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프로의 이책저책] “천 개의 파랑”
브로콜리를 닮아 ‘콜리’라 불리는 C-27은 인간보다 가볍고 날렵한 몸을 지닌 기수 휴머노이드였어요. 가까운 미래, 인간 기수의 부상 없이 말들로부터 최고의 속도를 뽑아내기 위한 묘책으로 등장한 이 발명품 덕에 경마장은 다시 활기를 띄게 됩니다.
콜리는 기수 로봇 중에서도 특별했어요. 수면부족에 시달리던 인간 연구원의 실수 때문에 잘못된 칩이 삽입되어 기수에게는 불필요한 인지와 학습능력을 갖춘 남다른 휴머노이드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콜리는 질문이 많아요. 왜 말이 달려야 하느냐와 같이, 여간해서는 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이었죠.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은 휴머노이드 콜리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 모든 생물이 인간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간중심의 세상을 만들어놓고 그들을 스스로 생존능력이 없는 약한 존재로 규정해서 함부로 대하는 모순과 폭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근원적인 질문은 자주 외계의 존재나 타자로부터 옵니다.
소설의 제목 『천 개의 파랑』도 콜리의 질문에서 비롯된 거였어요. 내가 아는 단어가 몇 개일까. 그리고 콜리는 천 개의 단어를 헤아렸어요.
하늘이 높고 푸른 계절이 성큼 다가왔어요. 비온 후 하늘이 얼마나 서늘하고 새파랗던지, 넋을 잃고 한참을 보았던 지난 주 어느 날이 생각납니다. 그 하늘빛과 색을 표현할 단어가 우리에게는 몇 개나 있을까요. 내가 아는 빈약한 어휘 안에 타인의 생각까지 욱여넣느라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신과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사는 걸까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뭐가 그리도 선명하고 분명한지 모르겠다고, 유독 자주 생각해요. 부럽지는 않습니다.
장프로의 <남매의 여름밤>(2020)
어린 날 추억이 아련하고 지나가는 여름이 아쉬운 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사무국 소식: 모기영의 새얼굴!
반가운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해 모기영이 독립된 단체로 등록하면서부터 줄곧 사무국을 지킬 인력에 대한 필요가 더욱 커져왔는데요, 아직 풀타임은 아니지만, 파트타임으로 업무를 시작할 인재를 영입했습니다.
강원중 운영팀장을 소개합니다.
강원중 팀장은 올해 7월 초까지 6년 동안 한국기독학생회 IVF에서 캠퍼스 간사를 역임했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8월 말부터(네네, 이분, 막 결혼했습니다^^) 사무국 일상 업무와 4회 영화제 운영팀 일을 맡게 됐어요. 영화 전공자로, 영화제 트레일러를 비롯한 기타 영상 작업도 병행하게 됩니다. 재미난 일들이 꿈틀대고 있어요. 강원중 팀장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9월부터 모기영이 한 사람에게 파트타임 인건비라도 지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정기후원으로 매달 정성을 보내주시는 후원자님들 덕분입니다. 앞으로 풀타임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정기후원을 개발해나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고, 특별히 마음이 동하시는 분들께서는 새로이 후원을 결심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2주간 정기후원으로 모기영을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 정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정기후원과 일시후원도 환영합니다.
(재)한빛누리 계좌이름으로 출금이 됩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후원방법
(재)한빛누리 공익기금 후원신청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지정후원)
https://online.mrm.or.kr/9owCpHB
국민은행 343601-04-143128
예금주: (재)한빛누리(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기부금영수증 발행조건
: 성명, 주소, 주민번호를 꼭 입력해주셔야 기부금영수증이 발행됩니다.
-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필요없는 경우 후원계좌
국민은행 598601-04-177174
(예금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이 계좌로 정기후원을 하실 경우
은행에 직접 CMS 출금을 신청해주시고,
모기영 자체 후원약정서를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forms.gle/CZpi2XBat9RBqu6D8
파랑파랑한 가을날 되시기를
천개의 단어를 품고 기도합니다.
2022년 9월 3일 토요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4회 모기영 주제 "실상가상" ]
이처럼 매력적인 장르 SF와 판타지 영화들을 올해 모기영을 통해 만나보세요. 제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는 “실상가상”이라는 주제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네, 맞아요. 실은 ‘설상가상’이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을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것 같은 어려움들로 가득한 세상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대중예술로서 영화는 영화의 할 몫이 있다고 믿으므로, 조금 에둘러 말해보기로 합니다, “실상가상”이라고요.
가상의 이야기 속에서 실상을 만나고, 허상과 공상이나 망상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디어에서 상상의 힘을 얻어낼 수 있다면, 설상가상의 현실도 조금은 극복 가능한 세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김초엽 작가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같은 우주에 있다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썼죠.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 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82쪽) 라고요.
모기영은 할 수만 있다면, 빛의 속도로 여러분에게 다가가겠습니다. 그럴 수 없다면, 이 세계의 외로움의 총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일에 힘써보겠습니다.
제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시간 비워두고 기다려주실 거죠? :)
✔주제: 실상가상
✔일시: 2022년 10월 28(금)-10월 30(일)
✔장소: 에무시네마
제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제4회 모기영과 함께할 모디언즈를 찾고 있어요.
모디언즈는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이하 ‘모기영)
서포터즈를 지칭하는 애칭이에요.
모기영+가디언의 합성어입니다.
2022년 10월 28일 금요일부터 30일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제4회 모기영을 지켜주세요.
장소는 작년과 동일한 에무시네마에요.
✔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https://www.notion.so/4595bc22aa49463f96603f5e808f4874
✔ 모디언즈 신청
: https://forms.gle/Vad1fnUrBARLmUq96
이번 주간모기영에 답장을 하고 싶다면,,,
남겨주시는 이야기에 답장을 할 수는 없지만
더 나은 모기영을 위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빠짐없이 읽으려고 합니다.
혹시 모르죠 주간모기영에 실릴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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