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의 흥행으로 다시 한 번 화제에 오르고 있는 인기 만화, '체인소 맨'. 체인소 맨의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는 기행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기행은 송사리 이야기입니다. 키우던 송사리가 죽어 공원에 묻으러 갔는데 흙이 단단해 땅을 팔 수 없어 바닥에 그냥 두었고, 송사리 시체에 개미들이 모이자 갑자기 송사리가 소중하게 여겨져 개미들을 털어내고 송사리를 삼켜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음날 그는 위장염에 걸렸다고 합니다. 체인소 맨의 주인공 덴지도 온갖 먹어선 안 될 것들을 먹어치우곤 하는데, 어쩌면 독자들이 받는 느낌과 달리 작가에겐 자연스러운 발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충격적인 행동이 여러 사람들 사이에 유행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 학생들 사이에서의 유행이었습니다.
1939년 3월 3일, 하버드 1학년 학생 로드롭 위딩턴 주니어가 "나는 살아있는 물고기를 먹은 적이 있어"라고 자랑을 합니다. 친구들은 그가 허세를 부린다 생각하고 "다시 할 수 있으면 10달러 준다"라며 내기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이 학생은 객기는 부렸을지언정 허세는 없었습니다. 그는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살아 있는 3인치(약 7.5cm) 크기의 금붕어를 입 안에 넣고 몇 번 씹은 다음 삼켜 버렸습니다. 그는 나중에 "비늘이 목에 걸렸다"라는 말로 이 때의 일을 회상했습니다.

로드롭의 기행은 삽시간에 소문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해할 순 없지만, 이웃 학교들에게 경쟁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프랭클린 앤 마셜 칼리지의 프랭크 호프는 금붕어 3마리를 삼키며 하버드를 도발했습니다. 그는 소금과 후추를 뿌리긴 했어도 금붕어를 씹지도 않고 삼키는 과감함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에 하버드의 어빙 클라크 주니어는 24마리의 금붕어를 삼키는 것으로 응수했습니다. 한 마리 삼킬 때마다 오렌지를 한 번씩 빨았다고 전해집니다. 금붕어 삼키기는 점점 학교 대항전으로 번져 갔습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25마리, 미시간에서 29마리, MIT에서 42마리를 삼켰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클라크 대학교의 조 딜리베르토가 89마리를 삼킨 것이 최종 기록으로 전해집니다.
금붕어 삼키기의 기원에 대해서 또 한 가지 재밌는 가능성이 전해집니다. 1920년대에 시카고의 한 바텐더가 당근을 금붕어 꼬리처럼 보이도록 잘라두고, 실제 살아 있는 금붕어인 것처럼 움직이면서 당근 조각을 삼키는 마술을 선보이곤 했는데, 이 마술에 속은 대학생들에 의해 시작된 유행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금붕어 삼키기는 대유행을 하여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유명 언론에서도 기사로 다뤘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대학 간 금붕어 삼키기 협회(IGAA, Intercollegiate Goldfish Gulping Association)'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곧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To end this paranoiac prank, 이 편집증적인 장난을 끝내려면,
O Harvard, how I wish 오 하버드, 내가 얼마나 바라는지
You'd put the students in a tank 차라리 학생들을 수조에 넣어두세요
And graduate the fish! 그리고 물고기를 졸업시키세요!Eva Williams Raymond의 금붕어 삼키기를 비난하는 시
결국 이 광풍은 약 2개월 정도의 유행 후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살아있는 금붕어를 삼킬 경우 살모넬라균과 같은 기생충이나 해로운 곰팡이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질식 위험이나 생선 뼈로 인한 내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 속 박테리아로 인한 희귀 피부 질환인 수족관 육아종의 위험도 있다고 합니다. 설마 따라하실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진 않지만 그래도,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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