다. (...) 미래의 어느 날, 고체 물리학의 성배라 할 수 있는 '상온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이런 날이 온다면 전 세계는 두 번째 산업혁명을 겪게 될 것이다. (...)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초전도 자석으로 만든 허리띠를 착용하면 (원리적으로) 공중에 뜬 채 이동할 수 있다. (...)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가 발견되기만 하면, 그 여파는 전 세계를 뒤흔들고도 남는다. 일상적인 생활용품이 지구의 자기장(약 0.5가우스)보다 수백만 배나 강한 자기장을 발휘하는 등,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미치오 가쿠, '불가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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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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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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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ver 1 year 전

    초전도체 보다 바이든 도지사가 조선 세도정치의 가문의 후예라는 사실이 놀랍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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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a

    1
    over 1 year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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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tperson

    1
    over 1 year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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