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행복을 그려요.”
“네가 태어난 날이 가장 거지같은 날이야.” 라는 말을 듣고 살았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에게서요. 소년은 자라서 화가가 됩니다. 그리고 화가인 아내를 만나 여덟 명의 아이를 낳고 전원주택에서 행복을 그리며 동화처럼 살았어요. 자신과 어머니를 학대했던 그 아버지까지 모셔 와서 말이죠.
“누구나 내면 어딘가에는 평화로운 공간이 있다.”
스웨덴의 화가 칼 라르손(1853-1919)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아이들을 그린 그림들이나 어린 딸을 목말 태운 “브리타와 나”(1895) 같은 자화상을 보면, 아버지에게 사랑이라고는 받아보지 못한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워 보여요.
칼 라르손은 이케아의 가구와 인테리어에 영감을 준 예술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내 카린과 자녀들과 함께 살았던 ‘릴라 히트나스(작은 용광로)’라는 집이 그렇게 유명해졌죠. 그가 화폭에 담은 릴라 히트나스는 그림 속으로 쑤욱 들어가 이 가족과 함께 야외 식탁에서 아침을 먹고 싶어지기도 하고 나룻배를 타고 유유자적 햇살 좋은 오후 한때를 보내고 싶어지는 공간입니다. 정작 본인이 자라는 동안에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을 종류의 행복을 아이들에게 선물하며 화가는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문득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2019)을 열었던 자막이 생각납니다.
“고난이 많았기에 즐거운 이야기를 쓴다.”
1.[영화로운 모기씨] <비커밍 아스트리드>(2018) 2부가 찾아갑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도 그랬을 겁니다. 십대에 미혼모가 되어 고향을 떠났고, 홀로 많은 것을 책임져야 했으니까요. 칼 라르손처럼, 린드그렌도 스웨덴 사람이죠. 어쩌다 보니 이번 [주간 모기영]은 ‘북유럽특집’이 됐네요.^^
모기영의 박일아, 최은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를 ‘자유’에 대한 영화라고 말합니다. 임신한 몸으로 고향을 떠나는 기차역 장면에서부터, 여권을 도장으로 빼곡이 채우며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을 오가는 여행길에 이르기까지, 영화에는 유독 이동장면이 많습니다.
무엇이 진짜 자유인지,
자신이 그토록 찾고 싶어 했던 ‘미래’가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가는 여행인 거죠.
*[영화로운 모기씨] 비커밍 아스트리드 2부 보러가기
1983년,
76세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나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무엇이 아닌지는 확실히 안다.
돈과 물건을 아등바등 긁어모으는 것,
유명인의 삶을 살며 주간지 가십난에 오르내리는 것,
외로움과 고요함을 두려워한 나머지
‘내가 이 세상에서의 짧은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한 걸음 물러서서 스스로 묻지 못하는 것.“
2.“비온 후 죽순 올라오듯”
이번 주에 전해드릴 신규 후원 약정 소식이 없어서 뭔가 허전하네요.
지금쯤이면 소심하고도 신중한 응원군들이 여기저기서 쓰윽, 쑥 출몰해주시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비온 후 죽순이 땅에서 쑤욱 올라오듯이, 동트기 전 새벽이슬이 송글송글 올라오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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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모기영과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내면 어느 공간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찾아들기를
잠시 손 모아 기도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2021.5.29.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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