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완전정복’”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해지려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들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믿었던 것 같아요. 1부와 2부로 나뉜 이 책에서 1부는 불행의 원인에 대해, 2부는 행복의 원인에 대해 명쾌하게 썼어요. 그리고 마지막 장인 ‘행복한 사람’에서 그는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그래서 러셀은 우주와 분리되어 있지 않은, 생명의 흐름과 본능적으로 깊이 결합될 때 우리는 가장 큰 환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해요.
사실 『행복의 정복The Conquest of Happiness』이라는 제목은 추억의 ‘완전정복’ 시리즈나 전과와 참고서를 생각나게 했어요. 행복에 대한 교과서 같은 러셀의 책을 읽는 동안 그가 20세기 지성이었다는 점을 되새겨야 했습니다. 러셀이 이 책을 썼던 100여 년 전에는 조화와 합일에 대한 소망을 놓지 않을 만큼은 세상이 아직 충분히 복잡하지 않았거나 지금처럼 다함께 절망적이지는 않았던가, 물으면서요. 게다가 뭔가를 ‘정복’하겠다는 생각이란 이미 과도한 순수가 아닌가 하고요. 그래서 위 마지막 문장에 괄호 속 단어 두 개를 추가해서 삐딱하게 읽어보기도 했다지요. “(너 홀로) 행복한 사람은 이와 같은 통일을 이루는 데 실패해서 고통 받는 일이 없는 사람이며...” 이렇게요.^^;
하지만 다행히, 러셀은 다른 본문에서 이런 문장도 남겨두었어요.
아직은 통일된 세계와 회복에 대한 소망과 믿음을 놓지 않고 싶어서, 가끔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불행을 감수하더라도 열심히 틈을 만들어가는 “재능 있는” 모기영이 되어보려고 합니다. 당장은 불행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다 같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면, 할 만한 일이겠지요. 무엇보다, 불행한 때를 이길 힘을 얻을 만한 “아늑한 휴식처”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영화는 아주 좋은 벗입니다.
1.[영화로운 모기씨] <애플>(2020) 2부가 업로드됐어요.
Episode.1 이 남자, 왜 이런 선택을? (*스포주의*)
Episode.2 같은 기억, 하지만 달라진 시선
Episode.3 개인과 집단의 기억, 그리고 애도의 시간
이번 주 모기씨들인 장다나 프로그래머와 박준용 영화해설가는 이번 영화를 다루기에 조금 조심스러웠다고 했는데요, 스포일러를 하지 않고서는 충분히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2부에서는 스포일러가 방출되므로, 시청하실 분들은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영화 <애플>을 미리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기억을 잃어버린 감염병 환자들이 속출하는 도시에서 시 당국은 환자들의 ‘재활’과 사회 재적응을 돕기 위해 기억을 만들어나가는 치밀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그렇게 해서 환자들의 기억이 다시 세팅되는데요. 영화 <애플>은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동일하게 형성된 기억을 지닌 ‘너와 나’는 과연 고유한 개인으로서 의미 있는 선택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묵직한 질문을 남깁니다.
영상에는 모기씨들이 준비한 ‘애플’이 깜짝 찬조 출연합니다. 기대해주세요.
[영화로운 모기씨] <애플> 2부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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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이 30%를 넘어서도, 감염 확진자는 줄어들 기미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늘어만 가는 위기의 시기를 건너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최악을 막아내고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모기영 소식지를 받아보시는 분들의 마음에 평화가 잠시 내려앉기를, 편지에 기도 한 자락 실어 보냅니다.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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