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기
첨삭 지도를 받으면 글쓰기가 나아질까? 글쓰기 훈련의 왕도는 첨삭 지도일까? 나는 글을 잘 쓰는 데 있어서 논리력이나 어휘력보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쓴 글을 나를 모르는 많은 사람 앞에, 사회에, 내보일 수 있다’는 각오다. 글을 쓰려면 결연해져야 한다.
글 쓰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공인이 된다. ‘보편 독자’를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은 말하기도 잘해야 하지만 글쓰기를 더 잘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민주 사회에서는 시민 모두가 공인이 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게 글쓰기 교육의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할 것 같다.
# 쓰지 않기
세상에는 아마추어가 많다. 아재가 많다. 시인이 많다. 개별적으로 그건 전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아마추어 아재 시인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걸 방지하려면? 방법이 하나 있다. 마흔 넘은 아재가 자가 출판으로 시집 내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법을 만들 수 없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자가 검진을 해보는 것도 좋다. 뒷산을 보는데 여성의 가슴이 떠오른다면? 쓰지 마라. 당신은 시를 쓸 자격이 없다. 강을 보고 있는데 분만의 생명력이 떠오른다면? 쓰지 마라. 당신은 정말 자격이 없다. 당신의 시는 아직도 고집스레 만년필로 시를 쓰고 있는 수첩 속에 머무를 때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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