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이 일상의 업무로 구현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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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발행했던 뉴스레터 콘텐츠에서 전략의 정의와 전략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프레임워크, 그리고 실제 기업현장에서 적용되는 전략의 위계에 대해 소개해드렸었는데요. 

이중 전략의 위계를 소개하는 콘텐츠의 부제목은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콘텐츠에 이어 조금 더 깊고 낮은 위계에서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즉, 사업전략(Business Strategy)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 업무로 구현(Implementation)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 혹여 앞선 콘텐츠를 모두 읽어보지 않으셨더라도 이해하시는 데 무리가 없도록 작성했습니다(노력했습니다). 

오늘 콘텐츠의 중심이 되는 두 가지 개념은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과 각 조직(사업부 혹은 팀)별 전략(Business Unit Strategy, Functional Strategy)입니다. 이 두 가지 개념과, ‘전략을 이해하기 위한 프레임워크’, ‘전략의 위계’에서 다뤘던 개념들을 활용해 어떻게 전략이 우리의 일상의 업무로 구현되는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오늘 콘텐츠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전체 구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중점으로 다룰 예정이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특히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은 다음 콘텐츠에서 별도로 다뤄볼 예정입니다.

더불어 저의 경험에 한정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몇 가지 비즈니스와 밀접한 기능(예: 마케팅)을 제외하면 많은 조직에서 기능전략(Functional Strategy)은 조금은 덜 신경쓰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이는 아무래도 사업전략의 실행의 직접적인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경영진 차원에서 관심을 덜 쓰는 것도 있겠지만, 각 기능조직에서 사업전략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결국 이 또한 해당 기능조직을 담당하는 경영진이 충분한 해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따라서 이번 콘텐츠에서는 사업조직뿐만 아니라 기능조직에서도 어떻게 사업전략을 이해하고 일상의 업무로 이를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함께 다뤄볼 예정입니다.

이번 콘텐츠를 통해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방법'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실마리를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콘텐츠 소개 

오늘의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콘텐츠에서는 전략을 수립하고, 수립된 전략이 실행될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되며, 현실로 구현되는 과정을 담은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Strategy Implementation Framework)을 소개합니다. 이 도식은 우리가 성과(성공)을 바라보는 관점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Planning), 그리고 구현에 앞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설계(Design)하고, 설계도에 따라 일상을 업무를 통해 현실로 전략을 구현(Implementation)하는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도식을 통해 ‘전략은 의사결정'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의사결정들이 각 위계에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우리가 스스로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앞으로 내가 맡게될 역할을 위해 전체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금 더 깊게 이해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획 단계는 저번주에 발행한 전략의 위계에서 다룬 내용이 많이 반영되며, 기업전략과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프레임워크의 설계 단계에서는 뉴스레터에서는 처음 이야기하는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할 예정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전략과 어떻게 다른지, 전략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로 구체화되는지, 각 조직이 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지에 대해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이 단순히 수익구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말해준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각 조직의 전략이 수립되면서 각 조직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설계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구현 단계에서는 앞서 정의된 다양한 위계의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이 우리의 일상 업무로 구현되기 위해 추가로 구체화되어야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오늘 콘텐츠에서는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의 설계 단계에 포커스를 맞춰 설명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우리의 업무가 실제로 어떻게 전략에 맞춰서 설계될 수 있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드리는 데 더 집중하였습니다. 구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나 방법론은 각 조직별로 너무나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론적인 이야기보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프로세스를 다루며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이어질 다른 콘텐츠에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성과관리 주제와 관련된 콘텐츠에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아마 2월 말이나 3월 중에 성과관리를 다루는 콘텐츠를 발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콘텐츠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우리의 모든 일상의 업무가 전략이나 상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재무팀에서 월마다 결산을 하거나 투자사에 실적을 보고하는 등의 활동은 사업전략에서 수립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는 다소 무관할 수 있습니다(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것에 비해). 사업조직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일과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일을 구분하고, 목표 달성에 비교적 기여도가 낮을 것으로 판단되는 활동(하지만 해야하는 활동)을 어떻게 효율화하고 최소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일상의 업무를 바라본다면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할 수 있고, 흔히 ‘업무 효율화(Operational Excellence)’를 위한 목표도 조금은 다르게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략은 어떻게 일상의 업무로 구현되는가?

전략과 실행 사이의 블랙박스

전략은 사실 그 자체로는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전략을 고민한 사람들이야 이런저런 요소들(대표적으로 외부환경과 내부환경)을 고려해서 수립했지만, 그것을 보는 대다수의 구성원은 전략을 고민한 사람들만큼 이해하기 위한 여력(시간)이 없습니다. 아무리 멋진 말로 표현하더라도 ‘그래서 우리가 뭘 하면 되는건데?’라는 질문이 돌아오는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입니다. 

그렇기에 누구든 전략을 일상의 업무로 구현하는 과정에 대해 더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을 수립하는 사람들은 상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략을 수립하지만, 수립된 전략을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전략 그 자체로는 정보가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정보가 더 필요한지를 모르는 경우도 많기에 전략을 수립하는 사람과 실행하는 사람 사이에는 늘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것이 많은 조직에서 전략이 쉽사리 구현되지 못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다보면 그 괴리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보통 전략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하는 선택은 전략이 수립된 배경과 근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일텐데요. 그것은 전략을 설명하는 것이지, 전략이 어떻게 하위 위계에서 이해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시간을 투입했음에도 그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겠죠. (결국 해결되지 않은 ‘그래서 뭘 해야한다구요?’라는 질문…)

질문하는 사람은 구체적으로 물어봤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략을 수립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으로 생각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계속 배경과 근거와, 그 타당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죠. 사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여러분의 몫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인 것인데, 이 부분은 제가 경험한 많은 조직에서 해결하지 못한 블랙박스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이어서 소개할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Strategy Implementation Framework)에서는 블랙박스를 가시화하였습니다. 저는 블랙박스를 가시화하기 위해 대표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을 포함시켰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전략을 수립하는 데 고려된 많은 요소들이 재구축된 것이기도 하지만, 실무를 수행하는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실행가능성)에 대한 계획이기도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Top-down(전략)과 Bottom-up(실무)이 만나는 지점이기에 상대적으로 복잡해 블랙박스로 남아있던 영역이기도하지만, 동일한 이유로 앞서 이야기한 이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에서는 구현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핵심요소로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해 작성되었습니다.

전략이 일상의 업무로 구현되는 과정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Strategy Implementation Framework)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전략을 이해하기 위한 프레임워크, 전략의 위계를 고려해 일상의 업무를 수행하는 우리들이 전략을 업무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린 도식입니다.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기 전에 제가 이해하고 있는 전략이 일상의 업무로 구현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략은 내외부 환경분석, 경쟁분석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추상화(Abstraction)됩니다. 비전이라던지, 상위목표라던지 하는 것들로 말이죠. 그 다음 추상화된 전략을 분해(Breaking-down)하고 재구축(Building-up)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고객은 누구이고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우리는 어떤 프로세스나 시스템, 인프라를 갖춰야하는지와 같은 것들로 수립된 전략을 분해하고,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구축합니다. 그 결과는 보통 비즈니스 모델로 나타납니다. 일상의 업무는 분해된 각 조각(재구축된 덩어리의 일부)을 바탕으로 구체화(Specification)됩니다. 이렇듯 전략이 일상의 업무로 구현되는 과정은 정보의 발산과 수렴이 반복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전략이 일상의 업무로 구체화되는 과정(추상화-분해-재구축-구체화)을 다뤄지는 정보의 양에 따라 시각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략을 수립하는 추상화 단계에서는 많은 양의 정보를 다뤄 정말 짧게는 몇 문장으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한 결과를 추상화합니다. 이후 이를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비즈니스 모델)로 재구축하고, 재구축된 정보는 다시 각 팀 혹은 개인의 일상의 업무로 구체화되면서 정보의 양은 다시 증가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무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정리하면, 기획(Planning), 설계(Design), 구현(Implementation)의 세 단계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획(Planning) 단계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추상화하며 전체적인 방향성을 담은 상위 전략(기업전략, 사업전략)이 수립됩니다. 다음 설계(Design) 단계에서는 사업전략을 분해하고 재구축해 구성원이 전략을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인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각 조직(사업조직, 기능조직)의 전략이 수립됩니다. 설계 단계는 전략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도를 그리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구현(Implementation) 단계에서는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인 실행전략을 결정합니다. 이러한 실행전략은 우리의 일상의 업무에서 달성할 목표와 목표를 달성하는 활동을 정의하는 프로세스로 구체화됩니다.  

여기서 조금 햇갈릴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실행전략은 모든 전략 위계에서 수행될 수 있습니다. 실행전략은 의사결정의 위계(전략의 위계)에 따라 수행되는 활동이 아니라,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수립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부분은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인데, 프로세스도 전략만큼이나 이곳저곳에서 사용되는 용어여서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프로세스는 일을 수행하는 과정을 의미하므로, 일의 유형에 따라 다양하며 조직의 모든 위계에서 고려됩니다. 전결규정이라고 불리는 것도 프로세스에 포함되고,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고객 퍼널에 따라 설계하는 우리의 업무가 이루어지는 과정도 프로세스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전략이 일상의 업무로 구체화되는 프로세스를 전략의 위계와 전략의 개념적 요소들로 표현해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Strategy Implementation Framework)로 정의하였고, 자세한 내용은 이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Strategy Implementation Framework

Planning | 기획

기획 단계는 내부환경, 외부환경, 경쟁환경을 고려해 상위 전략(기업전략, 사업전략)을 수립합니다.

기업전략(Corporate Strategy)은 ‘우리가 어떤 산업에 진입하고 탈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고, 사업전략(Business Strategy)은 그 산업 내에서 ‘어떻게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를 정의합니다. 기업전략에서는 거시적인 트렌드, 시장, 경제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가 진입할 영역을 결정하고, 사업전략에서는 진입할 영역의 경쟁상황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져갈 포지셔닝과 핵심역량을 정의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에 진입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역량을 활용해 이를 고객에게 제공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 OKR을 공부하기 전에 알아야하는 것에서 소개한 바가 있으니 오늘 콘텐츠에서는 짧게 다루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Design | 설계

기획 단계에서 수립된 사업전략은 설계 단계에서 분해되고 재구축되어 비즈니스 모델로 설명되며,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각 조직은 자신이 속한 위계에서 필요한 전략을 수립합니다. 

결국 문제의 원인은 커뮤니케이션

제가 경험한 여러 조직에서는 사업전략이 각 조직의 전략으로 해석되지 못하면서 여러 문제를 야기하곤 했습니다.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는 기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거나, 의도치 않은 사일로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시작은 별거 아닌 것 같아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기, 반기가 지나면 그로 인한 비용(혹은 손해)는 매우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찾고자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전략과 실행 사이의 블랙박스'로 인해 상위 리더십(경영진 포함)과 일선 리더십, 이선 리더십과 팀원들, 그리고 각 팀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했을까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기능조직에서는 ‘사업조직에서 명확한 계획을 주지 못해 우리가 뭘 해야할지 계획할 수 없다.’라고 하고, ‘사업조직에서는 아직 해보지 않아서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기 어렵다.’와 같은 대화로 출구도 없이 대화가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혹은 기능조직은 완전히 수동적인 존재로 기능하고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며, 사업조직은 마치 기능조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기능조직에서 목표 달성보다는 자신들의 기준(혹은 하고 싶은 것)에 맞춰 일을 계획하려는 경우도 있었구요. 

개인의 태도나 역량의 문제를 차치한다면,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대한 저의 결론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엇을 커뮤니케이션 해야하는지 몰랐던 것이 원인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이조차 역량의 문제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상위 리더십과 일선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전략으로 충분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일선 리더십과 팀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전략으로 충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팀과 팀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이 커뮤니케이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모델의 정의

우리가 흔히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는 다음 콘텐츠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어서 오늘 콘텐츠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한 범위에서만 비즈니스 모델을 다룰 예정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완전히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할 때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사용됩니다. 

즉, ‘모델'이라는 단어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처럼 무언가를 테스트하기 위한 가정과 가설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가정은 ‘우리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제공했을 때 어떤 가치를 제공한다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얼만큼의 비용과 수익을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와 같은 형태가 될 것입니다. 이 문장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작동하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이를 하나의 이야기(Stroty)로 풀어낸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Joan Magretta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야기”라는 부분을 특히 강조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가치제안(고객은 누구이고,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는 무엇인가)과 수익모델(어떤 과정을 통해 적절한 비용으로 고객에게 제공해 돈을 벌 것인가)라는 두 가지 질문에 답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두 가지 테스트, 네러티브 테스트(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음), 숫자 테스트(손익(수지)가 맞는가)에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전략 구현에서 가지는 역할

일본의 고야마 류스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비즈니스 모델 디자인에서 비즈니스 모델은 전략이라는 추상적인 레벨에서 실제 프로세스로 가는 중간다리이며, 비즈니스 모델(엄밀히 말하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경영과 현장을 연결하는 공통 언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렇듯 전략은 그 자체로는 추상적이어서 실행에 옮기기에는 그 자체로 담고 있는 정보가 부족합니다. 실무와 가까울수록 전략은 추상적인 문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전략을 더 실용적으로 설명하는 과정(분해와 재구축)이 필요한데, 이 과정의 산출물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비즈니스 모델은 조직 내에서 전략을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가정과 가설을 구체화한 이야기로,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로 기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일종의 가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야기하는 가정보다는 위계가 높긴 하지만요. 내외부의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설정하고 이렇게 나아갔을 때 우리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다만 전략, 특히 사업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사업전략은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가정하는 것임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은 그 방법이 비즈니스 모델의 각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가정하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구성요소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수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간단히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어떤 구조인지, 그리고 어떤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해서만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Joan Magrett는 Why Business Model Matters?에서 모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마이클 포터가 이야기한 가치사슬(Value Chain,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활동 혹은 프로세스)의 변형이라고 이야기하며,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이 사슬(Chain)이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무언가(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관련된 활동, 두 번째에는 고객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전달하고 판매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포함됩니다. 

Alexander Osterwalder과 Yves Pigneur가 개발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BMC)에서는 이러한 사슬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VP)을 중심으로 오른쪽에서는 누구에게 어떤 어떤 방법으로 제공할 것인지를 설명하고, 왼쪽에서는 우리가 수행해야하는 핵심 활동은 무엇인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무엇인지를 설명합니다. 이 활동들의 결과로 비용과 수익이 설명되구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구체적인 형태와 각 요소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은 비즈니스 모델이 어떤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고, 각 요소들이 무엇을 설명하는지 이해한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비즈니스 모델과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콘텐츠에서 다뤄볼 예정입니다. 

각 구성요소의 정의는 Alexander Osterwalder과 Yves Pigneur의 Business Model Generation(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의 내용을 인용하였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각 조직의 전략 수립하기

앞서 전략이 그 자체로 각 팀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 가치를 어떻게 만들고 전달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이야기(비즈니스 모델)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매개로 사업전략과 각 조직별 전략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표현했는데요. 

그렇다면 전략을 해석한 후에 왜 다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일까요? 물론 사업의 규모나 기업의 사이즈, 추구하는 운영의 방향성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활동을 수행하면 되는 것이지만 프레임워크상에서 명시적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적어둔 것은 전략의 목적, 방향성을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향을 결정하기만 한다면 혹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구체적이라면 명시적인 프로세스로 진행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각 프레임워크의 구성요소의 의미에 초점을 맞춰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각 조직의 전랴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매개로 각 조직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각 조직의 전략이란 무엇일까?

각 조직의 전략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 각 조직의 전략(사업단위전략, 기능전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서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 상에서 각 조직의 전략은 설계 단계에 위치해 있고, 비즈니스 모델을 매개로 사업전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두 가지(가치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전략에 비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는 사업조직과 기능조직 모두에게 비즈니스가 작동하기 위해 서로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사업전략에서는 우리가 하려는 사업이 해당 산업이나 시장에서 어떤 포지셔닝과 역량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타당할지를 결정합니다. 이 결정에 따라 한 개 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이 작성될 수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사업단위(Business Unit)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업단위는 가시적으로 조직단위, 혹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즉,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 안에서도 여러 개의 사업단위가 존재할 수 있고, 비즈니스 모델이 여러개라면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사업단위가 나뉠 수도 있습니다. 전략이 의사결정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사업단위는 주어진 범위 내에서의 의사결정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 단위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사업전략과 사업단위전략(Business Unit Strategy)은 경우에 따라 동일할 수도 있고, 사업전략을 세분화하여  사업단위전략이 수립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능전략은 사업전략을 위한 기능적 지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위계상으로 명확한 하위 전략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위계상으로는 사업전략을 세분화한 사업단위전략의 하위에 속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에서는 사업단위전략과 기능전략을 동일한 위계에 두고 있는데요. 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중간에서 매개하고 있기에 가능한 구조라 판단한 결과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기능조직과 사업조직 모두를 위해 사업전략 실행을 위한 가이드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죠. 

기능조직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이해해보자면 우리가 어떤 활동을 위한 역량 혹은 리소스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이는 인사(HR)차원에서의 적절한 지원(교육 혹은 채용, 조직구조 개편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관리하고, 재무적인 업무의 프로세스를 개선해 조직이 목표달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재무(Finance) 부서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활동은 우리가 도식화하거나 누군가 알려주지 않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각 기능조직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어떤 틀 안에서 바라봐야하는지를 제공해주고 사업조직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에서 함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개념적인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콘텐츠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 혹은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전략을 이러한 프레임워크에 따라 분석한 콘텐츠도 발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 조직의 전략은 왜 필요할까?

각 조직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통해 각 조직의 전략이 가지는 역할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전략은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고, 조직 혹은 사업의 낮은 위계로 갈수록 더 구체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게 됩니다. 각 조직의 전략을 해당 조직 내에서 이루어질 더 작은 의사결정을 위한 의사결정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각 조직의 전략은 상위 전략을 각 조직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 전문가인 Andrea Belk Olson은 2024년 1월 HBR에 기고한 3 Reasons Why Every Department Needs Its Own Strategy에서 특히 지원부서(기능조직)의 관점에서 전략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사업단위전략의 관점에서도 유효한 관점일 것 같아 오늘 콘텐츠에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이 아티클에서 각 조직의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제가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상위의 전략이 비교적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타당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전략을 실행하는 수 많은 방법(어떻게)를 정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상위 전략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잘 실행되었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각 조직에서는 상위 전략을 실행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우수한 고객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라는 전략은 ‘우수한 고객 서비스'가 무엇인지, 어떻게 ‘차별화'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당 전략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 전략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본다면 어느정도의 실마리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실제 실행에 옮기기에는 분명 부족할 것입니다. 이 포인트가 바로 앞에서 문제의 원인이 커뮤니케이션에 있다는 부분과 일맥상통합니다. 

아티클에서는 각 부서에서 각자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이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위계가 낮아질 수록 목표와는 크게 관계없는 실무가 많아지고, 조직의 목표나 전략은 본인과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상위 전략을 이해하고 행동의 가이드를 제공하는 각 조직의 전략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이미 진행 중인 것을 조금 더 개선하는 것 이상의 이니셔티브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각 조직의 전략은 각 조직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사실 엄청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 그 자체는 혁신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운영 효율성을 통해 우리가 차별화할 포인트에 집중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면 이는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각 조직의 전략은 평범하고 흥미롭지 않은 업무를 개선하는 것이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지는 기회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든 경쟁상황을 뒤집을 만한 변화나 혁신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작은 혁신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견고한 조직을 만들 수 있도록 합니다. 

저는 특히 세 번째 이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은데요. 각 부서는 공통된 방향성에서 나온 세부적인 전략(각 조직의 전략)을 확인하고 비교함으로써 여러 영역에 걸친 문제를 통합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상위전략을 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고, 그 이후에도 상위전략에 대한 명확한 공통된 이해를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각 부서는 ‘사업기획은 문제 없는데 마케팅에서 적절한 실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채용이 필요했는데 채용이 결국 되지 않았다.’와 같은 폭탄돌리기로 우리의 자원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각 조직이 서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보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각 조직의 전략 수립하기 

지금까지의 내용을 통해 실제 전략이 조직 내에서 구현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다시 요약하자면, 위계에 따라 필요한 정보와 해야하는 의사결정에 차이가 있이므로, 각 위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가 추상화되고 분해되고, 적절한 맥락에 따라 재구축되는 발산과 수렴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각 조직의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각 조직의 전략이 수립된 후의 결과는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는 방식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각 조직의 구성원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구요. 

이 과정은 크게 구분한다면 두 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단위를 책임지는 사업조직이 핵심활동(KA), 핵심자원(KR)에 대해 구체화하는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사업조직은 현재 조직의 상태를 고려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우리가 필요한 수준의 활동을 수행하고 어떤 자원이 필요할지에 대해 구체화합니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비교적 추상적으로 표현되어 있던 가치제안을 창조하는 과정에 구체성을 더해줄 것입니다. 

기능조직 중 R&D, 인사(HR)를 담당하는 조직의 경우 사업조직과 동일한 방법으로 어떻게 부족한 부분을 확보할 것인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고민해 방향성을 설정합니다. 인사의 관점에서는 채용인지, 개발인지, 재배치인지와 같은 방향성을 결정하거나, 내부적인 차원에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 핵심파트너(KP)와 관련된 제안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재무를 담당하는 조직에서는 재무적인 상위 목표의 관점에서 우리가 어느정도의 비용을 R&D나 채용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수립된 전략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 조직은 하나의 통합된 이해(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각자의 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수립된 전략이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통합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선형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아니기에 실무적으로는 매우 복잡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상적으로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늘 생각보다 이런 과정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요되는 시간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짧을 수 있습니다.

Implementation | 구현

드디어 구현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구현단계에서도 우리는 전략을 다루게 되는데요. 앞에서 이야기했던 실행전략(Execution Strategy)입니다. 실행전략은 조직의 위계와 관계없이 수립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사업단위전략과 기능전략에서 수립된 방향성 혹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작은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거나, 상위 리더십 혹은 경영진 수준에서 달성해야하는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 상에서 일이 진행된다는 것은 상위의 전략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정의함과 동시에, 하위 위계에서 이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프레임워크의 구현 단계본다면 구현 단계에서도 구성요소의 이름은 다르지만 동일한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구현 단계의 결과는 실행전략과 실행전략을 바탕으로 정의된 목표와 프로세스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 그림 한 장으로 이해하는 전략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실행전략은 상위 전략을 실행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어떤 산업이나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기업전략), 그 산업 혹은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할 것인지(사업전략), 어떤 가치제안을 어떻게 창조해서 전달해 수익을 만들어 낼 것인지(비즈니스 모델), 각 조직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사업단위전략, 기능전략)들을 실제로 어떻게 일상의 업무로 구현할 것인지를 다루는 것이 실행전략에서 다루는 내용입니다. 

실행전략을 통해 구현된 일상의 업무를 보편적으로 표현하면 목표와 프로세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목표는 말 그대로 우리가 달성해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현 단계에서 이야기하는 목표는 대부분 포괄하는 범위가 좁을 수도 있겠지만요(상위 전략을 수립하며 상위의 목표들이 설정되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프로세스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합의된 정의없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 프로세스, 관리 프로세스로 구분해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우리가 비즈니스 모델에서 정의한 가치가 창조되고 전달되는 프로세스를 의미합니다. 지원 프로세스는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적 측면에서 조직 내부에서 작동하는 지원(재무, 인사 등)프로세스를 의미합니다. 즉, 지원 프로세스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지원합니다. 관리 프로세스는 목표관리나 성과관리와 같이 조직 전체의 주요 활동을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포함합니다. 학문적이나 경험적으로 충분히 적합한 분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험상 고려해야하는 대부분을 포함할 수 있는 분류라 생각합니다. 

구현 단계에서는 이렇게 목표와 프로세스를 정의하는 활동을 통해 전략을 일상의 업무로 구현합니다.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어느 수준으로 달성할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이고, 프로세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이나 과정을 정의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실제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는 구현 단계의 활동은 기업에 따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적용되는 방법론이 다르고, 같은 방법론이라도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느냐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곤 합니다.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도 그렇지만,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더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각 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속도, 리스크 등)나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도 있고, 혹은 사업조직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세스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구현 단계의 일반화된 내용을 다루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 다음번 기회가 될 때 성과관리, 혹은 목표관리 방법론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거나, 각 프로세스별 접근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가기

콘텐츠를 작성하고 보니 혹시나 오늘 콘텐츠를 봐주신 분들 중에 구현 단계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중 대부분은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에서 나타나는 많은 요소들 중 구현 단계만 직접적으로 경험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현 단계의 경우 내가 속한 팀의 리더십과 동료들이 상위의 전략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생각보다 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설령 시간이 부족하거나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더라도 구현 단계의 특성상 일선 리더십과 실무자들에게 많은 자율성을 주는 단계이다보니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혹여 너무 자신의 역할이나 현재의 자리와 동떨어진 이야기라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소개한 전략 구현 프레임워크를 대다수의 우리는 어떻게 현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다시 지난번 콘텐츠의 문제제기로 돌아와, 상위의 전략이 정리되지 않고 내가 고민해야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하는 경우에 우리는 프레임워크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우리가 모든 단계에 필요한 전략을 정의하고 구체화하는 것은 조직차원에서도 개인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없을뿐더러 불가능합니다. 다만 재료가 충분히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물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선택지나 조직 내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선택지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여서 이번 콘텐츠에서는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려 합니다.)

이 상황에 처한 우리는 마치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의 쉐프들 처럼 충분한 재료가 없는 상태에서 어떤 요리를 할지 결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활용하는 자산은 다양한 메뉴 에 대한 지식과 기술도 있겠지만, 어떤 요리를 그 요리라고 정의할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각 재료가 갖고 있는 맛과 특징들, 그리고 재료들이 조합되었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가정할 수 있는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우리에게 필요한 경험도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이 이상적이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고, 산업에 따라서도 다른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우리가 같은 포지션으로 이동하더라도 또 다른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재 내가 속해있는 곳에 적절한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번주와 오늘 뉴스레터를 통해 나눈 내용은 어떤 곳에 속해있더라도 우리가 우리의 방향을,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계획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실용적인 내용을 많이 다뤄보려고 합니다. (바로 다음 콘텐츠부터는 아닐 것 같긴 하지만요.) 혹시나 알고 싶은 내용이나 실제로 업무를 하시면서 갈증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편한 방법으로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콘텐츠를 계획하는 데 적극적으로 반영해보겠습니다. 

오늘 콘텐츠가 도움될 분이 주변에 계시다면 공유해주시고 오늘 콘텐츠도 읽어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덧) 많은 분들이 설 연휴에 모든 역할의 전략 뉴스레터에 함께해주셨는데요. 아무리 이런 활동에서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물론 조금 많이 부담스럽긴 하지만요...)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