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계속 바뀌는 대표님 설득하기

일단, 대표님을 설득할 땐 한 페이지면 충분한데, 그 요령이란 게 있어야 합니다.

2025.02.10 | 조회 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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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시간

뻔하지 않은, 뇌리에 꽂히는 조직문화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조직문화는 대표님의 입에서 나와야 하는 요소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추상적이거나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인 경우가 있죠. 그중 가장 까다로운 건 ‘자꾸 바뀔 때’ 입니다.

월요일부터 뒷목
월요일부터 뒷목

사실 말이 계속 바뀐다는 건 논리보다 그 욕망이 문제입니다. 이럴 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정리해봤어요. 이번 거 좀 길어요. 근데 되게 중요한 내용이니까, 먼데이 아메리카노와 함께 읽어주세요.


일단 반복되는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를 넣어서 설득한다.

 

특정한 단어나 표현이 반복되는 건 그 키워드에 ‘내가 말하고 싶은 어떤 의미’가 더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뜻부터 물어봐야 합니다.

 

[대표님 그게 무슨 의미에요? 그러니까 그릿(grit)이란 게 오래 일하는 개념이예요오~ 아니면 문제를 이겨내는 치열함을 의미하는 거예요?]

최대한 진정하고 물어보세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최대한 그 단어를 넣어서 설득해야 하죠. 예를 들어 시스템이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는 경우라면 [대표님이 원하시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 시스템의 첫 작업,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최초합의...] 이런 컨셉을 말해줘야 해요.

 

사실 대표님이 걱정하는 건 이런 거거든요.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은 이쪽인데...자꾸 돌아가는 것 같은데...?"

 

그래서 [노노,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 스텝에 있다. 그리고 그 스텝으로 가기 위한 필요조건에 가깝다.] 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그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대표님은 [그래서 뭐가 좋은데?]가 중요함

 

보통 엄청난 자료조사와 상세한 월별 실행플랜을 PPT로 만들어 보고서를 만들지만, 실상 선택에서 필요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선택을 하고 난 다음, 알아도 되는 것들이죠. 게다가 그런 상세플랜을 '쏟아내고' 선택을 하게 만드는 건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너무 어렵습니다. 

이런 느낌이 된다구
이런 느낌이 된다구

 

 

오히려 이런 방법을 선택해주세요.

  • 우선, 선택지를 두 개로 좁혀주세요. 
  • 그리고 각각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 어떤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지 설명해줘요.


예를 들어 컬처덱을 만든다고 해볼게요. A안과 B안의 선택지는 이렇게 가져갈 수 있을 것입니다.

A안
컬처덱을 우리가 직접 진행하고 그 초안을 기반으로 업체에게 디벨롭을 요청하는 방식.

이 때 장점은 초기 비용이 들지 않고, 내부적으로 '우리가 만들었다'는 당위성을 확보하기 좋음. 단점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초반에 디테일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가 결과물의 애착도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음.

즉, 시간이 충분하고 참여에 의의를 둘 경우 좋은 방식

직접 만들자

 


 

B안
컬처덱을 전문 업체와 함께 만드는 방식.

이 때 장점은 비교적 단기간에 제작 가능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 시킬 수 있고 정돈된 메시지와 향후 OD플랜과 연동시켜 내재화 플랜을 세우기 좋음, 단점은 초기에 비용이 들어가고 업체와 함께 했을 때 우리가 챙겨야 할 일들이 더욱 많아짐.

즉 자원이 충분하거나 투자의 의지가 있고, 선언과 실행이 중요할 경우 좋은 방식

업체랑 만들자

 

이렇게 각 선택지의 장단점을 만들고, 소결을 내주세요. 판단의 기준을 내려주고 어떤 관점에서 더 좋은 선택지인지 설명해줘야 해요.

아..안돼!!!!!
아..안돼!!!!!

왜 바꾸기 어려운지 투입되는 리소스를 설명해주세요.

 

대표님이 뭔 말을 했다가 [아 근데 이런 내용도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하면서 또 뭔갈 추가한단 말이에요. 이걸 무조건 반영하지 말고 기존 내용에 그런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주세요. 사실 대부분 말씀하시는 내용이 이미 담겨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현의 문제인지 의미의 문제인지를 봐야 하죠. 표현의 문제라면 어휘만 바꾸면 되고, 의미의 문제라면 어휘나 문장의 구성+순서만 바꾸면 됩니다. 

 

그리고 바꾸라고 무조건 다 바꿔주면...그냥 계속 말합니다. 대표님은 미래에 살기 때문에 원래 샘솟는 용천수같은 어휘세계를 지니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못 바꾼다 마지막이다 자꾸 협박질하면 시무룩해져요. 나중에 대표님의 서포트를 못받는 제도나 정책이 될 거예요. 

그러니, 바꾸려면 들어가는 리소스를 설명해줘야 해요.

 

[응, 대표님 원하시는 대로 해드릴 순 있는데 이틀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게 어휘 하나만 달랑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나머지 부분의 논리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결을 맞추려면 전체적인 검토가 다시 필요하다. 그래도 바꾸길 원하시느냐?] 

진정하고

 

이런 식으로 설득해보세요.



버리는 카드와 숨겨진 카드

 

선택지를 가져갈 땐, 버리는 카드도 있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효과를 노려볼 수도 있죠. 물론 대표님의 성향에 따라 잘 생각해보세요. 개인적으로 저는 버리는 카드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이런 거 할 시간에 저걸 더 고도화시키지..이런 생각이긴 하거든요.

근데 대표님이 '여러 안'을 놓고 고민하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밀고 싶은 A안과 버리는 B안을 가져가야 하죠. 이 둘은 극단적으로 달라야 합니다. 방향성을 선택하기 위함이니까요. 

하나가 선택되면 가까운 스펙트럼에서 A,B안 재구성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계속 대표님이

'아... 뭔가 아닌데..뭔가 아닌데....' 하면서 망설인다면 사실 무언가를 본 겁니다. 뭐 링크드인이나 인스타나 다른 대표님하고 얘기하면서 되게 좋은 걸 보거나 듣거나 한 거에요. 그냥 뭘 보셨는지 그 레퍼런스를 달라고 하는 편이 빨라요.

만약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여러 개를 늘어놓고 '이런 거예요? 이런 거예요?' 하면서 ‘아닌 것부터 쳐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레퍼런스도 안주고, 아닌 것도 쳐낼 수 없고, 시간은 없고, 계속 말이 바뀐다면 소리를 지르거나 총 같은 걸 꺼내시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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