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월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오늘 타이베이에 여행을 왔습니다. 약올리려고 ^_^ 말씀 드리는 건 ^_^ 절대 아닙니다 ^_^.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타면서, 오늘의 페퍼노트는 비행기와 관련된 내용으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 있어 회전축은 단 하나 뿐입니다.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면 바퀴가 왼쪽으로 돌아가고 이에 따라 차가 왼쪽으로 회전합니다. 하지만 비행기의 경우에는 3차원의 움직임을 갖기 때문에 회전축이 한 가지로는 부족합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기 전에 비행기에겐 어떤 회전축이 필요한지 잠시 생각해 보세요.
비행기는 3차원적으로 움직이므로 축이 3개가 필요합니다. 비행기가 좌우로 기우뚱하는 것을 롤링, 머리나 꼬리를 드는 것을 피칭, 자동차가 회전하는 것처럼 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요잉이라 합니다. 파일럿은 이 세 가지를 조합해 비행기의 방향을 맞춥니다. 스틱을 좌우로 꺾으면 롤링, 스틱을 밀거나 당기면 피칭, 좌우의 페달을 밟으면 요잉이 일어납니다. (나무위키 ‘항공기의 기본 3축’ 링크)
그렇다면 자동차의 좌우회전과 원리가 같은 요잉을 이용하면 비행기도 좌우회전을 할 것 같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조종하지 않습니다. 도로와의 마찰이 큰 자동차와 달리 비행기는 마찰력이 미미한 환경에 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요잉으로 방향 전환을 하면 자동차가 드리프트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비행기가 향하는 방향과 실제로 날아가고 있는 방향에 큰 괴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좋지 않을 뿐더러 비행기에 괜한 스트레스를 주어서 안전하지도 못합니다.
실제로 비행기가 선회할 때는 롤링을 주로 이용합니다. 비행기가 똑바로 떠 있을 때에는 수직 방향으로 양력을 받는데, 롤링하면 이 힘의 방향이 기울면서 수평 방향으로도 힘이 생깁니다. 이 수평 방향의 힘이 구심력으로 작용하여 비행기는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회전하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요잉하려 하는 방해 힘이 생겨나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요잉을 합니다. 혹 조카가 비행기 모형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롤링 동작 없이 선회를 시도할 경우, 디테일을 살려주는 멋진 어른이 되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요잉이 아니라 롤링으로 선회하는 게 더 사실적일 뿐만 아니라 더 멋있기도 합니다.
조금 아쉬우니까 비행기와 비슷한 원리로 움직이는 돛단배의 방향 전환에 대해서도 알아봅시다. 네모난 돛을 배의 방향과 수직으로 달면 돛단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배는 뒤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그 바람의 힘을 받아 빠르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순풍이 아닌 경우엔 어떡해야 할까요? 방법이 없습니다. 순풍이 올 때까지 표류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이것보다 발전한 돛단배가 있습니다. 어릴 때 돛단배를 그려보라고 하면 어떻게 그리셨나요? 주로 돛을 세모나게, 그리고 배와 평행한 방향으로 그리지 않으셨나요? 이 형태로 만든 배는 바람을 비스듬하게 받아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따라서 순풍이 부는 경우에는 Z자 모양으로 구불구불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똑바로 나아가는 네모난 돛을 단 배보다 느릴 수 있습니다. 대신 세모난 돛의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순풍이 아닌 다양한 각도의 바람 속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가능합니다. 아래 짧은 영상을 참고하세요.
삶에 항상 순풍만 불 수는 없습니다. 바람이 없기도 하고, 비스듬하게도, 반대 방향으로도 바람을 맞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그럴 때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이리저리 몸을 비틀다 보면, 역풍을 맞고도 앞으로 나가게 되는 때가 있지 않을까요? 월요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이만 야시장 놀러가 보겠습니다. ^_^_^_^_^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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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ᕙ( ︡’︡益’︠)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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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
ᕙ( ︡’︡益’︠)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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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섭
gta에서 비행기 몰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페퍼노트 (1.58K)
역시 갓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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