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식목일입니다. 페퍼노트도 식목일에 어울리는 지식을 준비하려 했는데요, 생각보다 숲이나 나무 등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아 놀랐답니다. 앞으로 10년 치 식목일은 거뜬할 것 같습니다. 10년 뒤에도 구독자 님과 제가 함께 하고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많은 이야기 중 오늘의 주제로 고른 것은 아마존과 사하라의 묘한 관계입니다. 아마존은 지구 최대의 정글로 지상에서 가장 울창한 곳입니다. 반면 사하라는 지구 최대 아열대 사막('아열대'라는 조건을 붙이지 않으면 세 번째로 넓은 사막이 됩니다. 사하라보다 큰 사막이 두 개나 있다니 놀랍죠? 그 두 곳은 남극과 북극입니다.)으로 지상에서 가장 메마른 곳입니다. 대륙도 달라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두 곳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식물이 성장하는 데에는 인(P)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흙에 포함된 인은 비가 내리면 쉽게 씻겨 나갑니다. 인 화합물은 물에 잘 녹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씻겨 나간 인이 바다에서 다시 육지로 돌아오려면 인을 포함한 바위가 융기하는 빅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아마존은 열대'우'림 지역이니 강수량이 많고 씻겨 나가는 인의 양도 많습니다. 비가 아니더라도 생물이 워낙 많이 사는 곳이라 그들이 소비하는 인이 어딘가에선 보충이 되어야 합니다.
그 인을 보충해 주는 곳이 바로 사하라입니다. 고비 사막에서 불어온 바람이 한국에 황사를 뿌리듯, 사하라의 바람도 대서양을 건너 아마존에 전해집니다. 아래 링크한 NASA의 영상에 따르면 해마다 약 2700만 톤의 먼지가 사하라에서 아마존으로 날아간다고 합니다. 그 중 인은 약 22000톤인데 아마존에서 비나 범람으로 잃는 인의 양과 비슷합니다. (기사 링크)
아직 '그렇구나' 하시면 안 됩니다. 사하라에 인은 왜 있는지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은 그렇게까지 흔하게 있는 원소가 아닙니다.
다음 그림은 사하라 한복판에서 발견되는 동굴벽화입니다.
타드라르트 아카쿠스 암각화가 발견될 당시 사하라는 사람도, 동물도 살기 힘든 환경이었습니다. 그런데 타드라르트 아카쿠스 암각화에는 하마, 기린 등 각종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2008년엔 니제르에서 8천 년 전 신석기 시대 사람들의 유골과 낚시 바늘, 조개 껍데기 등이 발견됐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사하라는 수백만 년 간 사막이었지만, 수천 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초원지대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이 때엔 사하라에 강과 호수가 있었고 많은 물고기들이 살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보델레 함몰지'라는 곳이 있는데 사하라가 초원이었을 때에는 큰 호수였습니다. 현재는 동서로 500킬로미터, 폭 150킬로미터, 깊이 160미터의 거대 함몰지입니다. 거대한 호수가 말라버리자 그곳에 살던 물고기들도 모조리 죽어버렸고, 이들의 뼈는 많은 인을 남겼습니다. (기사 링크)
왜 사하라가 잠시 초원지대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글이 길어지기도 했고 글보다 영상으로 이해하는 게 쉬울 것 같아 잘 설명된 영상으로 갈음합니다.
사하라에서 아마존으로 날아가는 먼지가 이로운 일을 하듯 한국으로 날아오는 황사에도 이로운 점이 있습니다. 황사가 염기성이라 토양의 산성화를 막는 등 지력 유지에 도움이 되고, 동해에 철 성분을 뿌려 플랑크톤의 영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대기의 여러 유독성 물질이 황사에 섞여 날아오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더 커졌습니다. 미래에는 "아빠 어릴 땐 봄에 공기 진짜 안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맑은 공기 속에서 살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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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남북극이 왜 사막... 맞네요
Mia
전체 글도 글이지만 저 역시 남극과 북극이 사막이라는 사실에 가장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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