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감자빵 개발자이자 감자밭 카페를 운영하는 이미소 대표는 제과제빵을 전문적으로 배운 파티시에가 아니다. 금수저 출신도 아니다. 세금 납부 고지서가 날아오자 어머니가 “우리 돈 없는데 어떡해”라며 울었을 정도로 어려운 집에서 자랐다. 라면도 씹어 삼키지 못해 가위로 잘라 먹을 만큼 심한 주걱턱(부정교합)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턱 기형아 이미소’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 어려서부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받았고, 중학교 때는 전교 꼴찌를 도맡았다. 흙수저에 왕따였던 여성은 서른 살에 100억 매출 회사를 일궈낸 과정을 담은 책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를 펴냈다.
"아버지가 완전 이상주의자다. 세상을 더 낫게 하려면 우리가 더 도와야 한다고 말하고 실천하셨다. 마지막 투자처가 감자 종자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회사였다. 아버지는 식량 주권, 감자의 다양성 보존과 존중을 위해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청년들은 돈만 많이 준다고 일하지 않는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성장한다고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연봉이나 물질적 혜택뿐 아니라, 공감하는 가치와 지향점이 일치할 때 조직원은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 우리 직원들도 처음 입사하면 물론 힘들어한다. 하지만 적응이 되면 다들 되게 재밌어한다. 일이라기보다는 대학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생활하는 듯한 기분이다. 자기 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할 때, 직원들은 그 에너지에 휩쓸려 불협화음을 낸다. 대표는 회사는 물론 개인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일을 재미로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사람들로 조직을 구성해줘야 한다."
"지속 가능한 농업, 종의 다양성을 위해 시작했다. 수확량과 생산성에만 치우친 농업은 땅을 병들게 한다. 수확량과 편의성을 추구하다 사장된 다양한 품종을 다시 가지고 오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젊은 직원들이 잘 살아갈 생각을 하더라. 출산율, 실업률 등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결국 서울에만 몰려 살아서 비롯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건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가 만든 사업 모델이 성공하고 확장되면 우리 사회의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 그게 나의 목표다.”
# 동영상 시대에 늘어난 글쓰기 강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코로나 시기에 영상·음성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비대면 사회로 접어들수록 오히려 글쓰기가 번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상이나 음성을 통한 회의를 문서로 기록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대면 보고 대신 이메일 서면 보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텍스트는 (메타버스를 이루는) 디지털 형태소의 원천이다. 화려한 그래픽 영상의 영화들도 대부분은 소설에서 시작됐고, 텍스트로 된 대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 콜아웃 문화
얼마 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담한 내용이 크게 화제가 됐다.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타인을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이 흔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런 행동을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에서 비판을 불러올 수 있는 발언이었지만,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용기 있는 지적이라는 박수를 받았다. 오바마가 현재 미국에서 젊은이들의 존경을 받는 몇 안 되는 정치인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싶다. 미국인들이 흔히 ‘콜아웃’(call-out)이라고 부르는, 특정 인물을 향한 지적과 비판 행위는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잘못된 생각,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항상 존재해 왔다. 다만 과거에는 그런 사람들에게 마이크가 돌아가지 않았고, 지금은 그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됐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의 소셜 마이크에 거대한 스피커를 달아 주는 것은 거의 예외없이 대중의 도덕적 분노다. 이런 틀린 생각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콜아웃’을 하고, 공유를 하는 과정에서 과거라면 무시하고 지나갔을 어리석은 생각이 거대한 스피커를 타고 온 국민에게 확산되는 것이다. 때로는 무시가 최선의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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