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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뷰에서 피아니스트로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리우는 "신선함, 영감, 창의성(freshness, inspiration, and creativity)을 지키는 일"이라 대답했었다. 완벽함이란 완벽하지 않는 불안전한 요소를 결합하는 데 있으며, 디테일의 완벽성에 집착하다가는 감정과 자발성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도 토로했다. 신선함에 대한 갈망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들려줬던 프로그램 선곡에도 투영되었다. 그에 따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들이다.
리우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이런 문구를 대문에 내걸었다.
"What we all have in common is our difference." (우리의 독특함이 우리 모두의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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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에 나가면, 붙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는 거죠. 왜 탈락했는지 모르겠지만, 심사위원들이 생각하기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인생은 계속되는 거잖아요. 여기서 떨어졌지만, 이 결과가 내 삶을 크게 좌우하진 않을 거예요.
연주자뿐 아니라 예술가 중 오늘 작품에 자신 있게 만족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거예요. 매일매일이 좌절과 실패의 연속이지만, 그걸 극복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오늘의 실패가 있으니까 그걸 경험으로 더 성숙한 연주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예요.
실패란 꼭 경험해봐야 하는 것, 그리고 나를 한 단계 넘어서게 하는 디딤돌이다. 게다가 예술가의 실패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경험의 여정이거든요.
실패를 사랑할 순 없어요. 그러나 실패에 감사할 줄은 알게 됐어요. 실패를 모르는 백혜선은 인생을 살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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