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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트레버나 존 밴빌이 ‘파리 리뷰’와 했던 인터뷰를 보면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성과 빛나는 형식이다. 회고록 쓰기의 가이드라인인 베스 케파트의 『진실을 다루기』 역시 경험보다 이야기 구성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신은 폭력 가정에서 자랐고, 어머니는 알코올 의존자였는가. 그런 과거가 친구나 상담사의 귀를 쫑긋 세울 순 있지만 독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잘 짜인 태피스트리가 되기 전까지는.
왜 많은 사람은 경험을 이야기로 만들려 할까. ‘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충동이 끓어서겠지만, 더 큰 이유는 앞날을 잘 살려면 과거를 재해석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우리는 미래를 현재로 끌어와 자신의 과거와 충돌시킨다. 잘 싸우면 더 나은 미래가 손에 쥐어질 수도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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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쓰기는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다. 단순히 내가 쓰고 있는 것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글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일련의 아이디어와 나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다. 적어도 부분적으로, 내가 쓰는 게 곧 나다. 원고를 고칠 때면 나 자신의 일부도 다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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