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하여 제안하는 마음

월간 space T 10호

2024.05.31 | 조회 3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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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spaceT

다른 spaceT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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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금보다는 선물파입니다. 받는 것도 좋아하지만, 선물을 하는 것도 정말 좋아합니다. 먼저는 받을 사람이 평소 뭘 좋아하는지, 자주 입던 옷의 색은 뭐였는지 등을 머릿속에서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고, 그가 좋아할만한 것을 고심하여 고르는 과정 자체가 주는 즐거움 때문이고요. 아무리 고심했어도 받는이의 취향을 적중시키지 못할 수도 있는데, 찐 함박 웃음을 만날 때면 기쁨이 몇배로 커져서 입니다. “해냈군!” 이런 마음이랄까. space T에서 이용자 데이터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안하는 것도 선물할 때와 닮았다고 느껴요. 받는이를 고려하여 고르고 고르는 조마조마함도, 통했을 때 느껴지는 기쁨도요! 이번 호에서는 수서에 영감이 될 이야기와 how to를 함께 전합니다.


이번 달 space T 요약 

  • 트윈웨이브🌊에서는 공동작업물 미니어처 섬꾸미기가 한창 진행중이에요.
  • 이도✏️는 바로 오늘! 청소년 기획단 1기와 함께하는 <열린 이도의 날>을 진행했어요.
  • 우주로1216🚀는 슥슥존 재료바를 개편하고, 곰곰존에 글쓰기 공간을 마련했어요.
  • 그린대로🎨는 긴장감 넘치는 <가족 오목대전>을 성황리에 마쳤어요. 


기획콘텐츠: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재미로 보는 공간별 도서 소비 경향 

콘텐츠 소비를 정량화 하고 있는 트윈웨이브, 그린대로, 사이로의 통계를 기반으로 공간별 도서 소비 경향을 퀵하게 살펴봅니다. 

모든 공간에서 여러 달 연속 여러 번 집힌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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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웨이브, 그린대로에서는 연속 5개월, 사이로에서는 연속 3개월 여러번 집힌 책으로 기록되었어요. (실은 저도 재밌게 본 로맨스+학원+판타지+소정의 스포츠인건 안 비밀) 아직 안 보셨다면, 쉬는 날 정주행을 해보시길 

이런 책도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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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가 조지오웰의 소설과 에세이를 한 권에 담은 600쪽이 넘는 분량의 글밥 책은 그린즈가 1월에 읽었습니다. 이 책 뿐이 아닙니다. 그린대로에는 엄청난 책벌레 그린즈가 있는 것이 분명한데요. 1번 집힌 책의 목록을 살펴보면 <인간실격>, <안네의 일기> 같은 고전 소설부터 <박찬욱의 오마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와 같은 꽤나 어렵고 무거운 주제의 책들도 한 번 집힌 책으로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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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학당은 트윈웨이브에만 있는 조금 특별한 책입니다. 트윈웨이브 운영자 수빈님이 활동하는 팀에서 이야기 기반 오프라인 게임 TRPG(Table-talk Role Playing Game)을 위해 만든 규칙집이거든요. ‘설화학당'은 게임의 배경인 도술의 사르치는 학교의 이름입니다. 이 책을 보고 직접 TRPG를 진행해보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등장하고 있다니 아주 흥미롭죠?

 

공간별 동사서가 이용경향 

다종다양한 책을 참고하는, 트윈웨이브

가장 다양한 작업에 책을 참고하고 있는 트윈웨이브! <해리포터 지팡이 컬렉션> <한국 요괴 대백과> 등 형태를 참고할 수 있는 책은 물론 오일파스텔, 손바느질, 인형옷 만들기, 무기 작동 원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이 사용되고 있어요. 1분기에 가장 인기 있었던 동사 책은 <Rubberband Engineer>

드로잉 한 길만 파는, 그린대로 

그린대로 친구들의 동사서가 이용 경향은 매우 확고하게 두 갈래로 나뉘어요. 대세는 드로잉! <김락희의 인체드로잉> <고지티브's 포스카 드로잉 클래스> <친절한 드로잉> 등 매달 다양한 드로잉 도서들이 집히고 있어요. 두 번째는 연주곡집! 디즈니, 아이유는 물론 이루마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집히고 있답니다. 

도감이 인기! 사이로

도감류가 많이 소비되고 있어요. <무기책> <K-요괴도감> <비행기 대백과 사전> <포겟못 가라르도감> 등등등! 4월에 소비된 재밌는 도감이자 팝업북으로 10chiars가 있어요. 디자인사에서 유명한 의자들을 팝업으로 볼 수 있는 책이라, 작업에 참고하기 딱이겠죠? 그 외에 손바늘질, 손그림, 초단편 소설쓰기 등 작업 방법에 관한 책도 틈틈히 소비되고 있습니다. 

 


 

💪운영자의 힘

space T 다운 수서란?!

수서. 도서관계에서 일하게 되면서 제가 만난 최초의 전문용어입니다.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어떤 도서나 자료를 갖출 것인지 기준을 가지고 선별하는 일련의 자료 입수 업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학교도서관 저널에 실린 한 사서님은 수서 시에 ‘우리 도서관 이용자에게 가장 필요하고, 다른 도서관에서는 찾기 어려운 책을 구하기 위해 어떤 원칙과 방법이 필요한지 고민' 하신다고 해요.책을 포함한 각종 자료의 입수를 공간의 정체성, 이용자 특성을 기반으로 선별한다는 점에서 기존 도서관에서의 수서와 space T에서의 수서는 닮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를까요? 첫째, space T에서는 책과 자료 그 자체보다는 경험이 우선합니다. 쉼, 만남, 탐색, 표현이라는 4가지 경험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일 뿐이죠. 따라서 어떤 콘텐츠를 수서할지 결정하기 전에 책, 영화, 음악 등이 우리 공간 안에서 어떤 경험을 촉진하기 위해 존재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후 공간별 이용 특성에 따라 어떤 책을 어디에 둘지 결정할 수 있겠죠. 두번째로, space T에서는 ‘공간에 맞게 도서/비도서를 제안하는 모든 일'을 수서로 보고 있어요. 다시 말해, 새로운 책이나 자료를 입수한 것 뿐 아니라 인기가 적은 자료를 심폐소생하여 공간에서 기능하게 하는 것까지가 수서라는 것이죠. 

이런 수서를 위해 기본이 되는 것은 단연 이용자 데이터입니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자세로, 무엇을 하고 안 하는지 매일 관찰하고 기록한 바로 그 것이요! 데이터를 살펴보며 바꿔보고 싶은 before 상태를 찾고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 질문을 던져 보세요. after의 모습이 그려진다면 이제 어떻게 before에서 after로 갈지 고민을 시작하면 됩니다. 이 때 도서, 비도서, 패시브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재료로 활용할 수 있어요. ‘요 놈을 이용하면 after 장면을 얻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바로 가설 설정입니다. 백문이 불여 일견! 사례를 살펴 봅시다. 


[사례1]  스토리라이브러리: 영상을 어떻게 하면 책으로 다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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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락 스토리라이브러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책'으로 보고 있음. 공간의 방향성에 따라 영화의 경우도 상영하기 보다는 시나리오, 콘티, 이미지북 등의 책의 형태로 수서해 왔음
  • 데이터 최근 연령에 상관없이 ‘다른세계'의 드 넓은 세계관을 담은 영화 속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는 작가님이 많다는 것을 관찰 기록 데이터를 통해 확인
  • 질문  “책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고,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로 이어줄 수 있는 이전과 다른 방법은 뭐가 있을까?”
  • 영감 한국영상자료원 <대사극장> 방문! 한줄의 대사만으로 영화 속 이야기까지 찾아보게 하는 찐 탐색이 시작될 수 있겠다는 영감을 얻게 됨
  • 시도한 것
    • 스라 입장하자마자 볼 수 있는 테이블 위에 볼드체의 대사 모음을 살펴 볼 수 있는 <대사극장> 전시 도록을 구매하여 비치함.
    • 영화 관련해 가볍게 시도할 수 있는 투표형 패시브 콘텐츠를 신발장 옆에 부착
  • 반응 영화를 좋아해 스라에 방문한 스라러에게 곧바로 픽 당하는 사례!

[사례2] 스토리스튜디오: 음악 감상과 표현을 연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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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락 스토리스튜디오는 멀티 포맷의 콘텐츠가 다종다양하게 소비되고, 감상 행위가 다양한 수준의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음.
  • 데이터 실물 음반 소비가 적게 나타나고, 음악관련 표현은 진입장벽이 높은 악기 연주, 작곡/편곡/작사 위주로 나타남. 장벽이 낮은 ‘플레이리스트'작성은 낯선 음악의 소비로 연결되지 않고 기존에 좋아하던 음악을 추천하는 정도에 그침. 
  • 질문  “실물 음반 감상 행위와 표현을 연결할 수 있을까?”
  • 가설 실물 음반에 관해 감상평을 남길 수 있는 매력적인 기기를 제공하면, 기기를 사용해보고 싶어서라도 실물 음반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음반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꺼내보는 작업은 음악과 연계된 새로운  ‘진입형 작업이 될 것이다.
  • 시도한 것
    • 공간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공간에 오늘 소비한 음반을 모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공간 소개 시에도 언급하며 이용을 유도함
    • 사용법이 직관적이고, 한 번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라벨 프린터기를 구비해 함께 배치함 
    • 마련된 공간에 라벨 레퍼런스를 단순 감상평에서 구체적인 의견까지 다양한 단계로 부착
  • 반응 곧바로 라벨기 이용을 하는 스스러들 등장! 

[사례3] 트윈웨이브: 죽은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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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락 트윈웨이브는 운영자의 시너지를 통해 공간별 정체성을 살린 신규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을 공간의 전략 목표로 삼고 있음
  • 데이터 인기 공간 다락으로 가는 길목은 많은 친구들이 매일 자연스럽게 오가는 공간임. 코너에 꽤 넉넉한 공간이 있음에도 비어있어 활용되지 않음
  • 질문  “가능성 있는 죽은 공간에 꼭 맞는 콘텐츠를 배치하면 공간이 유의미하게 활용될까? ”
  • 영감 어둡고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있는 계단에 어울리면서도, 평소에 잘 이용되지 않던 책 각 종 괴물 관련 책 발견
  • 시도한 것
    • 코너에 꼭 맞는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 
    • 각종 <이세계 크리처> 도감을 포함하여 각종 관련 콘텐츠를 모아서 배치 
    • ‘나만의 괴물 만들기'라는 패시브로 묶어 제안하면서 주변에 레퍼런스로 괴물 드로잉 등을 배치 
    • 종이, 연필 등 각종 드로잉 재료를 배치. 이 때 쉽게 시도할 수 있도록 ‘트레이싱지’도 함께 배치 
  • 반응 다락방 올라가다 잠시 앉아보는 친구, 평소 용을 좋아하던 캡틴이 바로 이 자리에 앉아 작업을 시작! 
🔮 데이터 이렇게 활용해보세요! 1. 라운딩 때 어떤 콘텐츠에 반응을 보이는지를 살피며 관심사를 파악해요. 2. 베스트 셀러는 어디에 둬도 인기가 좋습니다. 촉진하고 싶은 다른 동사/경험에 붙여서 활용해 보세요. 꼭 책 뿐만 아니라, 스스 사례처럼 인기 있는 장비를 촉진하고 싶은 콘텐츠와 붙이는 것도 방법이에요. 3. 한 번만 집힌 꼬리책은 ‘낯설지만 가능성 있는' 녀석들이에요. 이 친구들을 모아 새로운 큐레이션을 구성하면 ‘읽다, 구경하다’를 촉진하기 좋습니다. 이 때 이미 이 책을 읽었던 또래들의 감상평 같은 흔적을 남겨주면 더 효과가 좋을 거예요.

🍪 영감쿠키: <나카노시마 어린이 책의 숲>이 책을 제안하는 법

지난 4월 안도 타다오가 짓고, 요시다카 하바가 콘텐츠를 선별한 나카노시마 어린이 책의 숲에 다녀왔어요. 이곳은 space T로 보면 ‘탐색' 경험에 집중해서 마련된 공간입니다. 우연히 낯선 책을 발견하고 빠져드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의 조건에 어울리는 콘텐츠 배치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예를 들어, 가장 낮은 층에 어둡고 내밀한 공간에는 ‘살다/죽다' 컬렉션을, 3층에 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창가에는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컬렉션을, 계단 밑 조금 어둡고 몸을 숨기기 좋아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에는 ‘공룡과 괴물'에 관한 책을 놓았죠. 

공간의 조건에 맞게 배치된 큐레이션 (왼쪽 위부터 아름다운 것들, 살다/죽다, 공룡과 괴물)
공간의 조건에 맞게 배치된 큐레이션 (왼쪽 위부터 아름다운 것들, 살다/죽다, 공룡과 괴물)

13개 주제 컬렉션의 구성도 흥미롭습니다. 딱딱한 분류체계를 사용하는 대신 ‘자연과 놀자',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야기와 말' 같이 어린이가 호기심을 일으킬 만한 분류로 책을 제안하고 있거든요. 각 주제가 포괄하는 책의 범위도 굉장히 넓습니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주제에는 회화, 패션, 주얼리는 물론 기하학(수학)까지 포함되어 있죠. 점점 넓은 세계를 탐험하도록 초대하는 ‘오사카-일본-세계' 주제에는 <Traveling Butterfly>같은 책이 놓여 있어요.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책을 찾기 쉽도록 13개의 주제를 다시 중분류, 소분류로 구분해 둔 장치도 눈에 띄어요. 이 때 소분류는 ‘도토리' ‘물고기' 수준의 매우 직관적인 키워드 수준이에요. 각 소분류 인덱스 바로 옆에는 대표 격의 책들이 전면배가 되어 있어 원하는 책을 찾기 쉽습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저도 어디에서 물고기 관련 책을 찾을 수 있을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답니다!

'물고기' 분류 옆에 직관적인 책을 전면배가 한 모습
'물고기' 분류 옆에 직관적인 책을 전면배가 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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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이, ✨해란 

사람, 공간, 문화, 그리고 이것들이 만드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사회학을 공부했습니다.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고 싶은 욕구를 따라 잠시 IT회사에서 일했습니다. 제3의 어른들의 협력으로, 세상에 없던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일에 이제까지의 경험을 잘 활용해 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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