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엑셀과 노션으로 관리하는 보물

기록의 힘

2023.07.08 | 조회 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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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일하고 배우고 느낀 성찰을 나눕니다

기록의 중요성을 감사 일기로 다시금 느낍니다. 노션을 쓰기 전 저는 엑셀 마니아였어요. 한때는 엑셀 활용 도구를 책으로 낼까 생각도 했는데요. 그중 유용한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지금도 애용하는 북 리스트

1993년부터 기록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정확한 독서 기록을 남긴 건 2018년 5월 말부터입니다. 초반엔 완독하지 않은 책도 입력했는데 대부분이 완독 기록입니다. 현재 876라인이니 내년 초에는 1,000라인을 돌파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가끔 읽은 책을 또 읽기도 하는데요. 헛갈릴 때는 이 리스트로 확인하고요. 한줄평으로 책의 느낌을 떠올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엑셀에 남기지만, 매일 독서 습관 쌓기 모임에서 다른 분들과 함께 노션으로 기록을 남겨 이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집단 지성을 활용한 독서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는 셈이죠. 양쪽으로 관리하니 뭔가 든든합니다. 

북 리스트 중 2023년 6월 완독 내용(좌) 매일 독서 습관 쌓기 모임 독서 기록 노션 페이지(우)
북 리스트 중 2023년 6월 완독 내용(좌) 매일 독서 습관 쌓기 모임 독서 기록 노션 페이지(우)

집에 쌓아두고 읽지 않은 책이 많아서 그 책 목록도 엑셀로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지만 참고 있습니다. 너무 대공사일 것 같아서요. 책장 정리하는 게 더 두렵네요. 사실 쌓이는 책을 둘 공간이 없어 정리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한창 공부할 때 전공 서적 100여 권을 엑셀에 정리하고 어느 수업에서 다루었는지도 기록했는데 말이죠. 전공 서적은 원서도 많고, 비싸기도 해서 두 번 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했습니다.

┃행운 리스트

시드니 셀던의 《게임의 여왕》 원작 소설 미국 드라마가 상영된 적이 있는데요. 당시 '게임의 여왕'을 패러디해서 저를 '이벤트의 여왕'이라 불렀어요. 어린 시절 방송국에 엽서를 보내어 전자레인지와 전기장판을 받은 것으로 시작했죠. 이후 각종 사연, 소비자 의견, 네이밍 공모전 같은 데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소하게 당선되었습니다. 명함 추첨 같은 무작위 추첨은 잘 안되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단 한 번 방문한 축구장에서 추첨으로 에버랜드 연간 회원권 2장을 받은 기억도 납니다.

아들을 한일 청소년 캠프로 일본에 4박 5일 무료로 보낸 게 지금까지 가장 받은 가장 큰 이벤트 선물입니다. 너무 신나서 아들을 인천 공항에 데려다주다 과속 위반 카메라에 찍혀 벌금 6만 원을 냈어요. 이때가 2008년 6월 25일이네요. 

2008년은 정말 뭘 해도 되는 해였어요. 너무 신기해서 기록을 남겼답니다. 작게는 도서부터, 영화 시사회, 욕실 클리닝 서비스, 워커힐 아이스 링크 사용권까지 총 33개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2018년까지 남긴 행운 리스트 기록을 보니 3번이나 비행기 무료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를 받았네요. 그 이후엔 없엇지만요.

얼마 전 우연히 참여한 인스타 이벤트에서 1등 당첨 소식을 들었습니다. 상품권을 보내어 준다기에 기뻤습니다. 사실 잊고 살아서 그렇지 기록하면 생각보다 행운이 많습니다. 항상 좋은 일만 넘치지는 않지만, '왜 나에게만 이런 불행이 닥치나?'와 같은 불평이 쌓일 때 열어보면 생각보다 넘치는 행운에 감사합니다. 내친김에 이제라도 다시 기록하려고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2008년 행운의 기록(좌)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로 장식한 노션 페이지(우)
2008년 행운의 기록(좌)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로 장식한 노션 페이지(우)

끌어당김의 법칙일까요? 리스트를 만들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살며시 다가왔습니다. 인생에는 행운만 있을 순 없지만, 행운 리스트를 정리하며 불행은 바람결에 날려버리고 행운은 계속 기억하며 보관하려는 마음입니다.

┃문화생활 리스트

문화, 강의, 여행, 행복의 순간, 칭찬의 순간, 나라는 사람, 내 인생이 카피, 일정 관리 등 제 노크북에는 엑셀 파일이 넘쳐납니다. 꾸준히 업데이트하지 않고 멈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여행은 나중에라도 필요할 것 같아 엑셀로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출장을 포함하여 같은 장소에 여러 번 갔기에 몇 번째 방문인지도 표시하며 관리합니다. 전 직장에서는 6년 동안 총 19번의, 현 직장에서는 6년 동안 총 22번의 출장을 다녀왔네요. 가장 많이 다녀온 곳은 싱가포르로 총 12번입니다. 여행의 경우 출장인지 개인 여행인지의 구분, 일정, 장소, 활동, 동행, 마일리지, 횟수를 기록합니다. 누적 마일리지를 항공사별로 따로 관리하여 우수 회원을 연장하려고 노력합니다.

문화생활과 강의는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인데 그동안 기록을 멈추고 달렸습니다.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 다시 기록하기로 마음 먹고 아예 모닝 페이지 안에 링크를 넣었습니다. 함께 기록해도 돼서 하나의 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이 기록을 보면 제가 얼마나 풍성한 생활을 하는지 알 것 같아요.

2011년 문화생활의 기록(좌) 강사 칼럼도 추가한 문화 생활 노션 페이지(우)
2011년 문화생활의 기록(좌) 강사 칼럼도 추가한 문화 생활 노션 페이지(우)

엑셀은 수식에 적합한 도구라 가계부는 엑셀로 템플릿을 만들어 사용합니다. 반면 이런 일상의 기록은 노션이 더 편합니다. 더군다나 저는 노션 페이지로 매일의 루틴을 체크하고 모닝 페이지를 쓰기 때문에 접근성이 훨씬 좋지요. 멈추었던 기록의 끈에 매듭을 단단히 지어 다시 연결하려고 합니다. 가끔 보물창고를 뒤져 새롭게 개편할 건 없는지 살펴봐야겠어요.

독서 기록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행운 리스트를 보며 언제나 행운이 함께 한다는 평범한 진실을 깨닫고, 문화생활 리스트를 보며 풍성한 삶에 감사를 느낍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가지고 있거나 누렸던 것을 잊고, 부족하고 잃은 것만 슬퍼하고 후회합니다. 예금 통장처럼 내 삶의 보물을 잘 관리하렵니다. 여러분의 보물 창고에는 뭐가 담겨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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