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라클
카프카는 인간에게 두 가지 원죄가 있다고 말한다. 다른 모든 죄들은 그 원죄로부터 파생된다. 성급함과 태만함이다. “인간은 성급함 때문에 낙원에서 추방되었고, 태만함 때문에 낙원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성급함이 시간을 앞당기려는 욕망이라면 태만함은 시간을 느리게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다.
재독학자인 한병철 교수는 <시간의 향기>에서 우리 시대를 가리켜 역사 혹은 이야기가 정보에 밀려난 시대라고 말한다. “정보들은 서사적 길이나 폭을 알지 못한다. 정보들은 중심도 없고 방향성도 없으며, 우리에게 물밀 듯이 닥쳐온다. 정보에는 향기가 없다.” 정보에서 정보로 건너뛰는 동안 인간의 지각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 PHUB
phub : 같이 있는 사람을 무시하고 핸드폰에 관심을 쏟는 것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2021년 연구에서 우울감이나 사회적인 관계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친구를 무시할phub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회적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 의사소통을 직접적인 대화보다 더 편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Why We Ignore Friends to Look at Our Phones
# 띵언 제조기
지금도 베갯머리에서 이탈리아어 사전을 찾아가면서 공부를 해요. 아버지 영향으로 문학작품을 많이 읽으며 자랐고, 힘들 때마다 책 속의 명언을 떠올렸죠. 큰아들이 뇌수술을 하고 난 뒤 ‘뇌’에 대해서 궁금한 모든 책을 다 찾아서 봤지요. ‘뇌’를 공부하다 보니까 심리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온갖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주는 ‘큐앤에이’(Q&A) 인생상담도 하게 되고, 인생의 위기가 올 때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어떻게든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려고 노력했지요.
심리학 책을 많이 읽으면서 ‘내면아이’라는 개념에 관심이 생겼어요. (…) 이젠 제가 내면아이를 달래면서 말하죠. 명숙아, 언제까지 이렇게 징징거릴 거야! 그건 여섯살 때 일이야. 이제 어른이 됐잖아. 그분도 나름 사정이 있었겠지. 이렇게 제 안의 내면아이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나를 꺼내지요. 자기 안의 상처 입은 내면아이를 자주 달래주고, 토닥여주고, 응원해주세요.
돈보다는 자유가 훨씬 중요하니까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때로는 특권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해요. 훗날 그 자리를 떠날 때 미련이 남을 것 같은 특혜는 거절할 용기도 필요하지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걸 붙들고 불평하지 말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걸 심사숙고해 선택하여 그 택한 일에 후회하지 말자. 제가 좋아하는 기도문이 있어요. 라인홀드 니부어의 평온을 위한 기도이지요.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그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이 기도가 저에게 늘 힘이 됩니다.
그렇게 할걸, 진작 할걸, 이렇게 껄껄 하지 말자, 그래요. 그렇게 후회없는 삶을 위해서 저는 남과 비교하는 일을 멈췄어요. 비교도 안 하고, 후회도 안 해요.
전 돈 쓸 일이 거의 없잖아요. 머리도 다 제가 잘라요. 옷도 옛날에 입던 옷을 입어요. 팔찌나 목걸이 같은 장신구들도 다 한참 일하던 때 마련한 것들, 내가 직접 디자인한 것들이거나 선물받은 것들이에요. 절 위한 돈은 필요 없어요. 지금 입고 있는 이 블라우스는 90년 된 옷이에요. 할머니가 한땀 한땀 손으로 바느질해서 지어내신 옷이에요. (…) 명품은 단지 브랜드가 아니라 ‘내 인생에 어울리는 옷’, ‘나를 있는 그대로 빛내주는 소품’이에요. 난 화장품도 비누도 최소한으로 써요. 물로만 세수하고 샤워해요. 몸에 가능한 한 화학적인 자극을 주지 않으려고 해요.
저는 젊은이들에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죠. 누구에게나 그래요. 그게 후회를 가장 덜 하는 방법이니까.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인생상담을 요청하지만, 결국 ‘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 사랑이란 그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중요해요.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살고 싶은 대로 살게 해줘야 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디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마음껏 살았으면 좋겠어요.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가 70세 나이까지 건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비법은 언제나 ‘내면의 아이’를 돌보는 것이다 (인터뷰)
# 오늘의 단어
그리스 아폴론 신전에 새겨진 그노티 세아우톤Gnothi seauton.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라는 뜻이다.
니체가 말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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