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함과 치열함이 결국 우릴 망친다.

그건 진짜 우리를 위한 것인가

2025.06.23 | 조회 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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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시간

뻔하지 않은, 뇌리에 꽂히는 조직문화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물론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고로 일이란 건강을 어느 정도 망쳐야 제 맛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수많은 대표님들은 밤낮없이 일하고, 일 좀 한다는 능력자 집단도 새벽택시를 훈장처럼 얘기한다. 유튜브, 인스타 할 것없이 새벽처럼 튀어나가고 밤을 새며 일하고, 더 고민하고 더 죽을 듯 달리라고 말한다.

 

하나라도 더 완벽하게 해내려는 강박적이고 변태적인 집착은 조직에 몹시도 필요한 능력 중 하나이다. 불안장애, 완벽주의, 결핍에서 비롯된 강력한 자기혐오, 조직에서 버림받고 싶지 않은 공포, 인정욕구, 과도한 자아존중, 소시오패스 그 어떤 기질이든 결국 정상범주에서 벗어난 집착을 만든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집착이 회사를 성장시키거나 끝끝내 엄청난 퀄리티와 디테일의 제품을 완성시킨다. 

 

그간 280개가 넘는 회사를 만났고, 그 말은 진짜였다. 그럼 집착으로 회사는 성장했고, 서비스는 업데이트됐다. 제품은 개선되었고, 인원은 늘어났다.

 

적어도 회사 입장에선 아무리 돈을 줘도 만들기 힘든 '내적 동기'를 스스로 지닌 이들을 추앙하고 치켜세우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반면, 3년 내내 몸을 갈아 넣으며 일했던 사람은 완전히 소진되어 번아웃에 시달렸고, 왜 일하는지 여기가 어디고 나는 왜 이렇게 일하고 있는지 의미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최근 HBR의 연구에서 프랑스 근로자 163명과 영국 근로자 637명을 대상 연구에선 주도성과 능동적인 업무 이후에 인지능력 테스트가 점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에겐 주어진 집중력과 인지에 필요한 한계치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끝도 없이 주도적일 수 없다. 치열함과 집요함은 결국 다른 에너지를 계속 끌어오게 만들고, 그건 내가 좀 더 애써야 할 다른 인생의 가치들을 놓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린 쉬어야 한다. 건강과 애정과 주변에 대한 예민함, 서로에 대한 정중함을 잃을 때까지 일하는 것이 과연 진짜 성장일까. 인간의 몰입 시간은 기껏해야 1시간이다. 10시간 내내 주도적으로 몰입하며 치열하고 집요하고 그릿하게 일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한가하면 조롱받고, 일 년에 한 번 연락하기도 바쁜 사람이어야 [잘 살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바쁨을 뜻하는 '바쁠 망忙'을 살펴보자. 마음 심과 망할 망이 보이는가. 마음이 병들어가는 것. 진짜 중요한 것들을 잃어가는 상태. 그게 [바쁨]이다.

 

몰입과 집요함, 치열함, 포커스, 임팩트, 집중, 주도성, 다이브.... 멋진 단어들이다. 분명 필요하고,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일상을 깨는 굉장한 열쇠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3년 내내 이 상태로 일할 순 없다. 이것은 순간적이며,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되어야 하고, 지극히 자발적으로만 가능한 단어들이다. 게다가, 이 모든 단어는 [결과적인 상태]를 의미할 뿐이다. 

 

회사가 해야 하는건, 치열하게 일하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그런 순간의 몰입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진짜 필요할 때 치열하게 달릴 수 있는 팀웍을 준비하고

정말 중요한 것에 순간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 뿐이다.

 

단순히 놀고 있는 꼬라지를 못보겠어서 죽도록 일하라고 다그치는 문화가 아니라, 진짜 필요할 때 어디에 어떻게 몰입해야 하는지 아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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