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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종말을 그린 아포칼립스 문학과 마음이 흐르는 방향을 좇는 로맨스 문학은 정조는 사뭇 다르지만 필연적으로 어울리는 조합이다. 누구나 끝에 이르러서는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아니, 나의 세계가 끝나는 날에도 그 사람의 세계는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사랑이라 하기 때문이다. 종말 문학은 모든 것이 끝인 시점에서도 체념하지 않는 이들을 그린다. 로맨스 문학은 그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의 동력을 찾는다.
“마음이 현실의 인과에 개입하지 못한다고 해서, 마음을 갖는 일이 무의미할 거라 생각하진 않게 되었어요.” (『마지막 증명』 이하진)
마음만으로는 이미 벌어진 일을 바꿀 수는 없다. 어쩌면 벌어질 일까지도. 그러나 백영과 양서아와 같은 이들이 꾸준하게 빛을 보낸다면, 우주 너머의 존재와 마음이 맞닿을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 편지를 읽고 기다렸던 답장을 보내리라. 이런 믿음을 품는 사람이 로맨티시스트가 아닐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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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성장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코이의 법칙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작은 어항 속에서는 10㎝를 넘지 않지만 수족관에서는 30㎝까지 그리고 강물에서는 1m가 넘게 자라나는 그런 고기입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어항과 수족관이 있습니다. 이런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돼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최초의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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