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 얼음
이들은 비판적이다. 일단 표정이 어둡고, 회사는 돈벌러 다니는 곳이라는 철학이 있다. 굳건한 철학가 강인한 책임감 덕에 의외로 일을 잘하는 분들이다. 이런 거 할 시간에 업무제도 하나를 더 제대로 만들라고 요구하거나, 서베이나 워크샵 참여를 요청해도 바쁨을 핑계로 참여하지 않는다. 어렵게 앉혀놓으면 노트북을 들고와서 일하거나 1시간 일찍 나가야 한다며 먼저 일어난다. 조직문화 담당자에게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9위. 마이웨이
이들은 핵심가치나 미션을 자기 맘대로 해석한다. [그냥 원팀이니까 회식하고 그래야 하는거 아님? 나는 그렇게 배웠음] 자신은 회사가 요구하는 걸 안지키는 것이 아니라 '내 나름의 방법으로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므로 그들의 주장을 깨기가 쉽지 않다. 에너지가 많고, 이전 회사 이야기를 많이 한다.
8위. 박찬호
이들은 열정이 넘치고 또렷한 자기주관이 있다.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주의라서 경영진이나 조직문화 담당자와 계속 충돌하고 반박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말을 멈추지 않으며, 그것을 몹시 즐김
7위. 어쩔티비
이들은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런걸 하면 뭐하나. 이걸 해서 뭐해. 저걸 해서 뭐해. 이벤트를 하면 뭐해. 서베이를 하면 뭐해. 자매품으로 '어차피' 라는 단어를 달고 다니기도 한다. 특히 조직문화 담당자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무슨 말을 할 때면, 한참 무르익는 분위기에 현타를 끼얹는 역할
6위. 이론가
에드거 샤인이 말했던 조직문화의 3계층 이론을 들먹이며, 티타임즈에 나올법한 조직문화의 선사례같은 걸 해야한다며 쌀로 밥짓는 얘기함. 넷플릭스의 규칙없음처럼 우리도 규칙이 없어져야 한다거나, 일론 머스크처럼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외치지만, 본인이 뭘 하겠다는 건 없음
5위. 측정기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냐고 묻는 사람. 성공과 실패, 각 과정의 유효성을 숫자로 파악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회사에선 돈을 쓰고 우리는 시간을 쓰는데 나오는 성과가 정성적인 것 뿐이라면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냐는 논리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식은땀제조기
4위. 입을 다문자
아무 말도 안한다. 물어봐도 대답없고, 불러도 소리없는 메아리. 의견도 없고 좋다싫다도 없다. 회의할 때도, PT할 때도, 메일을 보내도 아무 말도 없이 자리에 앉아있다가 그냥 나감.
3위. 정치인
이들은 끼리끼리 모여 사일로를 만든다. 선동을 하기도 한다. 대표가 문제라거나,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게 그런게 아니잖냐며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닌다. 앞에서 대놓고 말하기보단 뒤에서 로비나 뒷담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현장을 적발하긴 쉽지 않지만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정의롭고 합리적인 반골기질처럼 보이려는 경우가 많다.
2위. 어쩔 수 없는 사람
모든 일에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다. 우리 소통이 안되는 것도 인류 전체적으로 봤을 땐 어쩔 수 없고,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리더십도 어차피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고, 일하다보면 다들 짜증나고 열받는 게 일상인데 그런 불만 하나하나 신경쓰고 어떻게 일하냐는 주의. 듣고보면 맞는 말이지만, 이런 사람이 조직문화 팀 내에 있다면 몹시 당황스러울 수도.
1위. 피해의식
조금만 뭔가 요청해도 자길 무시한다고 생각하거나. 조금만 자기가 우월한 지점이 보이면 냅다 엘리트의식 개쩔어버림. 그리고 매번 동료들과 불화를 일으키는데 본인만 제일 불쌍하고 억울하다는 의견이다. 이유와 핑계가 항상 준비되어 있고, 그걸 반박하면 갑자기 공격모드. 서베이를 하면 감시하거나 못 믿어서 그런거냐며 울부짖고, 나만 빼고 세상 모두가 이상하다는 생각. 인터뷰를 해도 매번 의심과 깊은 불신,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람.
순위는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진 주관적인 기준. 상황에 따라 순위는 바뀔 수 있다. 오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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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
매번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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