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https://www.instagram.com/proslabofficial/
[은프로의 여기저기] <광부 화가들>
열 살 무렵부터 탄광에 들어가 종일 환풍구를 지키는 일부터 시작한 광부들이 노동조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술감상 강의를 듣다가 직접 그림을 그리기로 합니다. 연극 <광부 화가들>은 1930년대 뉴캐슬의 탄광촌에서 시작된 화가 동인 “애싱튼 그룹”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죠. 광부들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의 초반만 들어도 탄광촌 발레 소년 ‘빌리 엘리어트’ 생각이 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네, 맞아요, <광부 화가들>은 영화와 뮤지컬로도 유명한 <빌리 엘리어트>의 원작자 리 홀이 쓴 희곡을 바탕으로 한 공연입니다.
모기영의 강신일 집행위원장님이
가장 지적이고 재능 있는 광부 ‘올리버’ 역으로 출연하시는데요,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만,
올리버와 미스 서덜랜드의 에피소드가 가장 마음에 남습니다.
자산가인 헬렌 서덜랜드는 미술품 애호가이면서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는 인물입니다. 헬렌은 올리버에게 주급 2파운드 10실링(당시 탄광 일로 올리버가 받던 주급을 윗도는 금액입니다)을 줄테니 전업화가가 되어보라고 제안합니다. 아무 조건 없는 후원이었어요. 평생 탄광에서 허리한 번 못 펴고 수십 년을 일해온 광부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온 것 같은데, 올리버는 쉽게 결정하지 못합니다. 마음이 복잡해졌어요.
그림 한 장을 파는 데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건 노동조합의 소유냐 내 것이냐 고민해오던 동료들의 얼굴이 아른거리기도 하고, 직업으로서 광부를 포기하고 예술가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고, 평생 처음으로 받아본 관심과 헬렌의 조건 없는 도움이 부담스럽고 불안하기도 했겠지요. 어쨌거나 노동자로서 올리버는 누구에게도 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왔으니까요(물론 사회주의자인 동료 해리는 탄광 노동 자체가 자본에 예속된 것이라고 역설했겠지만요.:)
무엇보다도 올리버를 고민하게 한 것은 자신의 재능과 대중의 관심에 대한 확신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리버는 자꾸 묻습니다. “정말 제가 재능이 있나요?” “정말 제가 이걸 받아도 되나요?”
이런 질문을 더해봤어요. 올리버의 그림은 ‘광부의 그림’이어서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혹시 독립에 성공하더라도, ‘광부 출신 화가’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니겠죠. 그보다 최악의 경우, ‘광부 집단(애싱턴 그룹)’에 속해 있을 때 그 중의 하나(one of them)로서의 가치가 더 높았다고 평가되어 이전만큼 주목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또 이런 생각도 들죠. 광부 출신 화가가 광부집단에 있을 때만 그려낼 수 있는 그림이 있고, 탄광에서 나왔을 때만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있겠지요. 그보다는 탄광의 경험과 마을 공동체의 경험 자체가 만들어낸 그림이 올리버 고유의 예술세계를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어디에 속해 있고 무슨 일을 할 때 내가 가장 인기있느냐가 아니고 어디에 있을 때 내가 가장 나 다운가의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올리버에게 예술이란 그 지점을 찾아가는 즐겁고도 고된 작업이었겠죠. 나의 모든 경험과 기억과 재능을 녹여내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우리는 모두 그 길 위에 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빌리 엘리어트>가 한 소년이 꿈을 이루는 이야기에 탄광촌 파업과 노동운동의 이야기를 병행하는 것처럼, <광부 화가들>에서도 우리는 재능 있는 광부의 자아실현과 성장을 보면서 예술과 자본주의, 개인의 이상과 공동체, 예술이라는 낭만과 전쟁이라는 폭력적 현실의 모순, 그리하여 그 와중에 예술을 한다는 건 도대체 무엇인지, 참으로 다양한 생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올리버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공연이 이제 개막했으니, 확인하러 가실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네요. ^^
[모기수다 시즌2] 프롤로그: <우연과 상상>(2021)
4회 모기영에 ‘기영스 픽’ 코너가 생겨 모기영의 신선한 바람이 되어주셨는데요, 주간모기영 독자님들이시라면 잘 아시겠지만, ‘기영스 픽’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 동안 총 10회로 진행된 모기영의 영화 수다모임 ‘모기수다’가 모태가 되었죠.
이제 ‘모기수다 시즌2’로 모기영 상시 모임을 다시 시작해보려고 해요.
놓치면 후회하실 ‘모기수다 시즌2’, 본격 모임을 출범하기 앞서
하마구치 류스케의 <우연과 상상>(2021)으로 프롤로그 모임을 엽니다.
시즌2는 모기영의 에너자이저 박준용 영화해설가가 진행합니다.
✔ 신청방법 : 모기수다 시즌2 단톡방
(https://open.kakao.com/o/g4aFImHe 입장코드: cfffe23)
[모기영 팬들을 위한 엠티] “헤테로토피아”
헤테로토피아는 “일상 속의 비일상”을 뜻하는 말입니다.
가평에 있는 멋진 펜션의 이름이지요.
그런데 헤테로토피아는 모기영의 ‘실체’가 만들어진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해서
모기영으로서는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2019년 9월, ‘영화캠프’를 하자고 공지했더니,
이런 저런 인연을 따라 또는 생면부지의 낯섦을 극복하고
스물 다섯 분 정도가 가평으로 모여주셨거든요.
그 날의 인연이 제1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를 만들어냈고
오늘까지 이르게 됐답니다.
생각할수록 기적 같은 일이고 감사한 일이어서, 올겨울 한 번 더 멋진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모기영 정기후원자들에게 열려 있는 모임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정기후원을 신청하시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후원금액 2만원 당 1인 동반 참여도 가능하니, 지인과 가족과 함께 오시면 더욱 좋겠지요.
*자세한 문의와 신청은 강원중 운영팀장(010.2567.4764)에게
다정한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지난 2주간 후원금을 보내주신
강원중, 김재균, 박현선, 배재우, 송정훈, 신동주, 장다나,
정민호, 조소희, 채송희, 최규창, 최현 님 고맙습니다.
(11월 16-12월 2일 기준)
여전히, 정기후원과 일시후원도 환영합니다.
(재)한빛누리 계좌이름으로 출금이 됩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후원방법
(재)한빛누리 공익기금 후원신청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지정후원)
https://online.mrm.or.kr/9owCpHB
국민은행 343601-04-143128
예금주: (재)한빛누리(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기부금영수증 발행조건
: 성명, 주소, 주민번호를 꼭 입력해주셔야 기부금영수증이 발행됩니다.
-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필요없는 경우 후원계좌
국민은행 598601-04-177174
(예금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이 계좌로 정기후원을 하실 경우
은행에 직접 CMS 출금을 신청해주시고,
모기영 자체 후원약정서를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forms.gle/CZpi2XBat9RBqu6D8
모기영은 기지개를 폅니다.
어쩌다보니 오늘의 [주간 모기영]은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모기영의 재미난 일들에 대해 쓰게 되었네요.
연강홀에서, 행고재에서, 헤테로토피아에서 말이죠.
날이 추워지고, 마침 4회 영화제를 빠듯하고 격하게 치른 직후라
픽 쓰러져 겨울잠에 들어도 시원찮을 마당에,
모기영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슬슬 움직여보려고요.
모기영에 가면 멋진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언젠가 꼭 들러야지.” 생각하셨던 분들에게
가능한 선택의 길들을 조금씩 더 열어가고 싶은 모기영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 영화제는 끝마쳤지만 어디서든 얼굴로 마주할 수 있다면, 반가이 인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글 최은 수석프로그래머
손글씨&디자인 지향드림
2022.12.03.토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이번 주간모기영에 답장을 하고 싶다면,,,
남겨주시는 이야기에 답장을 할 수는 없지만
더 나은 모기영을 위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빠짐없이 읽으려고 합니다.
혹시 모르죠 주간모기영에 실릴 수도...? ✿˘◡˘✿
주간모기영에 바라는 점이나 아쉬운 점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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