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장인 정신이 담긴, 위스키 애호가들의 최애 위스키 "스프링뱅크(Springbank)"

한땀한땀 정성을 다해 만드는 아름다운 위스키, 스프링 뱅크 이야기

2024.12.08 | 조회 7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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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 한주 잘 보내셨나요? 지난 한주는 엄청 길게 느껴졌던 한 주 였던 것 같습니다. 역사책에서나 보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고, 급변하는 매순간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게 정말 현실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선택과 불합리, 안그래도 어려운 경기에 많은 국민들이 너무나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극대화시켜버리는 상황들에 슬픔과 개탄을 느끼며,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에게 책임감이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치 성향이나 갈등 따위를 떠나서,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상황이 보다 빠르게 안정화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사실 저에게 지난주는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의 시작이었는데요, 그래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보고 1년 간의 소회도 함께 나누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여러가지로 뒤숭숭하기도 한 요즘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2024년을 따뜻하게 마무리하는 소중한 시간들로 매 순간의 작은 행복을 누리는 연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의 주제는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정말 큰 사랑을 받는 위스키 "스프링뱅크(Springbank)" 입니다.

스프링뱅크는 스코틀랜드 지역분류에서 캠벨타운 지역의 대표적인 위스키 입니다. 뉴스레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캠벨타운 지역의 위스키를 좋아한다고 여러번 언급 했었는데요, 저 뿐만 아니라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매력이 있는 위스키가 바로 스프링뱅크 입니다. 스프링뱅크는 코로나 시즌에 희소성으로 인해서 엄청나게 가격이 올랐던 적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가격이 많이 안정화가 되었지만, 이 시기의 스프링뱅크 가격 폭등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프링뱅크를 사랑하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스프링뱅크가 위치한 캠벨타운은 스코틀랜드 내 위치상 외진 곳에 위치해있으며, 현재는 가장 적은 수 즉, 3개의 증류소만이 남아 있는 지역입니다. 그렇지만 이 캠벨타운도 한 때는 "위스키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증류소가 있었던 곳입니다. 그말인 즉슨, 좋은 물과 좋은 보리 등 환경 자체는 위스키에 적합하다는 반증이지요. 비록 경제 대공황 이후 운영의 어려움을 겪어 많은 증류소가 망했지만 그 와중에 굳건히 그 역사를 유지하고 있는 증류소가 바로 스프링뱅크 증류소 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외지고 작은 캠벨타운(cambeltown) 지역
다른 지역에 비해 외지고 작은 캠벨타운(cambeltown) 지역

스프링뱅크는 1828년 아치발드 미첼(Archibald Mitchell)이라는 사람에 의해 설립된 증류소 입니다. 그 이후 미첼 가문에 의해 이 증류소가 유지되어 현재까지 5대째 가족 경영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 스프링뱅크는 동일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증류소 중 가장 오래된 증류소 즉,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경영 증류소 이기도 합니다.

아치발드가 이 증류소를 만들었을 때에는 합법적인 자격을 얻지 못한 채 증류소를 설립했었습니다. 그래서 아치발드는 그의 사위인 "윌리엄 리드"라는 사람에게 이 불법 부지의 증류소를 맡기게 되지요. 이 윌리엄 리드는 합법적인 지위를 획득하여, 스프링뱅크 증류소를 "공식적으로" 설립하고, 이 증류소를 합법적인 증류소로 만들게 됩니다. 그러다가 스프링뱅크에 재정적인 문제가 생기게 되면서 윌리엄 리드는 스프링뱅크 증류소를 아치발드의 두 아들 존(John)과 William(윌리엄)에게 팔아버리면서 존 미첼과 윌리엄 미첼 형제가 스프링뱅크의 소유권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아치발드의 두 아들이 스프링뱅크 소유권을 받고 얼마지나지 않아 스프링뱅크에는 엄청난 호재가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킬마녹의 "존 워커"라는 위스키 블렌더가 스프링뱅크의 몰트 위스키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스프링뱅크를 찾아와, 스프링뱅크 몰트 위스키를 118갤런이나 구입합니다.

킬마녹의 존 워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으신가요?ㅎㅎ 바로 이 존 워커가 조니워커의 창시자 존 워커 입니다. 조니워커 위스키를 다뤘던 뉴스레터(아래 참고)에서 존 워커가 위스키를 블렌딩하여 "워커스 위스키"로 판매하여 대박을 냈다는 이야기를 드렸었는데요, 바로 이 때 활용했던 몰트 위스키 중 하나가 캠벨타운의 스프링뱅크 위스키였던 것이지요. 

이 것을 계기로 다시한번 캠벨타운 위스키 수요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나름의 대박 행진을 이어가던 스프링뱅크는 점점 사업적 성과를 내고 있었지만, 회사를 경영하던 형제 사이에는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동생인 윌리엄이 따로 나가 새로운 증류소까지 설립하게되지요. 윌리엄이 이 때 세운 증류소가 글렌가일 증류소이며, 여전히 캠벨타운에서 위스키를 생산하는 증류소로 남아있는 곳입니다. 윌리엄의 탈주로 형 존(John)은 아들인 알렉산더 미첼을 새로운 사업 파트너로 영입하여 J&A Mitchell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지요.  

스프링뱅크 위스키에 "장인 정신이 담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스프링뱅크는 여전히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고수하는 증류소이며, 하나하나 정성스러운 수작업을 고집하는 증류소이기 때문입니다. 스프링뱅크는 몰팅부터 병입까지 위스키 제조를 위한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진행하는 몇 안되는 증류소 입니다. 

그 중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바로 "플로어 몰팅"을 고집한다는 점입니다. 몰팅이란 맥아 즉, 보리의 싹을 틔우는 과정인데요, 발아된 보리에서 뿌리가 자라지 않게 하기 위해서 사람이 직접 삽으로 몰트를 계속 뒤집어 주면는 과정을 플로어 몰팅이라고 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증류소는 자동화된 몰팅 과정을 도입하거나 몰트 제조 업체에게 맡기기도 하는데요, 스프링뱅크는 이 몰팅 과정을 100% 플로어 몰팅으로 진행합니다. 플로어 몰팅은 사람이 직접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들 뿐 아니라, 보리를 뒤집는 과정이 수백번, 수천번 반복된 작업을 해야하는 지라 굉장히 고되고 힘든 작업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플로어 몰팅을 오래해온 몰팅 장인에게는 어깨가 아래쪽으로 쳐지게 되는 고질병이 생기기도 하며, 이런 고질병을 일컫는 말이 "몽키숄더"인데요, 한 위스키 회사에서는 이를 따서 "몽키 숄더"라는 위스키를 만들기도 했지요. (요즘은 꼭 삽이 아니더라도 보리를 뒤집는 기계를 활용하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고된 작업임은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플로어 몰팅으로 만들어진 자체 생산 몰트를 사용하여 몰트를 자급자족하는 스프링뱅크의 장인 정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인공적인 색소를 첨가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마지막 병입 과정에서 위스키의 도수를 맞추는 과정에서도 위스키를 만들 때 사용했던 증류수를 활용합니다. 위스키 원액을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을 마지막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활용하여 스프링뱅크 위스키의 고유함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지요. 뿐만 아니라 스프링뱅크 위스키는 2.5회 증류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보통의 위스키가 2회 정도의 증류 과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2.5회 증류라는 과정을 통해서 더 스프링뱅크 다운 위스키를 생산합니다. 

스프링뱅크 증류소에서는 스프링뱅크 위스키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롱로우(Longrow)", "헤이즐번(Hazelburn)" 위스키도 함께 생산하며, 엄밀히 말하면 킬커란을 생산하는 글렌가일 증류소도 스프링뱅크 증류소와 주인이 같습니다. 글렌가일 증류소는 스프링뱅크 설립자 아치발드 미첼의 아들 윌리엄 미첼이 탈주하여 만든 증류소였는데요, 스프링뱅크를 중심으로한 "롱로우(Longrow)", "헤이즐번(Hazelburn)" 그리고 글렌가일 증류소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 이어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스프링뱅크 증류소는 너무 많은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적당한 이익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요가 많더라도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적정한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스프링뱅크 위스키는 너무나 좋아하는 위스키고, 주로 바에 가면 가장 먼저 찾는 위스키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전에는 엄청나게 희소한 위스키는 아니었는데 코로나 시기에 인기과 가격이 함께 급등하면서 한 때는 찾아보기 힘든 위스키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처음 위스키를 좋아하기 시작하던 5-6년 전에는 10만원 초반이면 살 수 있었던 스프링뱅크 10년이 지금은 30만원대에 팔리고 있으니, 위스키 붐이 불면서 스프링뱅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스프링뱅크 10년
스프링뱅크 10년

스프링뱅크의 입문 라인업인 스프링뱅크 10년은 저에게 말그대로 "밸런스가 좋은" 위스키 입니다. 바닐라향과 함께 프루티한 사과향 같은 달달함이 함께 느껴지면서도 캠벨타운 위스키 특유의 약간의 스모키함과 짭짤함이 더해져서 오묘한 맛의 조화를 십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강렬한 맛과 향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심심한 맛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여러가지 향들의 조화로움에서 오는 맛을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위스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위스키 바에 같이 가는 지인들이 위스키 추천을 요청 할 때, 스프링뱅크 10년을 많이 추천하는 편입니다. 보통 저는 위스키 첫 잔에 캠벨타운 위스키 추천을 많이 하는데요, 스프링뱅크 10년이라는 선택지가 있다면 맛과 향의 조화로움은 물론이고, 요즘 희소하고 핫한 위스키인 "스뱅"을 먹어봤다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 이 선택지를 고민없이 추천 합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은 스프링뱅크 이야기를 다루면서 스프링뱅크에 대해서만 다루었고 스프링뱅크에서 생산되는 다른 위스키와 같은 주인을 가진 위스키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요, 이 이야기들은 다음주에 이어서 재미있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상황들로 인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야할 시기에 계절을 잊게 되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회 이슈들에 대한 관심은 놓지 않되, 우리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이 계절만의 소중한 시간들은 충분히 행복하게 누리시길 바라며, 오늘의 뉴스레터를 마치겠습니다. 저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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