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他山之石
못난 글은 못난 글대로 누군가의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이해해 줄 독자를 상상하고 글을 쓰는 한, 시간을 뛰어넘어 필자와 독자 간의 ‘상상의 공동체’가 생겨난다.
사람들이 글을 써 남기는 것은 하루살이에 불과한 삶을 견디기 위해 영원을 희구하는 일이다. 훗날 누군가 자기 글을 읽어주기를 내심 바라는 일이다.
작가 이윤주는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에서 글을 써야 할 이유에 대해서 엄습하는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쓰기 시작하면 불안으로 인해 달구어졌던 편도체는 식고, 전전두엽이 활성화된다. 쓰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진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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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옆집에 사시는 분 있어요?” “응, 애가 하나 살아.”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어느 깊은 골짜기. 유치원은커녕 식당 찾는 데도 한참이 걸렸던 이곳에 아이가 산다는 말에 나는 되물었다. “이야, 이 산골에도 애가 있어요? 몇 살인데요?” “응, 아마 일흔 정도 됐을걸?” 이 말씀을 하신 할머니의 나이는 올해 아흔셋이다.
멀리 보이는 소양호가 참 멋있었고 거기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시골 동네의 모습도 ‘추억은 방울방울’ 자체였다. 그냥 그림 같았다. 하지만 막상 그 한 방울 한 방울 안을 들여다보면 묵직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였다.
삶에서 잃어버린 것을 자연에서 되찾으려 하기 때문일까. 삶이 힘겨울수록 자연은 아름답다. 어쩌면 자연은 인간들의 삶을 안타까워하는 신이 매일매일 보내는 작은 선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그런 선물이 될 수 있기를.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 백두대간 종주기
19세, 친구들이 수능 공부를 하며 대학 진학을 준비할 때 나는 인적성과 면접 스터디를 하며 취업준비를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오기 전, 목표하던 어느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입사 2년 후, 회사에서 주최한 철인3종경기대회에 임직원 봉사단으로 우연히 참가했고, 이때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대회에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은총이라는 아이와 함께 경기에 참가한 아버지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은총이를 실은 배를 끌며 수영을 했다. 휠체어를 끌고 사이클을 타고, 러닝을 했다. “도전을 통해 세상의 모든 은총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던 아버지. 은총이 부친의 도전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 또한 도전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사하라사막마라톤 기부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18년 아타카마사막마라톤, 2019년 아이슬란드 종단을 하며 매년 어린이재활병원 기부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나의 도전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이 된다는 것이 내 삶의 큰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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