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A] AI에게 일을 못 맡기는 리더는, 팀원에게도 못 맡깁니다

(코치코치) '살려야 할 싸움'과 '끊어야 할 싸움'

2026.11.05 | 조회 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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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나침반

2026.11.05 Vol.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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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파이프라인과 CRM을 점검하듯 진행하면, 연말 1on1은 "올해 87%였어요"로 시작해 "내년 목표는 이렇게 잡혔어요"로 끝납니다. 1년 중 가장 진지한 대화가 '평가 통보 시간'이 되는 순간입니다.

실적을 정리하는 일은 이제 AI도 해줍니다. AI 시대일수록 리더의 몫은 그 숫자를 만든 사람과 나누는 대화입니다. 팀원이 어디서 성장했고 무엇 때문에 지쳐 있는지, 평가표에 담기지 않는 이야기를 꺼낼 자리가 바로 연말 1on1입니다.

해당 무료 웨비나에서는 오라클, 데일 카네기, 세일즈포스를 거친 그리팅 Head of Revenue 박의경님과 함께, 연말 1on1이 내년 1분기의 실행력과 리텐션까지 좌우하는 이유, 꼭 다뤄야 할 4가지 대화, 대화를 망치는 리더의 습관을 살펴봅니다.

세일즈 조직의 사례이지만, 숫자로 평가하는 팀의 리더라면 다음 면담부터 바로 써볼 수 있습니다. 신청만 해두셔도 자료를 공유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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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일을 못 맡기는 리더는, 팀원에게도 못 맡깁니다

1. "적당히 정리해 줘"의 대참사

부장님이 지나가며 김 대리에게 가볍게 한마디를 던집니다.

"김 대리, 저번에 말한 그거 있잖아? 트렌드 맞춰서 적당히 좀 정리해 줘. 알지?"

김 대리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사람 간의 소통에서는 이 흐릿한 대화가 의외로 작동합니다. 김 대리는 '그거'가 무슨 프로젝트인지, 부장님이 말하는 '적당히'가 어떤 수준인지, 지난주 회의 분위기와 부장님의 평소 성향까지 총동원해 빈칸을 대충 채워 넣습니다. 눈치와 맥락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 문장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생성형 AI에 그대로 입력하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감이 넘치지만, 중간중간 헛다리를 짚은 엉뚱한 산출물이 나오게 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AI는 눈치와 행간을 읽지 못하는 대표적인 저맥락(Low-context)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이에서는 공유된 조직 문화와 상황이 '저번', '그거', '적당히'라는 모호한 단어를 자동으로 해석해 줍니다. 그러나 AI에게 이 단어들은 그저 텅 빈 구멍일 뿐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AI가 이 빈칸을 자의적인 오답으로 채워버리곤 한다는 것입니다. 점점 개선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AI는 맥락이 모호해도 "부장님, 말씀하신 내용 중 '그거'가 정확히 어떤 프로젝트를 의미합니까?"라고 되묻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자신이 학습한 확률 분포에 따라 빈칸을 제멋대로, 그리고 매우 그럴듯하게 채워버립니다.

말하지 않아도 눈치껏 분위기를 파악해 일하는 한국 특유의 고맥락 문화와, 그 정반대편에 서 있는 저맥락 도구. 이 둘이 충돌할 때 사람들은 "AI를 써봤더니 별거 없더라"며 도구를 탓하곤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도구의 무능이 아닙니다.

저맥락 도구에 고맥락 방식으로 모호하게 지시한 리더의 관성에 있습니다. AI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그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소통에 나서야만 합니다.

 

 

2. 폐기해야 할 리더의 '4대 관성 화법'

모호한 지시는 당장 입을 뗄 때는 편합니다. 30초면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그 편함의 대가는 반드시 뒤에서 비싸게 청구됩니다.

모호한 프롬프트는 엉뚱한 산출물을 내놓고, 리더는 이를 고치기 위해 프롬프트를 수십 번 재수정하거나 팀원에게 "이거 아니잖아, 다시 해와"를 반복하게 됩니다.

모호함은 공짜가 아닙니다. 뒤에서 무한 재작업이라는 비싼 이자가 붙어 청구되는 외상일 뿐입니다.

AI 시대의 리더가 당장 입에서 도려내야 할 4대 관성 화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간접 요청형 화법

"이 부분은 좀 더 강조하면 어떨까 싶은데…"

AI는 이를 선택 사항으로 받아들이고 건너뛰곤 합니다. 정중함은 사람에게 남겨두고, AI에게는 "다음 세 문장을 맨 앞으로 옮기고 굵게 처리하라"처럼 명확한 동사로 지시해야 합니다.

 

2) 미괄식 화법

"우리 상황이 이렇고, 저번 시장은 이랬고… 그래서 기획안 하나 짜봐."

앞선 배경에 치여 정작 핵심 과업의 무게중심이 흐려집니다. "다음 과업을 수행하라: OO 기획안 작성. 배경은 다음과 같다"처럼 핵심 과업을 문장 맨 앞에 못 박는 두괄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3) 모호한 대명사 사용

"저번에 걔가 말한 그거, 우리 쪽에 맞게 바꿔봐."

'저번', '걔', '그거', '우리 쪽'이라는 4개의 빈칸을 AI는 제대로 채울 수 없습니다. 고유명사와 구체적인 대상을 명시해야 합니다.

 

4) "알아서 대충/센스 있게"형 화법

"알아서 깔끔하게 정리해 줘."

'센스'와 '깔끔'에는 명확한 기준이 빠져 있습니다. 판단 기준이 없으면 AI는 제멋대로 기준을 세우고 결과물을 왜곡합니다.

 

 

3. 프롬프팅은 결국 'AI 팀원에게의 위임'입니다

흔히 프롬프팅을 AI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들이나 쓰는 거창한 기술의 영역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프롬프팅의 본질은 전문 기술이 아닙니다. 리더가 조직에서 팀원에게 업무를 맡기는 '위임'의 과정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관리의 영역입니다.

생성형 AI를 원하는 대로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지시의 구조는 다음 5가지 필수 요소로 요약됩니다.

  • 배경(Context) : 이 작업이 왜 필요한지, 현재 어떤 맥락에 있는지 설명합니다.
  • 과업(Task) :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두괄식 명사/동사로 지정합니다.
  • 기준(Criteria) : 결과물이 갖추어야 할 조건과 제약사항, 피해야 할 행동을 명시합니다.
  • 형식(Format) : 표, 보고서, 이메일, 리스트 등 원하는 출력 형태를 지정합니다.
  • 예시/금지(Examples/Negative) : 참고해야 할 모범 답안이나 절대로 들어가선 안 될 금지어를 제시합니다.

 

이 5가지 요소를 가만히 살펴보시죠. 이것이 단지 AI와의 대화법에 불과할까요?

아닙니다.

실무자와의 소통에 대입해보아도,
권한을 넘기며 "이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결과를 가져오세요"라고 명확히 가이드라인을 그어주는 것은 소통의 핵심 요소이자, 완벽한 업무 위임의 구조 그 자체입니다.

평소 팀원에게 권한 위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모든 세부 사항을 쥐고 흔드는 마이크로매니징형 리더들을 떠올려 보시죠. 그들은 AI 앞에서도 정확히 똑같은 병목을 겪습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맥락과 기준을 밖으로 명확하게 꺼내어 문서나 언어로 정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도 정확히 모른 채 "알아서 가져와"라고 던진 뒤, 팀원이 가져온 초안을 보며 "이게 아닌데"를 외치던 낡은 습관. 이 습관이 AI 대화창 앞에서도 그대로 반복되는 것입니다. 리더의 소통 역량 부족이 갖는 위험과 한계를 AI가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입니다.

 

결국 프롬프팅은 지시의 기술이기 전에, 리더 본인의 메타인지를 테스트하는 무대입니다.

"내가 이 과업의 목적과 기준을 얼마나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가?"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는 리더만이, 사람 팀원에게도 명확한 목적지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일을 깔끔하게 위임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를 깎는 시간은 결코 허비되는 시간이 아닙니다.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위임'을 훈련하는 시간입니다.

 

 

4. AI의 출력을 걸러내는 3중 필터 렌즈

명확한 5요소 지시로 위임 능력을 단련했다 하더라도, AI가 내놓은 산출물을 검증 없이 그대로 가져다 쓸 수는 없습니다. 프롬프트가 아무리 정교해도 기계의 통계적 확률 한계는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리더는 지시, 즉 프롬프팅이라는 첫 단추를 꿴 뒤, AI가 뱉어낸 산출물을 훑어볼 때 나름의 3중 필터 렌즈를 장착하고 검증에 임해야 합니다.

 

1차 필터 : 사실 확인(Fact-Check)

가장 기본적이지만 치명적인 오류를 가려내는 단계입니다. 수치, 통계, 법령, 인용구, 데이터의 출처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검증합니다. 다행히 이 단계는 교차 검증 AI나 데이터 검색 도구의 도움을 받아 비교적 쉽게 자동화하거나 빠르게 스크리닝할 수 있습니다.

 

2차 필터 : 현장 정합성(Domain Alignment)

여기서부터는 기계가 대신해 주지 못합니다. AI가 도출한 매끄러운 이론과 프레임워크가 "과연 우리 산업, 우리 제품, 우리 고객의 실제 현장에서 마찰 없이 작동할 것인가?"를 가려내는 단계입니다. 책상 위 논리와 현장의 피부 감각 사이의 간극은, 오직 경험을 통해 쌓아온 리더의 도메인 지식으로만 가려낼 수 있습니다.

 

3차 필터 : 전사 정렬(Strategic Fit)

가장 고차원적인 최종 검증 단계입니다. "이 산출물이 당장의 과업은 잘 풀었을지 몰라도, 올해 전사 경영 방침이나 타 부서와의 이해관계,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딩 방향과 정렬되는가?"를 가려냅니다. 전체 판을 조망하는 리더만이 행사할 수 있는 독점적 안목입니다.

 

1차 사실 확인 영역은 기계와 도구의 도움을 받아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리더가 진짜 집중해야 할 지점은 2차와 3차 필터입니다.

AI가 초안 생산을 폭발적으로 처리해 준 덕분에 아낀 시간은, 바로 이 2차/3차 필터를 가다듬고 전략적 정합성을 맞추는 고차원적 판단에 온전히 투자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시에서 시작해 검증으로 완결되는 인간 - AI 협업 설계의 완성입니다.

 

 

5. 리더가 직접 부딪혀봐야 하는 이유

명확한 지시의 근육을 키우고 3중 필터의 렌즈를 날카롭게 다듬으려면, 결국 리더가 직접 모니터 앞에서 AI와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통의 알파와 오메가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팀원들에게만 "요즘 AI가 대세라니 다들 업무에 적극 활용해 보세요"라고 말로만 지시하고, 정작 자신은 AI 대화창 한번 열어보지 않는 리더는 AI 산출물의 허점과 맹점을 결코 알아챌 수 없습니다.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해 보고, 기계의 황당한 헛소리에 속아도 보고, 정교한 지시를 통해 소름 돋는 산출물을 뽑아내는 경험을 스스로 해본 리더만이 팀원이 가져온 AI 보고서의 결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리더가 먼저 AI를 직접 사용하며 자신의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공유할 때, 비로소 조직 내부에 "우리 팀에서는 AI를 마음껏 실험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이 형성됩니다. 솔선수범하는 리더의 행동이야말로 조직의 AI 전환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입니다.

 

AI 시대의 리더십은 멋진 지시어를 외우는 '기술'이 아닙니다. 내 머릿속 맥락을 투명하게 꺼내어 정교하게 지시하고, 기계가 가져온 초안을 전략적 안목으로 엄격하게 검증하는 새로운 위임과 소통의 방법론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알아서 해줘"를 내려놓고,
머릿속 맥락부터 꺼내어 보실 팀장님들의 변화를 곁에서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오블릿은 AI 1on1 시스템에 기반한 성과관리 솔루션과 리더십 교육을 제공합니다.

  • 리더들이 1on1을 더 똑똑하게, 동시에 더 편하게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며,
    • 구성원 현황 정보 및 맥락을 수합하는 미팅 프렙 기능
    • AI 요약과 수합, 액션 아이템 추적 기능
    • 실제 발화 데이터에 기반한 리더십 코칭 및 진단 기능
    • 실제 팀원 페르소나 AI와 상황별 1on1을 연습할 수 있는 롤플레이 기능
  • 기억에 의존하고 몰아서 진행하는 평가가 아닌, 차곡차곡 쌓인 1on1에 기반한 성과관리,
  •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명확한 진단과 꾸준한 적용/개선이 가능한 리더십 교육을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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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야 할 싸움과 끊어야 할 싸움

"둘이 알아서 풀어보세요"는 중립이 아닙니다.
리더가 판단을 미루는 동안 팀은 이미 조용히 편을 나누고 있습니다.

0. 들어가며

지난 달 뉴스레터에서 저는 반대하는 사람을 곁에 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글을 발행한 뒤 리더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반응이 이것이었습니다.

"반대는 좋은데, 그러다 결국 사람 싸움으로 번지면 어떻게 하죠."

좋은 질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리더들과 만나는 원온원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팀원 둘이 부딪히고 있을 때, 리더는 들어가야 하는가 아니면 기다려야 하는가.

오늘은 카렌 예른이 만든 구분 하나와 그 뒤에 쌓인 두 개의 메타분석을 가지고, 개입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을 만들어보겠습니다.

 

 

1. 리더가 저지르는 두 가지 실수

첫 번째, "둘이 알아서 풀어보세요".

리더는 이 말을 성숙한 위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개 회피입니다. 그리고 이 말의 가장 큰 문제는 중립처럼 들리지만, 리더가 판단을 보류하는 동안 조직은 보류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각자 둘 중 누가 더 말이 되는지 판단하고, 조용히 한쪽으로 기웁니다.

리더가 개입하지 않은 기간 동안 팀은 이미 두 진영으로 정리됩니다.

 

두 번째, 소식을 듣는 즉시 둘을 불러 앉히고 판정을 내리기.

이쪽이 더 책임감 있어 보이지만 리더가 판정 기구가 되면 그 다음부터 모든 갈등이 리더에게 올라옵니다. 당사자끼리 해결할 수 있었던 일까지 리더의 캘린더로 들어오고, 더 나쁜 것은 구성원들이 갈등을 다루는 근육을 기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몇 달 뒤 리더는 팀의 모든 불편을 혼자 중재하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개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개입할 것인가"로.

그리고 그 시점을 판단하려면 지금 벌어지는 것이 어떤 종류의 싸움인지 알아야 합니다.

 

 

2. 같은 싸움처럼 보이지만 두 종류입니다

1995년, 당시 조직행동 연구자였던 카렌 예른은 팀 내 갈등을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 이 구분이 지금까지 이 분야의 기본 문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 과업 갈등은 일을 두고 다투는 것입니다. 어떤 방식이 맞는지, 무엇을 먼저 할지,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지.
  • 관계 갈등은 사람을 두고 다투는 것입니다. 상대의 태도, 인격, 의도에 대한 불만이 섞이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말로 보면 구분이 쉽습니다.

"이 일정은 품질을 포기해야 맞출 수 있습니다"는 과업 갈등입니다.

"저 사람은 늘 일정만 중요하고 품질은 신경 안 씁니다"는 관계 갈등입니다.

같은 사안인데 다투는 대상이 방식에서 사람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래서 리더는, 지금 저 문장의 주어가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봐야합니다.

 

 

3. 그런데 통념은 절반만 맞습니다

여기서 흔히 이렇게 정리합니다.

"과업 갈등은 좋은 것이니 살리고, 관계 갈등은 나쁜 것이니 끊어라."

깔끔하지만, 데이터는 그만큼 깔끔하지 않습니다.

카스턴 드 드루와 로리 웨인가트가 2003년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실은 메타분석은 관계 갈등이 팀 성과와 구성원 만족을 일관되게 떨어뜨린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통념과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분석에서 과업 갈등도 기대만큼 선명하게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발견은 그 다음입니다. 두 종류의 갈등이 서로 강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과업 갈등이 높은 팀에서는 관계 갈등도 높았습니다.

이후 프랭크 드 비트, 리 그리어, 카렌 예른이 수행한 메타분석은 그 조건을 더 정밀하게 짚었습니다. 과업 갈등이 성과를 해치지 않는 경우가 분명히 있었는데, 그것은 과업 갈등이 관계 갈등으로 번지지 않은 경우였습니다.

 

그러니 리더의 일은 갈등을 없애는 것도, 갈등을 환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누수를 막는 것입니다.

과업 갈등은 그냥 두면 관계 갈등으로 새어나갑니다. 가만히 두어서 좋아지는 쪽이 아니라, 가만히 두면 나빠지는 쪽이 기본값이라는 것이 이 연구의 데이터로 명확하게 확인이 됩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표현을 빌리면, 높은 기준을 둔 채 안전감을 유지한다는 것이 바로 이 일입니다.

"일에 대한 이견은 계속 올라오게 하면서, 그 이견이 사람에 대한 평가로 바뀌는 지점에서 끊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4. 누수의 신호 네 가지

그렇다면 그 지점을 어떻게 알아챌까요. 제가 리더들에게 권하는 관찰 항목은 네 개입니다. 전부 리더가 회의와 보고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첫째, 주어가 바뀝니다.

"이 방식은"으로 시작했던 문장이 "저 사람은"으로 바뀝니다. 가장 빠르고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둘째, 과거가 소환됩니다.

지금 사안과 관계없는 지난 분기 일이 근거로 등장합니다. 이것은 현재의 문제를 푸는 대화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판단을 누적하는 대화라는 뜻입니다.

 

셋째, 청중이 생깁니다.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제3자에게 먼저 말합니다. 리더에게 먼저 오는 것도 포함됩니다. 설득의 대상이 상대가 아니라 관객으로 바뀐 상태입니다.

 

넷째, 정보가 무기가 됩니다.

공유해야 할 것을 공유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늦게 넘깁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미 팀의 성과에 큰 손실이 나고 있습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네 가지 중 하나도 보이지 않으면 당사자에게 맡겨두십시오.

그것이 건강한 과업 갈등입니다. 하나라도 보이면, 그 주에 들어가십시오.

 

 

5. 들어갈 때의 순서

(1) 따로 먼저, 같이 나중에.

가장 흔한 실수가 둘을 즉시 한 자리에 앉히는 것입니다.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 마주 앉히면 서로의 입장이 공개적으로 굳어져버립니다. 각자 따로 만나는 것이 먼저입니다.

 

(2) 각자에게 묻는 질문은 하나로 좁히십시오.

"무슨 일이 있었어요?"는 서사를 부릅니다. 서사에는 상대의 의도에 대한 추측이 반드시 섞입니다.

대신 이렇게 물으십시오.

"상대가 무엇을 다르게 해주면 이 일이 풀리겠습니까?"

과거의 해석이 아니라 미래의 행동을 묻는 질문으로 시작해 보세요. 

 

(3) 삼자 대면은 조건이 갖춰질 때만.

각자 따로 들었을 때 양쪽이 모두 과업 수준의 요구를 말할 수 있는 상태라면 함께 앉혀도 됩니다.

한쪽이라도 여전히 사람에 대한 판단에 머물러 있다면,
그 상태로 대면시키는 것은 중재가 아니라 공개 재판입니다.

 

(4) 합의는 감정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으로 쓰십시오.

"서로 존중하기로 했다"는 합의는 다음 주에 사라집니다.

대신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공유하는지, 이견이 생기면 어디서 꺼내는지, 결정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지.

갈등의 절반 이상은 사실 역할과 권한이 모호해서 생깁니다.

 

(5) 날짜를 박고 다시 확인하십시오.

2주 뒤 각자에게 따로 10분만 물어보십시오.

선언이 아니라 진짜 합의가 되기 위해서는, 확인이 꼭 필요합니다. 

 

 

6. 다만, 모든 갈등을 봉합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조용한 팀은 건강한 팀이 아닙니다. 아무도 다투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입니다.

아무도 진지하게 일하지 않거나, 다툴 만한 말을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이거나.

리더가 끊어야 하는 것은 갈등 자체가 아니라 갈등이 사람을 향하는 방향입니다.

 

그리고 리더분들이 반드시 유념하셔야 할 한가지가 있습니다.

한쪽이 반복적으로 선을 넘는 경우라면, 그것은 중재 사안이 아닙니다.

중재는 양쪽에 각자의 몫이 있을 때 성립합니다. 한 사람의 행동이 원인이라면 세 번째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린 성과 대화의 영역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중재의 외형을 빌려 양쪽에 책임을 반씩 나누는 것은, 당한 쪽에게 두 번째 부담을 지우는 일입니다.

 

 

7. 마무리하며

리더가 끊어야 하는 것은 싸움이 아니라, 싸움이 일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는 그 지점입니다.

세 가지만 기억해주세요.

  • 첫째, "둘이 알아서 풀어보세요"는 중립이 아니라 회피이고, 그 사이 팀은 편을 나눕니다.
  • 둘째, 과업 갈등은 가만히 두면 관계 갈등으로 새어나갑니다. 메타분석이 반복해서 보여준 것은 두 갈등이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입니다.
  • 셋째, 개입 시점은 네 가지 신호로 판단하십시오. 주어, 과거, 청중, 그리고 정보.

 

갈등을 다루는 일은 리더의 업무 중 가장 피하고 싶은 종류입니다. 잘 해도 티가 나지 않고, 잘못하면 양쪽에서 원망을 듣습니다.

그래서 많은 리더가 성숙함이라는 이름으로 기다립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동안 자라는 것은 성숙이 아니라 진영입니다.

리더는 원래 힘든 자리입니다.
끊어야 할 갈등 중인 팀원들이 있다면 이번 주에 그 두 사람을 각자 15분씩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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