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는 믿음”
박완서 선생의 첫 소설 『나목』에 나오는 화가 옥희도씨는 박수근 화백을 모델로 한 인물입니다. 선생이 박수근 화백의 부고를 읽고 『나목』을 쓰기 시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박수근과 박완서 두 사람은 전쟁기인 1952년 무렵 미군 PX에서 처음 만났어요. 박수근은 여기서 약 1년여 동안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로 일했고요, 박완서도 PX 점원이었습니다. 박완서 작가가 보았던 대로,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하고 색채가 화려하지도 않지만 나목이 품고 있는 매력은 그 묵직함과 무던함, 그리고 무엇보다 봄이 오면 다시 새싹이 돋고 꽃이 필거라는 믿음과 희망입니다.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전시회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2021.11.-2022.3.1.)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한 기획입니다. 소설 『나목』에서 언급된 표제작 <나무(나무와 두 여인)>(1962)도 좋았지만, 저는 <귀로>(1964)라는 작품이 유독 눈에 들어왔어요. 앙상한 나무 두 그루가 중앙에 나란히 서 있고 그 아래 바구니를 머리에 인 엄마와 아들이 손을 잡고 지나가고 있죠. 중경에는 두 여인이 왼쪽 방향으로 가고 있고요, 후경에는 언덕 위로 집들이 보입니다.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이 두 그루의 나무를 중심으로 화면 가득 찬 구도로 표현되어 있어요. 그런데 고되기보다는 뿌듯하고 따뜻한 감성이 느껴집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먼 길을 걸어 집으로 오는 길에 이 커다란 나무들을 만나면 엄마도 아이도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돌아갈 집이 있고 붙잡을 손이 있고, 봄이면 꽃과 잎으로 가을이면 단풍이나 열매로 귀가를 앞장서 반겨줄 큰 나무 두 그루 있으니, 이만하면 되었다, 할 것 같습니다.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어지는군요.
장프로의 <드라이브 마이 카>(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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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해
새해 첫 날 2022년 첫 뉴스레터 보내드렸는데, 이번에는 설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에 인사드리게 됐네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는 우리를 바짝바짝 말라붙은 나목처럼 꺼멓게 벌거벗겨 놓았지만, 올해는 어떻게든 더 나은 모양으로 봄을 맞게 될 거라는 믿음이 우리 삶에도 반짝이기를, 기원해봅니다. 설 연휴동안(1.31-2.2) 덕수궁 박수근 전시회가 무료로 개방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알려드리면서요.
고맙습니다.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2.1.29.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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