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 두렵지만, 대통령은 두려워할 권리 없어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이 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공언한 대로 수도 키이우에 남아, 대통령 집무실 건물에서 기자들을 직접 대면했다.
"나는 푸틴과 대화하길 원하는 게 아니다. 나는 푸틴과 대화할 의무가 있을 뿐이고 세계는 푸틴과 얘기해야만 한다.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한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죽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모든 이들이 그런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살아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나 자녀의 생명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어딘가 아픈 사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으로서 나는 (죽음을) 두려워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 책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지배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한편으로 백작은 평생을 연금 상태로 지내야 하는 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이 목표를 이루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지 궁리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 세르반테스는 해적들에게 잡혀 알제리에서 노예가 되었지만, 그에게 삶의 버팀목이자 자극제가 된 것은 아직 쓰이지 않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엘바섬에 유폐된 나폴레옹이 닭들 사이를 거닐고 파리 떼와 씨름하고 진흙 구덩이를 피해 걸을 때 그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힘을 불어넣어준 것은 싸움에 이기고 파리로 돌아가는 환상이었다.
- 그리하여 오랜 세월을 낯선 바다에 표류하던 고독한 뱃사람이 어느 날 밤 잠에서 깨어 하늘을 보니 그곳에 익숙한 별자리가 있는 것을 발견한 것과도 같은 상황이 된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자신의 시대와 너무 오랫동안 어울리지 못했던 그 사람은 상황이 지극히 명료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갑자기 지나간 모든 것들이 이런 일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게 뚜렷이 보이고, 앞으로 펼쳐질 모든 전망이 더없이 명확한 운율과 이유를 띠게 된다.
- "젊었을 때 나도 내 누이에 대해 똑같은 감정을 느끼곤 했단다. 해가 지날수록 누이에 대한 기억이 점점 빠져나가는 것 같았지. 그리고 언젠가는 누이를 완전히 잊어버리는 건 아닐까, 두려워하게 되었어. 하지만 사실은 말이야,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결코 우리에게서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
# 기록
저는 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경험을 많이 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삶을 살아도, 적어두지 않으면 휘발되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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