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아주 편안한 죽음> 시몬 드 보부아르
- 털실 뭉치와 짜다가 그만둔 뜨개질 조각들이 든 반짇고리, 압지, 가위, 골무 등을 앞에 놓은 채 우리는 북받치는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사물이 지닌 힘인가 보다. 엄마의 삶이 그 물건들 속에 응축되어 있다. 그 어떤 순간에서보다도 더 분명히 현존하여 있는 모습으로.
-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사람은 태어났기 때문에 죽는 게 아니었다. 다 살았기 때문에 죽는 게 아니었다. 늙었기 때문에 죽는 것도 아니었다. 사람은 ‘그 무엇인가’에 의해서 죽을 뿐이다.
- 자연사란 없다. 인간에게 닥쳐오는 어떤 일도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세상에 그들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러나 개인에게 자신의 죽음은 하나의 돌발 사건이다. 죽음은, 그가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무엇으로든 정당화 할 수 없는 폭력이다.
# 결국 나라서
"세상엔 안전한 울타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 시스템이나 조직이라고 말한다. 울타리 안은 외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친구도 많다. 드물지만 누군가는 울타리 밖으로 가고 싶어 한다. 내 경우가 그렇다. 원하는 것이 밖에 있다면 나와야 한다. 물론 밖은 위험도 많고 극복해야 할 것투성이며, 때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잃을지도 모르지만,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글을 잘 쓰지 못하면 제대로 생각할 수 없다.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대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
"어떤 사람이 굉장히 잘 써놓은 글을 보면, 이미 이것으로 충분한데 왜 내가 글을 써야 하지 싶어질 때가 있다. 이미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규모 있게 살아간다고 해서 내가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지는 않는다.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듯, 글을 대신 써줄 수 없고, 내가 할 일을 다른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다. ‘이미 이렇게 문화적인 업적이 축적된 환경에서 감히 내가 헌신해야 할 소명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나라서’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이 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믿고 내가 내 편이 되어주면 배반당하지 않을 것이다."
+remem
어제 실수로 두 건의 레터가 발행되었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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