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것들의 실은 내것이기도 한 것에 관하여

구독자님, 타이밍이란 뭘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최근의 레터 주제를 정하는 게 이상하리만치 전과 달리 부대낌이 있었어요. 사는 게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은데 이전처럼 마음을 콩 울리는 기사를 만나는 일도 별로 없는 것 같고(그러다 뒤늦게 모 메일링 사이트에서 발견하기도 하지만요😰), 무언가를 엮어 주제를 만들고 싶은 맘, 혹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참 잘 자라지 않는데요. 지난 레터에서 인용했었더 시구절, '제목이 없는 하루'라는 것처럼 세상에 이름을 갖고 살아가는 날들이란 얼마나 될까요. 고작 전 생일 정도가 떠오를 뿐인데,'유니클로'가 올해로 창업 40주년 그 감사제를 일본에서는 24일부터 시작했어요.  시기상 특정 브랜드를 광고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다소 고민이 되었지만, '감사제'라는 건 사실 세일의 다른 말일 뿐인데도 그렇게 이름을 달리함으로서 바겐 기간의 의미도 다르게 전달되고, 아마 곧 이런 게 이 브랜드를 40년간 지속 가능하게 했던 이유 아닐까 싶어지기도 해요.  그러니까 매일을 매일이지만 단 한 번의 오늘처럼.

사실 어패럴 분야에서 40년짜리 브랜드를 찾는 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이건 거의 동양의 '갭'으로 우뚝 성장했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는데, 아무튼 그를 기념해 교토에선 전통 화과자점 '쿄카시도코로 코게츠(京菓子處鼓月, 교토의 화과자 가게 코게츠)와 콜라보, 유니클로 로고가 새겨진 센베이를 선착순 선물 행사가 열려요. 오래 전 긴자에 '유니클로'가 오픈 할 때 오픈 전 대기중인 사람들에게 아마도 단판빵을 돌리기도 했는데, 실은 여기엔 스토리가 있어 1984년 6월 2일 히로시마에 '유니클로' 1호점을 오픈했을 당시 비가 엄청 내리던 가운데 일찍부터 매장을 찾은 이들에게 단팥빵과 우유를 제공했다는 기록이 있거든요. 그 후, 아마도 이는 매 '감사제'마다 지속되었고, 곧 이게 이들의 감사를 전하는 마음의 상징이 아니었을까 싶어지는데요. 그래서 이번엔 빵이 아닌 화과자가 등장, 올해 창업 79주년을 맞는 교토 전통 과자집과의 손님 맞기에 나서는 모양이랄까요. 센페이의 파삭함을 유니클로의 여름 패션과 매칭하는 맛을 구현했다고 하는데, 오늘도 별 거 아닌 오늘 같은 건 그러니까 아마...괜찮은 걸 수도 있는 거겠죠? 일단은 40년, 70년 그리고 35년으로 준비해봤어요.🙇‍♂️

 👗 ESC적 옷의 미래를 고민하다, 유니클로의 40년+의 철학  

하루 이틀 1년 2년 그렇게 40년. 사람 나이야 몇 번 허걱허걱 놀라고 나면 어느덧 중반 접어들어 버리는 세월이라지만, 기업이 40년간 하나의 브랜드를 지속한다는 것 어떤 장수의 비결이 필요할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가장 부러운 것 중 하나가 '유니클로'이기도 하거든요. 단지 옷 하나 팔고 사는 브랜드가 아니라 그들 말하길 '라이프웨어'를 실천하듯 지속 가능함의 가치를 꾸준히 추구하는 무언가, 그게 무엇이든 일단 믿음 갖고 함께할 수 있다는 건 현대 도시를 살며 필요한 것이라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에 더해 SGDs, 이제는 꽤나 흔한 일반 명사처럼도 되어버렸는데 이를 실질적 실천해온, 그리고 하고있는 현재 진행형의 가장 가까운 예시는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를 관활하는 게 현 유니클로의 '서스태너빌리티 활동 기획부.' 이전 '사회 공헌실(社会貢献室)'을 재단장한 조직인데요, 제품의 리사이클링, RE.UNIQLO랄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동북 지역 부흥 응원 프로젝트, 그리고 Clothes for Smiles과 같은 각종 사회 기여적 프로젝트가 여기서 기획, 실행되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를 담당하는 글로벌 마케팅부 부장인 셸퍼 에이코 씨가 말하길 '이건 사실 우리 모두의 일이에요' 유니클로의 마흔 살, 나에게도 무언가의 의미를 갖고 찾아온 하루일까요.

 🥼 예쁘고 멋지기만 해선 부족한 시대에, 아이돌과 손을 맞잡으며  

Q 유니클로의 사회 공헌적 활동의 배경은 무언가요.

셰르파 에이코 2006~2007년 무렵 뉴욕이나 파리에 매장을 출점할 때, 대표인 야나이 타다시 씨가 해외 주요 인사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해요. '유니클로'는 자국에서 어떤 공헌을 하고 있습니까'라고요. 당시 이건 매우 충격적인 질문이었는데, 곧 단순히 싼 값에 품질 좋은 옷을 만들고 파는 것만으로는 인정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글로벌 진출을 함에 있어 '유니클로'의 기업 자세, 점포를 확장함에 있어 해당 국가에 공헌, 기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그를 실행하기 시작한 게 처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난민, 재난지역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 것도 20년이에요. 이에 관한 활동도 시간에 따라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셰르파 옷의 지원에서 시작해, 2011년 무렵에는 '난민 고용', '난민의 자립 지원'으로 확대해갔어요.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옷을 공급하는 것 뿐 아니라, 보다 포과적으로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유니클로 점포에 난민 스태프를 채용하기 시작했고, 일본에서만 27명의 직원들이 현재 일하고 있어요. 해외의 경우 미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에 유니클로 점포에서 동일한 방식이 채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부점장으로 활동중인 스태프도 있고 긴자와 같이 외국인 손님이 많은 매장에선 영어나 프랑스어 등 모국어를 발휘하며 활약중입니다.

Q 단순히 옷의 리사이클이나 지원이 아닌, 이와 같이 난민 문제로 확대되면 국제 여타 기관들과의 협업이 불가결할 것 같아요.

셰르파 UNHCR와는 옷의 지원활동 떄부터, 그리고 '플랜 인터내셔널'과는 2012년 'Clothes for Smiles'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하고 있어요. 그 무렵 저희 회사 차원에서는 난민 뿐 아니라 차세대 아이들에 대한 지원도 고민하던 중이었고, 따라서 지원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을 즈음에 위의 기관들과의 협업이 주효했다고 생각해요. 이후 방글라데시, 가나, 짐바브웨 같은 곳의 차별로 힘듦을 겪는 여자 아이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출범했습니다.

Q 활동의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어요.

셰르파 사내 동향으로서는 2016년 즈음 부서명을 '서스태너빌리티部'로 변경, 활동을 사업의 일환으로서 일원화하는 흐름이 있어요. 그에 더해 상품을 리사이클 소재로 재사용하거나 CO²삭감 목표를 정하는 것과 같은 환경에 대한 활동 사업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마 이는 저희 뿐만 아니라 지역 공헌, 사회 공헌에서 시작 환경에 대한 대응 체계로 이어지는 어프로치가 적지 않을 것 같아요.

Q 반면 민간 기업이기 떄문에 갖는 과제도 있을 것 같아요.

셰르파 과제는 다양하게 존재해요. 예를 들어 난민 지원 관점에서 말하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좀 더 '나의 일'로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 활동을 시작했을 무렵 세계 난민 수는 5천만 정도였어요. 이것도 충분히 많은 숫자인데 현재는 1억명을 넘었고 세계 정세는 점점 더 악화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더 이를 나의 일처럼 생각하며 다양한 문제와 간접적으로 지원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셰르파 연간 행사로 실시하고 있는 건 2022년 시작한 '채리티 티셔츠 프로젝트 PEACE FOR ALL가 있어요.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저명인들에게 볼란티어 티셔츠의 디자인을 의뢰해 제작하는 것이고, 판매 이익은 전액 빈곤 차별 폭력 분쟁 전쟁의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위한 국제적 단체에 기부하고 있어요. 손님들로부터 반응도 좋아서 '옷을 사는 것만으로 지원, 기부할 수 있어 기쁘다'는 평이 많았고 '유니클로를 통해 지원을 할 수 있어 안심감이 있다'는 감사한 말씀도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3년에는 UNHCR가 발족한 '유스 난민 아트 콘테스트'에 공동 개최자로 참가하고 있고, 전세계 4천명 이상의 응모가 있었어요. 선발된 5명의 수상 작품을 '유니클로' 티셔츠로 제작, 2024년 2월부터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티셔츠는 1장을 구매해주실 때마다 3US 달러 약 441엔이 UNHCR을 통해 난민 지원 활동에 쓰이는 구조에요. 그 티셔츠 콜렉션의 이름은 HOPE AWAY FROM HOME이었습니다.

Q 이와 같은 활동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자리에서 필요해질 것 같다 느끼는데요. 이를 원만히 진행하기 위한 성공의 포인트, 비결은 뭘까요.

셰르파 상품을 기획할 때 대부분 '멋있다' '귀엽다'라는 반응을 얻기를 바라는 게 가장 클 거에요. 하지만 단지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할 게 아니라,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온전히 담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에 더해 지원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 다만 매번 같은 형태가 아닌, 다양하게 진화시켜가면서 실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더불어 '유니클로 쯤 되는 기업이니까 할 수 있지'라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쯤'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기업, 개인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요. 사회 공헌, 지원의 활동이란 건 역시나 혼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늘 협력하고 공감하는 파트너와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 'Don't Buy This Jacket' 파타고니아가 도쿄에 수리 매장을 차린 전략 아닌 이유 

구독자 님, 그렇다면 74년은 어떨까요? 40년 70년 말은 참 쉽지만 오랜 세월 꾸준히 일상 곁에 살아 남은 브랜드들이란, 비단 물건 하나가 아닌 그를 통한 가치의 실천을 보여준다고도 느끼거든요. 이제는 국내에서도 제법 대중적인 아웃도어 브랜드가 된 미국의 파타고니아가, 오는 6월부터 약 두 달 간 도쿄 시부야에서 중고품을 수선 판매하는 팝업을 가져요. 이미 단장을 마친 2층 매장 외벽엔 커다란 주홍색 숏팬츠 하나와 함께 '패션이 아니야(ファッションじゃない)'란 말이 적혀있는데, 옷을 입는다는 것 이제는 하루하루의 옷차림으로 끝날 일이 아닐 것 같아요. 매일같이 쏟아지는 폐수거함의 입던 옷들, 다 어디로 가 무엇으로 남을까 생각해 본 적 있을요. '파타고니아'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건 무엇보다 '제품을 순환하게 하다'라는 것이라 말했는데요, 전 뒤늦게 겨울옷을(이제서?) 정리하며 패딩의 드라이 클리닝비가 이렇게나 비쌌어? 실감하며 옷을 오래 입는다는 것의 생각보다 커다란 무게를 실감하기도 했는데, 시즌이 지났다고 새 시즌에 맞는 옷을 쇼핑하는 일, 아마 우리 일상이 따라가기엔 한숨도 무거워질 것 같아요.

아무튼, 그래서 시부야의 '중고의 파타고니아'를 판매하는 매장은, 기존 매장의 수거 서비스를 통해 추려진 제품을 세탁, 필요한 경우 전문 엔지니어에 의한 리페어 과정을 거쳐 티셔츠와 팬츠, 가방과 모자 그리고 각종 아웃도어 의류와 물품들이 전시, 판매되어요. 사실 중고라고 하면 예전엔 더럽고 남이 쓰던 것이란 이미지가 강했지만, '파타고니아'에 이어 이야기할 '아크테릭스'와 마찬가지로 어패럴 업계가 리페어 서비스에 부쩍 힘을 싣고 있는 게 요즘이기도 하거든요. 특히나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기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한지라 그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품질 검증이 이루어졌고, 다만 그래서 제품 컨디션에 따라 가격은 제각각.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 특징상 디자인의 좋게 말하면 보편성, 나쁘게 말하면 개성이 떨어지는 탓에 오래 전 시즌 옷을 구입한다 해도, 비교적 무방하다는 이점이 있달까요. 애당초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이자 타고난 등산가이기도 했다는 이본 슈나드 씨는 무엇보다 옷의 품질에 집착, '영구성을 기본으로 기능적이며 아름답고 유행에 좌우되지 않느 심플함'을 추구했다고도 하거든요. 그런데 별로 아웃도어스럽지도 않은 제 옷장에 파타고니아, 왜 걸려있을까요.

그에 더해 '리크래프트' 코너에선 중고 제품의 코디 전시와 더불어 리메이크한 제품도 소개가 돼요. 다반 이전 '유니클로'의 'Re-Uniqlo'가 보여주었던 재활용의 방식도 이와 비슷했고, 옷의 상처가 난 부분에 브랜드 로고를 달거나 혹은 다른 제품의 일부 옷감을 가져와 패치워크하는 등, 추가 공정을 통해 오래 됐지만, 전과 다른 새로운 1착을 만들어내요. 그리고 이게 바로, 새로운 부가가치가 아닐까요. 그리고 이를 위한 리페어 작업은 도쿄 인근 인기 관광지 중 하나인 카마쿠라(鎌倉)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다면 '리크레프티드 by 재팬' 쯤 되어줄까요. 이 말 하는 이유는, 점점 더 물건이란 만들어진 생산지보다, 사용되는 생활 거점을 기반으로 움직여줄 것만 같거든요. 지난 주, 또 하나의 대표적 노포 아웃도어 브랜드 이번엔 캐나다의 '아크테릭스'는 무려 다이칸야마 고급 주택가에 앞으로의 개발 거점이 될 센터 TCC를 오픈해버렸어요. 일본에서 이 브랜드 유독 인기가 좋다고는 느꼈지만, 이제 그 팬심 또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진화해가는 걸까요.

 🦅 브랜드의 생활자 회귀 노선, '사용하는 곳에서 만들다' 

아마도 노스페이스에서 스노우피크, 그리고 파타고니아거나 지금은 아크테릭스. 아웃도어 브랜드의 근래 흐름을 좀 적어보았는데요, 이와 같은 옷들은 대부분 산이나 심지어 '파타고니아'의 경우 군수 용품을 만들어졌던 게 시작인데, 어찌어찌 이렇게나 일상 지근거리에 상륙해 있을까요. 하지만 옷의 좀 다른 퍼포먼스, 즉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 적응 가능한 옷들로 살아온 만큼, 위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복식의 가능성, 그 알려지지 않은 미래적 포텐셜은 어쩌면 현재 우리가 입고있는 일상복같은 아웃도어룩, 그 이상일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 도쿄에선 캐나다의 1989년 창업 올해로 35년을 맞은 아크테릭스(Arc'teryx)가 앞으로의 미래적 브랜드 기술 개발의 거점으로 '도쿄 크레에이션 센터, TCC'의 문을 열었어요. 엄연히 북미 쪽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던 브랜드임에도 내일을 위한 둥지를 동아시아에 튼 셈인데요, 유럽과 북미 지역을 제외하면 첫 번째 해외 직영 기술 센터의 오픈이고, '아크테릭스'를 관할하는 '아메아스포츠'의 일본 지사가 아닌, 본국의 메인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을 한다고도 전해요. 무언가 장소만 도쿄가 되었을 뿐, '아크테릭스'의 새로운 내일은 동일본에서 시작하는 것처럼도 느껴지는데,

여기서 잠시 기업 구조에 관한 설명을 하면요, 사실 '아메아 스포츠' 2018년 중국의 스포츠 업체 '환타' 산하로 들어가면서, 사실상 중국의 지분이 매우 커진 상황이에요. 그런 이유로 지난 해 긴자에 오픈한 '아크테릭스' 매장엔 중국인 관광객이 쇄도했다고도 하는데요, 애초 클라이머이기도 했던 데인 레인, 그리고 제레미 가드 씨의 고성능 하네스를 만들겠다 다짐했던 그 '초심'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무튼, 그야말로 인터내셔널한 브랜드 확장이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이 TCC 위치하는 곳 또한 인상적이거든요. 다이칸야마, 그 중에서도 2천년대 초 책 문화의 결정적 변화를 만들어냈던 츠타야의 다이칸야마 지점, T-SITE와 지근 거리이고, 그러고보면 츠타야의 모회사 CCC 아니었던 가요. 물론 이건 그냥 별거 아닌 우연이겠지만서도, '아크테릭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수장 케이티 베커 씨는 '이곳을 기점으로 일본의 산악 스포츠 선수, 그리고 가이드, 소재 기업의 기술자와 디자이너 등과 지속 동시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확립하며 브랜드의 스텝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어요. 이건 곧, 앞으로의 아크테릭스, 나아가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의 브랜드를 도쿄 중심으로 확장하겠다는 말이잖아요.

2014년 도쿄 하라쥬쿠에 1호점을 오픈한 '아크테릭스'는 이후 조금씩 시장을 넓혀 현재는 일본 내 모두 14개의 직영 매장, 특히 지난 해 매출은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며 EC와 직영점 모두 평균 60%의 성장을 달성했다고도 해요. 구독자님, 어쩌면 이거 옷이란 만드는 것 보다 입는 것, 곧 물건이란 만들 때보다 입고 사용하면서 알게되는 것들이 더 있고, 그런 이유로 사용자 편에 그 가까이에 함께 선다는 의미는 아닐까요. 최근 환경 이슈도 있지만 '파타고니아'가 굳이 중고품만 모아 팝업을 개최하고, '유니클로' 역시 지속적인 재활용적 활동을 벌이는 것 또한 비단 친환경적, 지구 차원의 장기적 전략만은 아닐 거란 생각도 들거든요. 지구를 위해 자원을 아끼고 친황경 차원에서 탄소 절감을 실천하지만, 늘 이와 같이 대의를 찾다 가장 가까운, 작지만 확실한 가치를 놓치는 일도, 인류 역사상 결코 적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은 브랜드 소비자 곁에 서다? 조심스레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TCC의 안과 밖을 살펴보면 먼저 건물은 주로 아틀리에 건축을 담당하는 '토라후 건축 사무소'가 설계를 했어요. 지난 해 '레드닷 디자인' 대상을 수상한 팀이고,

스포츠 계 작업으로는 2007년 도쿄 하라쥬쿠에 문을 열었던 '나이키'의 '에어포스 1' 스토어 NIKE 1LOVE이 있어요. 안과 밖, 그리고 층간의 이동의 매우 자연스럽게 설계된 디자인이 인상적인데요, 1층엔 브랜드의 아카이브 중 하나인 '알프SV' 재킷이 개발 당시 모델 그대로 걸려있고, 주변엔 일본의 공예품, 장난감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요. 크래프트와 공예, 일본의 민예를 다분히 의식하는 연출이겠죠. 하지만 이 외에는 대부분 미싱이 설치된 테이블이 공간을 차지하고 현장을 방문한 'WWD'의 이소기미 하나미 부편집장은 '일본의 고급 주택가의 고급 제지 공장이 들어선 것 같은 풍경'이라 이야기하는데 제조업과 일상, 물건을 만드는 공장은 늘 우리 삶과는 먼 어딘가에 위치해 어찌할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지만, 오래 전 민예나 공예, 그리고 크래프트라는 건 분명 일상 그와 함께 살고 있었잖아요. 그리고 여기선 스태프의 제조 트레이닝과 샘플 생산 등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그 후엔 일본의 산악 지역으로 샘플을 갖고 이동, 기능성의 현장 테스트와 같은 과정이 진행되는 그림이에요. 그리고 2층은 더욱더 중앙을 기준으로 양옆으로 컴퓨터가 놓인 카운터 테이블 나란히.

디자이너들이 주로 작업을 하는 공간이고, 여기엔 일본의 문화 유산 '망가'를 랜덤하게 전시하면서 '일만 하지 않는 풍경'을 그려낸 듯 싶어요. 마지막으로 루프트탑은 자연 풍부한 옥외 공간으로 꾸며졌고, 벤치는 카리모쿠 창고에 잠자고 있던 삼나무를 별 제조 공정 없이 가져다 썼다고 하는데, 크래프츠맨십의 꾸밈없는 실천일까요. 더불어 지하는 특별한 목적없는 프리 스페이스로 만들어졌고, 케이티 디렉터는 이 공간을 통해 '스포츠선수,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와 기술자 나아가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어울리며 커뮤니티가 생동하는 계기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어요. 곧 개발자부터 소비자까지, 곧 하나의 제품을 관통하는 동시에 관계하는 그러니까 우리 모두. 이 말은 평범한 듯 보여도 사실 좀 비범한 의미를 헤아려보게 하는데요. 사실 캐나다발 브랜드를 한국의 서울이나 일본의 도쿄 혹은 그 어디에서도 입고 소비한다는 거 이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오래 전 물건을 소비한다는 건 곧 만든 자리에서의 일이기도 했거든요. 말하자면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가져온 '만들다'와 괴리된 '쓰다'를 다시 같은 자리에 데려다 놓는, 브랜드와 우리 일상의 관계를 본래의 자리에 돌려놓는 일이라 해석해 본다면, 재활용한 아크테릭스 셔츠 하나 받을 수 있을까요. 사실 전 지난 오사카에서 시간이 부족해, 그보다 자금이 충분치 못해 사지 못하고 돌아온 블랙 컬러의 더 탐나지만요.😋

🧑‍🚒근미래적 위기 시대에 레터 한 통을 새로고침 하는 의미 

구독자님, 때때로 알고보니 '이게 일본 거였어?' 아니면 한국 브랜드였어?라고 뒤늦게 깨닫는 경험 없지 않지 않나요? 요즘같이 글로벌 직구가 일반화 되어있는 시절, 이게 굳이 뭐가 필요한 이야기일까 싶지만, 그럼에도 무언가를 만들어 소비한다는 행위의 스토리,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나에게 소비되고 있을까라는 건 어쩌면 그래서 더 중요해지는 것도 같아요. 필요에 의해서만 싸니까 쓰게되는 소비 생활이란, 어쩔 수 없이 그 주체의 생활을 갉아먹는 부작용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일본에서 재활용 숍을 열고, 미래 전략 센터를 굳이 도쿄 다이칸야마에 오픈한 파타고니아와 아크테릭스의 이야기를, 그리고 '유니클로'의 세계 모든 일이 곧 나의 일이다의 실천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어쩌면 이거 생활자의 관점에서 리테일 업계가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지구 온난화와 더이상 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에 따른 기업들의 친환경 미래적 대책들이지만, 어쩌다보니 그거 우리 삶 지근 거리에 도착해 있는 건 아닐까요. 달리 말하면 생활자의 지금 가장 확실한 오늘만이, 위기 속에 내일을 열어주는 발판이 되어요.

얼마 전 도쿄에선 제가 개인적으로 애정했던(40주년 리뉴얼 이후 전 좀 실망했거든요) 시부야 파르코가 현대 백화점과 콜라보, 행사를 가졌는데, 첫날부터 사람들이 쇄도 입점한 다수의 브랜드들이 완판을 기록했다는 기사가 있었거든요. 그 중 배우 박서준이 입어 인기를 끈, '한섬' 출신 디렉터들이 다수 일하고 있다는 'NOICE'는 600만엔의 매출을 올렸고,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는 무려 3천만 판매 기록을 달서했다고도 해요. 일본에선 줄여서 '마리떼'라고 부르던데, 한국 브랜드였나요? '노이스'라는 브랜드도 전 이번에 알았거든요. 단순히 나이탓, 세대 차일지 모르지만 브랜드가 돌고 돌아 타국에서 여기가 아닌 저기에서 (더욱) 빛이 나는 현상, 이젠 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전 어딘가 요즘의 이와 같은 일들이, 옷이란 만든 사람의 자리보다 입는 사람에서 더욱 완성되어 가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더불어 위의 사진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평당 2천만엔을 육박한다는 그 금싸라기 복판에 쇼와 20년대부터 무려 80년넘게 망하지 않고 영업중인 밤과자 가게 '텐신 아마구리(天津甘栗)'의 모습이에요.

150그람 한 봉지에 500엔, 300그람에 1천엔. 2대째 가게를 이어가는 올해 예순 다섯인 후지야마 미츠오 씨는 '맛있는 걸 계속 만들고 있으면 달콤한 밤과자 냄새처럼 입소문은 퍼지기 마련이에요'라고만 했는데 무언가를 만들고 소비한다는 것, 결국은 나의 보금자리를 잘 지키고 있으면 되는 일일까요. 레터를 시작하고 어느덧 4년차, 조심스레 시즌 2를 시작해보려 해요. 자세한 변경 사항은, 레터 메인 페이지에 갱신해 적어둘게요. 왜냐면, 내일은 분명 오늘의 새로고침 그 이상일 테니까요.😉

🐕 다음 주, '야마테센의 뉴스배달부 시즌2' 1호를 밤 혹은 아침에 발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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