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지구를 돌죠! 어라... 맞나?

지구를 돌긴 도는데, 생각과는 많이 다르네요?

2023.07.11 | 조회 1.0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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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중3 과학 시간에 질문을 하나 했다가 선생님께 칭찬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우주에 고정돼 있는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는 게 없는데, 어떻게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도는 거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쓸데없는 질문하지 말고 그냥 외워라 말씀하시지 않고 칭찬과 함께 친절하게 답변해 주신 선생님께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선생님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말해도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대신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하기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해질 것이다.'

천동설을 바탕으로 그린 7년 간의 수성의 운동과 8년 간의 금성의 운동
천동설을 바탕으로 그린 7년 간의 수성의 운동과 8년 간의 금성의 운동

선생님의 설명처럼, 천동설을 바탕으로 태양계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하면 위의 그림 같이 복잡해집니다. 반면 지동설을 바탕으로 태양계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하면 훨씬 깔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디테일을 무시하고 도식화하면 동심원으로 나타낼 수 있을 만큼 단순해집니다. 그래서 태양 주위를 지구가 돌고, 지구 주위를 달이 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지구 주위를 달이 돈다'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조금 잘못된 그림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은 달의 움직임을 어떻게 상상하고 계신가요? 지구 주위를 돌면서, 더 크게는 태양도 도니까, 마치 전화 수화기 케이블처럼(이제 이 비유도 어린 세대들에겐 이해가 안 되는 비유일 것 같아 두렵습니다) 배배 꼬인 궤도를 돌 거라 상상하시진 않으셨나요?

이런 모습을 상상하셨나요? / 이미지 출처: wired.com
이런 모습을 상상하셨나요? / 이미지 출처: wired.com

하지만 몇 가지 사실을 떠올려 보면 위 그림은 잘못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1년 간 달은 지구를 12~13회 정도 돕니다. 음력이 열두 달로 되어 있고 가끔 윤달이 생긴다는 것으로 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태양과 지구의 거리에 비하면 지구와 달의 거리는 매우 가깝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달의 궤도를 그려 보면, 위 그림보다는 아래 그림에 가깝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월간 과학잡지 Newton
이미지 출처: 월간 과학잡지 Newton

지구 주위를 돈다기 보다는 지구와 함께 태양을 돈다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달의 궤도가 지구의 궤도와 바짝 엉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구 주위를 도는데 어떻게 위의 모습처럼 보일 수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면 아래 그림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황규인의 잡학사전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황규인의 잡학사전

이걸 보시고 그동안 달을 지구의 똘마니 정도로 생각했던 자신의 제국주의적인 모습에 실망이 드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사실 모든 움직임은 상대적이고, 우리는 설명이 더 간편해지는 쪽을 선택하는 것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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