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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이 되려면 발레 훈련을 하면서 성장기를 거칩니다. 반면 취미로서의 성인발레는 성장기를 지나 신체의 퇴화가 진행될 때 시작됩니다. 경이로운 점은 인간의 몸이 새로운 배움을 접할 때에는 새로운 도약을 한다는 것입니다. 근육이 찢어질 듯한 스트레칭과 고된 훈련을 통해 몸 쓰는 방법을 익히면 마치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한 단계 올라섭니다. 몸이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가르치면서도 놀랄 때가 많습니다.
몇년을 배우고도 두 바퀴 회전을 못하는 학생이 있었어요. 그런데 턴은 힘으로 도는 게 아니에요. 마음이 긴장하면 몸이 굳는데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힘만으로 되는 일은 없잖아요. 욕심을 내려놓고 적절하게 힘을 풀었을 때 오히려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깨끗한 도화지같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말해요. 힘을 빼고 더블턴 성공한 날 그 학생이 홀 구석에서 우시더라고요.
경쟁심은 아이러니하게도 본인만 느끼는 거예요. 남과 비교하고 자격지심을 갖게 되면 마음이 위축되고 몸도 쭈그러듭니다. 틀려도 괜찮아요. 전공생이거나 프로처럼 무대에서 평가받는 게 아니잖아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하나씩 털어내며 가면 됩니다. 잘 못하더라도 자기만의 춤을 만들어가는 경험치를 쌓는 게 중요해요. 실패했다는 것은 내가 도전했다는 뜻입니다. 나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넘어서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쁨은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습니다. 저는 수업 때 수강생들이 긴장하지 않게 노력하는 편입니다. 발레 실력이 늘고 성장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발레로 즐거우면 그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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