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L, 구독자 믿었던 처서 매직은 온데간데없이, 열기 가득한 8월의 끝을 잡고 안부 전해! 이 드라마는 꼭 여름 가기 전에 소개하고 싶어서 종종거렸는데 다행히 아직 덥다.
제목은 <내가 예뻐진 그 여름 - The Summer I Turned Pretty>, 메일 제목처럼 상당히 자극적인 하이틴 시리즈야. 혹시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알아? 같은 작가 제니 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거든.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대강 어떤 결인지 감 잡힐 거야. 하... 진짜 유치하네 / 뻔하네 하다가 과몰입하게 되는 그런 콘텐츠 있잖아. 다 크면 이런 건 코웃음 치며 안 볼 줄 알았는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보는 중이야. 한국에선 플랫폼 (아마존 프라임) 인지도 때문인지 큰 인기가 없지만, 미국에선 뉴욕에서 단체 관람을 할 정도로 시끌시끌한 드라마 중 하나야. (뉴욕 단체 관람 리액션)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4화 정도 남았어. 시즌3로 피날레를 맞이하는 시리즈거든. 말인즉슨 딱 진입하기 좋은 때다, 이거지. 나처럼 매주 머리 부여잡고 기다리지 않아도 돼.
시즌 1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매년 여름, 벨리와 가족들은 커즌즈에 있는 피셔스 가족의 해변 별장으로 향한다.
매년 똑같던 여름은 벨리가 16세가 되던 해에 달라진다.
관계가 시험대에 오르고, 고통스러운 진실이 드러나며, 벨리는 영원히 달라지고 만다.
첫사랑과 첫 실연, 그리고 성장의 여름이자, 벨리가 예뻐진 그 여름이다.출처 : 왓챠피디아
말 그대로 벨리라는 소녀가 처음 겪는 감정들에 휩쓸리고 실수하고 또 사랑하고. 숨 못 쉬게 후텁지근하다가도 훗훗한 산들바람에 한숨을 내쉬는, 그 여름에 대한 기록들이야.
바로 드라마 볼 수 있도록 주인공들 딱 정리해 줄게. 이국적인 풍광과는 다르게, 한국 드라마 문법으로 제작되어 이해가 쉬워. 굉장히 관습적인 캐릭터들이라 보다 보면 떠오르는 K-드라마가 몇 있을 거야.
왼쪽부터 제레마이아, 피셔家 남동생이야. 명랑하고 살갑고 한편으로는 걱정 없어 보이는 해맑은 캐릭터.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벨리! 피셔 형제 중 한 명을 짝사랑하고 있는, 열여섯 살 생일을 고대하고 있는 소녀. 다음으로 형 피셔 콘래드야. 동생과는 다르게 말이 별로 없는, 무언가 비밀과 상처를 숨기고 있는 (👀상처 입은 야수 같은 깊은 눈) 그 자체야. 맨 오른쪽은 벨리네 오빠 스티븐.
어때 이쯤에서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아? 난 보자마자 응답하라 공식 적용했어. 식 풀어보면 대강 '남편' 값 추출되는 거 알지. 응답하라 1988 방영 시 어남류, 어남택으로 난리 났던 것처럼 여기도 "Team Conrad" vs "Team Jeremiah"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더라고. 응팔 시절에 예상이 빗나갔던 전적이 있는지라, 지금도 살짝 불안해. 제발!
하이틴 드라마 특 메인 캐릭터는 한 명도 빠짐 없이 엮어줘야 함.
테일러와 벨리의 오빠 스티븐, 이 둘도 이번 여름에 심상치 않은 관계의 변화를 겪어.
어때 정말 뻔하지?
뻔한 것, 아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보길 바랄게.
제니 한 작가가 끓여주는 김치찌개 - 내사모남, 엑스오 키티, 그리고 내가 예뻐진 그 여름까지. 진짜_끝_최종_남자 주인공에게만 부여되는 특유의 서사와 결정적 장면들이 평행으로 펼쳐지니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해.
덧붙이자면 이 드라마는 사운드트랙으로도 유명하거든? 작가가 직접 허가 받아온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 올드팝, 그리고 하이틴 전성기가 떠오르는 00 - 10s 팝송들까지 뭐 하나 뺄 게 없어. 이 드라마를 함께 보는 전 시청자층이 "와 저거 내 노랜데!" 느끼며 그 시절을 회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해.
나도 드라마 보는 내내 노래 저장하느라 바빴어. 한 가지 팁, 아마존 프라임에서는 X-Ray 탭을 통해 해당 장면 삽입곡과 발화자 이름을 알 수 있다는 점. 달에 5,500원이니 커피값으로 한번 구독해 봐.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아마존 프라임 추천 콘텐츠도 정리해볼게.
마음 맞는 사운드트랙 있으면 당연히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야겠지
처음엔 한 다섯 곡 정도 골라 제작하려고 했는데, 만들다 보니 진심이 되어 1시간짜리 플레이리스트가 나와버렸어. 만들면서 떠올린 키워드는 #감정의 소용돌이 #한여름 #파티 #사랑 이었어.
드라마 시청 전이라면, 다소 흐름이 중구난방으로 느껴질 수도 있어. 하지만 다 본 사람이라면, 장담하건대 재생바가 끝날 때쯤 감정이 휘몰아칠 거야. 일부러 시즌 순서대로 장면과 트랙을 배치했거든. 나 혼자 벌써 100번 넘게 재생한 것 같지만 부디 구독자 마음에도 들기를.
드라마와 관계없이 여름 테마 플레이리스트로 들어봐도 좋으리라 믿어. 혹시 한 곡이라도 저장하게 된다면 댓글 남겨줘! 그 곡이 뭔지 궁금하다.
끝으로 내가 (해외) 드라마를 즐기는 방법 - 핀터레스트에 드라마 제목+Aesthetic 검색하기! 드라마의 정수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니 추천해. 그렇게 하나하나 모은 사진을 남기며 오늘 편지는 마무리할게. Good Bye Summer!
P.S. 드라마 안 본 사람 입장으로 결말을 예측해봐!
우리 나름 "막장드라마 & K-드라마 문법"에 대한 논문도 작성했다고. 충분히 맞힐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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