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PS, 잘못하면 뻥쟁이서베이.

서베이의 계절이 돌아왔당

2025.03.03 | 조회 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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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시간

뻔하지 않은, 뇌리에 꽂히는 조직문화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조직문화 담당자 분들이 읽고 계실 테니 eNPS에 대해서는 대강 알고 계실 것. 그럼에도 기억이 가물가물하신 분들을 위해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우리 회사를 추천하고 싶냐 안하고 싶냐를 물어보는 지표.

계산방법은 은근 단순함. [추천안함]-[추천함]을 빼서 100을 곱한다.

사실 이건 '제품 추천'을 위한 NPSemployee 를 붙여서 직원만족도로 전환한 것으로 제품 충성도를 평가했던 Bain&Company 컨설팅펌에서 설계한 서베이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성격 때문에 많은 회사에서 응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이 eNPS는 꽤나 허술한 지점들이 많아서 그대로 썼다간 멀쩡한 회사를 이상하게 해석할 수도 있으니 몇 가지만 체크해보도록 하자.

(사실 이 내용은 eNPS뿐 아니라 다른 서베이에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니, 지금 우리 서베이 항목을 재점검해 보시자고)


1. 추천, 중립, 비추천

이렇게 3부류로 쪼개는 게 측정하는 사람 입장에서야 명쾌하지만 그 사이에 있는 미묘한 감정들과 그 이유들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eNPS는 큰 경향성을 보는 표준지표로 놓고 세부 서베이를 함께 진행해서 그 이유를 세부 인덱스로 판단해야 한다.

자칫하면 이런 극단의 평가가...
자칫하면 이런 극단의 평가가...

 

2. 미션과 목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뭐 이런 항목들이 반드시 들어가는데. 구성원들이 미션과 목표를 이해하는 범주는 엄청나게 다르다. 누군가는 고객을 위한 가치를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올해 잡은 OKR을 미션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이런 단어를 쓸거면 주석을 반드시 달아줘야 함!

 

3. 지지, 배려, 격려, 도움... 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런 문항들도 조심하자. 지지와 배려는 굉장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실질적인 업무적 지원이나 조언, 업무 시간을 단축, 인사이트에 기여] 등 조금 더 명확한 표현을 써줘야 한다.

 

 

4. 매일, 지난 일주일 간 등...

오히려 구체적인 시기설정이 서베이의 결과를 이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일이든 매일 벌어지는 일은 없고, 지난 일주일의 경험이 특히 지옥같았을 수도 있다. 좀 더 정확한 판단을 하려면 적어도 1개월 내에, 3개월 내에, 또는 자주, 종종 등과 같은 빈도표현으로 모수를 확장시켜줘야 한다.

 

 

5. 중요하다고 느낀다. 

중요하다고 느끼는 게 뭔가. 사실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라고 응답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렇게 응답했다면 억하심정이나 엿먹어라는 심정이 더 강할테니 신빙성있는 답변이라 보기도 어렵다.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실무에 적용이 가능하다. 주변 동료들에게 해당 가치를 언급한 적이 있다] 등과 같이 서술어 형태로 전환해줘야 한다.

음...중요하지..않다고..하셨네요..?
음...중요하지..않다고..하셨네요..?

 

6. 친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관계성 물을 때 이런 표현을 자주 쓰는데, 서베이에 낄낄 메이트의 유무여부를 묻는 것은 아닐 것이고, 소통의 자유로움과 내부 관계성을 물어보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상식편향을 조심하자. 회사가 아닌 보통의 인간관계에서 친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건 찐친, 술친 등을 의미한다. 그렇게 물어보면 회사에선 '없다'는 응답이 당연할 것. [신뢰할 수 있는, 내 일의 일부를 위임가능한, 정보를 세부적으로 공유하지 않아도 맥락을 알고 있는] 과 같이 상식적인 친밀이 아닌 명확한 행위를 떠올리게 만들어주자.

이런 친한 거 말고...
이런 친한 거 말고...

 

7. 같다, 느낀다... 이런 표현 자제

뭐뭐 하는 것 같다, 뭐뭐 라고 느낀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런 식으로 물어보면 [지금의 자극으로 판단]는 경우가 많아진다. 마치 평소엔 관심도 없다가 [나 어릴 때 너 좋아했어]라는 말을 듣고 갑자기 눈빛이 돌변하는 트리거와 같달까. 느낌적인 느낌으로 조직문화를 평가할 순 없잖은가. 주관말고 서술어로 물어보자. [~한 적이 있다, ~받은 경험이 있다, ~을 제공했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 이런 표현을 쓰자.

그런 느낌...
그런 느낌...

 

 

이번 주는 연휴니까 저장해놨다가 나중에 써먹어보자. 모두 즐거운 연휴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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