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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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들도 그대로 존중받아야 할 것으로 끌어안는 순간 어쩌면 우울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곡선이 처음부터 끝까지 우상향만 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련과 좌절은 때때로 꽤나 자주 우리 인생에 노크한다. 불쑥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낯선 손님이 참 예의가 없긴 하다. 그렇지만 문을 열고 자리에 앉혀 지내다 보면 손님은 차갑고 아픈 기억들을 양껏 남기고 결국엔 떠나갈 것이다. 반갑지 않았던 손님을 잘 배웅하고 난 후 당분간은 방문이 잠잠할 것 같다는 일말의 예감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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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 곧 죽을 마당에, 더 이상 그런 증오에 대해 집착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들은 자연스레 깨닫는다. 그냥 솔직하게 자기의 부서짐, 불완전함, 누구도 옳을 수만은 없음을 인정하고 내려놓는다. 그리고 또 알고 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사실,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증오에 대한 처방은 이해다. 혐오에 대한 해독제는 이해다. 분노와 미움의 반대편에는 정확히 이해가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다름 아닌 그런 ‘이해’가 가장 절실히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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