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긴 추석 연휴가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주도 휴일이 이틀이나 있는 한 주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연휴를 보낼 수 있어 여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이 드는 한 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곧 업무적으로 상당히 바쁜 시기를 보낼 예정이라 에너지를 풀충전 하기 위해 이번주도 하루 휴가를 내고 강원도 정선에서 꿀맛같은 연휴를 보냈답니다.
연휴를 보내며 자연을 느끼니 정말 파랗고 높은 하늘에, 완연한 가을을 넘어 늦가을 같은 쌀쌀함이 느껴지는 날씨가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이제 2024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덧 4분기가 시작되었네요. 이 맘때면 3분기까지 무엇을 했는가를 복기하며, 약간의 허무함과 후회를 느끼곤 하는데요, 올해는 허무함과 후회보다는 앞으로 남은 4분기를 더 알차게 보내리라 다짐하며 10월의 시작을 힘차게 해보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4분기의 첫 위스키 뉴스레터의 주제로 무엇을 담을까 고민하다가 며칠 전에 벙개로 가족 모임을 하다가 얻어 마시게 된 위스키를 보고 오늘의 주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귀한 술을 흔쾌히 내어주셔서 오늘의 주제를 떠오르게 해주신 패밀리 멤버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의 레터 주제는 바로 "브룩라디 위스키(Bruichladdich)" 입니다.
오늘의 주제인 브룩라디 위스키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우리는 "브룩라디 증류소"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합니다. 브룩라디라는 이름은 아마 위스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상당히 낯선 이름일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이 증류소가 아일라 지역에 위치해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면 더욱 놀라실 것 같아요. 아드벡이나 라프로익, 라가불린 같이 유명한 다른 아일라 증류소와 달리 아주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증류소는 아니지만 이 브룩라디 증류소의 역사는 대영제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인 18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증류소이지만 여러 위기와 우여곡절 끝에 2000년에 되어서야 보모어 증류소 출신의 마스터 디스틸러 짐 맥퀴안을 통해 지금의 형태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브룩라디 증류소는 가장 혁신적인 증류소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이 증류소에 나오는 위스키들이 굉장히 재미있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브룩라디 증류소에서 나오는 위스키 라인업은 아래와 같이 크게 3가지로 분류 됩니다.
- 옥토모어 (Octomore)
- 포트샬롯 (Port Charlotte)
- 브룩라디 (Bruichladdich)
이 중에서 뭔가 익숙한 위스키 이름이 보이시나요? 바로 세번째 위스키인 옥토모어 위스키는 제가 얼마전 내돈내산으로 강추했던 위스키입니다.
위의 뉴스레터에서 소개했던 옥토모어 위스키는 미친 피트향의 존재감을 뿜뿜하는 위스키였습니다. 피트향의 최강자 위스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한 위스키지요.
아무튼 이미 소개드렸었던 옥토모어(Octomore)는 피트향이 엄청난 위스키인데 오늘의 레터의 제목은 피트향이 없는 아일라 위스키였으니 뭔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브룩라디 증류소를 가장 혁신적인 증류소 중 하나로 만들어 주는 부분이기도 하는데요, 이 것을 설명하기 위해 다시 위의 세 가지 브룩라디 증류소의 위스키 라인업으로 돌아가 봅시다.
과연 이 세 가지 위스키 라인업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정답은 바로 피트향의 정도에 따른 라인업의 분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이미 한번 언급했던 옥토모어(Octomore)에 대해서 살짝 이야기 하자면 옥토모어는 "SUPER heavily peated"를 표방하고 있는 위스키 라인업 입니다. 피트함과 스모키함을 나타내는 수치인 ppm 수치가 다른 아일라 지역의 위스키들과 비교해도 몇 배로 강렬합니다. 그래서 마니아들이 많고 또 진정한 피트향의 강자를 찾는 분들은 옥토모어 위스키를 찾곤 하지요. 이 외의 옥토모어 위스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위의 뉴스레터를 참조하시면 더욱 자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나와있는 포트샬롯 (Port Charlotte)은 옥토모어보다는 좀 덜하지만 그래도 "heavily peated"를 표방하는 위스키 라인업입니다. ppm 수치는 다른 아일라 위스키와 비슷한데, 피트향이 강렬함에도 불구하고 싱그러운 시트러스향 같은 프루티한 향이 함께 어울러지는 맛이 일품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포트 샬롯 위스키에 대해서는 또 다른 뉴스레터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인 "브룩라디 (Bruichladdich)" 위스키는 피트향이 없는 즉, 피트처리가 되지 않은 unpeated 위스키 시리즈 입니다. 말그대로 피트가 없는 아일라 위스키인 셈이지요. 이 브룩라디 위스키는 피트향이 없는 아일라 위스키라는 특징 덕분에 브룩라디 증류소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기도 하며, 뿐만 아니라 브룩라디 위스키 바틀의 고유한 색상은 브룩라디 자체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마치 Tiffany & Co 의 상징이 민트색인 것 처럼!)
민트 하늘색에 하얀글씨. 이 브룩라디의 색상은 전형적인 싱글몰트 위스키 바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며, 사람들은 이 민트색과 하얀색 글씨의 조합을 브룩라디 색상이라고 말합니다. 저 또한 브룩라디 위스키를 처음 봤을 때, 이 바틀 색상의 조합이 너무나 신선해서 뇌리게 강렬하게 박혔던 기억이 있습니다.
위의 브룩라디 위스키는 "브룩라디 더 클래식 라디(Bruichladdich The Classic Laddie)"라는 브룩라디 라인업에서도 가장 주력이 되는 위스키 입니다. 개인적으론 위스키 병이 너무 이쁘고 독특해서 가끔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들께 위스키를 선물할 때에나 위스키 시음회를 할 때에 리스트에 자주 넣곤 합니다. 이 브룩라디 더 클래식 라디 버번 캐스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며, 피트 처리 하지 않은 몰트 즉, 맥아를 사용해서 강렬하고 직접적인 피트향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아일라 출신인지라 피트가 있는 토양의 물을 사용해서인지 묘한 스모키함이 함께 올라오기도 합니다. 뭔가 마시자마자 올라오는 피트향 코와 혀를 탕 치는 느낌이라기 보다
"나야.. 아일라..^^"
이런 느낌의 은근슬쩍함 스모키향이 이 브룩라디 더 클래식의 매력도를 한층 높여줍니다. 스모키함 외에 이 위스키에서 제가 느낀 맛은 신기하게도 플로럴한 꽃향과 과일향 그 어느 중간쯤의 느낌이었습니다. 이 묘한 향긋함에 버번캐스크의 달짝지근함까지 더 해져, 위스키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저에게는 50도의 도수가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졌고 오히려 강한 피트향의 위스키보다 편하게 마시기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는 이 브룩라디 더 클래식 라디의 감상을 "우아함"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이 표현이 상당히 이 위스키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명실상부 이 위스키는 피트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부담없이 한번 마셔볼만한 밸런스 좋은 우아하고 온화한 위스키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이 브룩라디 위스키 중에서도 21년을 마셔봤습니다.
사실 브룩라디 21년은 그리 흔한 위스키가 아닌지라 저도 처음 마셔봤는데요, 50도라는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느낌에 달달한 맛이 상당히 느껴졌습니다. 약간의 스파이시함과 스모키함이 더해지고 끝 마무리는 향긋한 과실향과 꽃향 가운데 어딘가 즈음의 맛이 느껴져서 아주 맛있게 마셨습니다. 이 위스키는 어디선가 보인다면 한병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브룩라디 증류소는 아일라 위스키임에도 불구하고 피트 없는 위스키라는 새로운 영역의 위스키를 만들어 내며 혁신과 도전을 피하지 않는 증류소라고 생각합니다. 브룩라디 증류소의 위스키들은 각각의 매력이 뚜렷하고 또 개인적으로는 어떤 위스키를 마셔도 상당한 만족도를 주는 위스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독자 여러분께서도 위스키 바에 가셔서 이 브룩라디 증류소 위스키, 세 종류를 모두 도전해보시고 각각의 특징과 차이점을 느껴보시면 좀 더 재미있게 위스키를 즐겨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 위스키를 쓰는 지금도 선선함을 넘어선 쌀쌀한 가을 바람이 느껴지는데요, 매일이 그러하지만 이런 바람이 부는 가을은 특히나 위스키 마시기 참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연휴와 휴일이 많은 요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위스키 한잔 마시는 여유를 즐기실 수 있으시길 바라며, 저는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다음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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