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lune을 사랑한 테오 ep08

La lune, Où es-tu ?

2022.12.19 | 조회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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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참 예쁘다

지구의 자전, 달의 공전 사실은 로슈한계 거리였다.

#01 이 시간을 모두 기워 입고서 🗓️221219

날이 찼다. 1월의 온도에서 한입 베어 낸 영하 -10도. 추운 날씨였지만 습도는 높았고, 공기는 나이브하게 너와 나 사이를 가득 매웠다. 시간은 틱톡틱톡 흘렀다. 시간이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테오는 시간 속에서 Luna를 찾아 집어 올려 모으기 시작했다. 밤하늘에 비쳐진 그림자. 하지만 테오의 손끝이 닿자 곧 실체가 된다. 그렇게 모은 Luna를 뜨기 시작했다. 먼저 코를 잡고. 겉뜨기와 안뜨기를 반복했다. 어느새 시간의 편물이 조금씩 모양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바이올렛 가디건은 그렇게 완성됐다. Luna의 오물거리는 입에선 하얀 입김이 피어오르지 않았다. 이상하다라는 의문을 품은채. 완성된 가디건을 입혔다. 추위는 바람빠진 풍선처럼 쭈그러들었다.

 

기워 입고서 시간의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빨갛게 시작해서 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으로 얼마만큼 시간이 흘렀을지 . . . 드디어 바이올렛 실이 뽑히기 시작했다. 정성스럽게 실을 뽑았다. 어느샌가 바이올렛 실뭉치는 커졌다. " 거대한 붓. 털이 풍성한 검은 붓으로 순백의 한지 위에 점을 찍었다. 바이올렛. 가까이 보니 실뭉치 멀리서 보니 점같은, " 엄지와 검지로 실 한가닥을 길게 잡아 당겼다. 그리고 실을 돌려 둥그런 원을 만들었다.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 매듭을 지었다. 손에 있던 뜨개 바늘. 매듭 사이로 넣었다. 동글한 편물이. 점점 퍼지고, 커지고, 길어진다. Luna의 크기만큼 색이 요동친다.

 

 

*

 

#02 테오의 시

 

 

너에게 닿고 싶어

 

방안의 빛과 소리
거친 숨소리에 초점을 맞춰 정적을 만든
설舌은 엷게 벌려진 어둠속에서 꿈틀거린다.

라룬, 너와 나를 가로막는
물리적 거리와 현실은
우리를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리지

차갑게 얼어붙은 도시, 온기없는 거리
라룬의 심장 박동에서 피어난 불꽃을
두손에 담아 도시와 거리에 옮겨 심었지.

사랑은 라룬과 나를 위한
운명도 욕망도 아닌
불가해적이며 우리를 시험하는 시험관이야

라룬, 너에게 닿고 싶어
허리와 팔을 쭉 뻗어
손끝이 실체에 닿고 싶어

 

_테오

 

 

Fin

 

/

 

🗓️2021년 02월 24일
우리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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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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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lune

    1
    3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남긴이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 2023 달이 참 예쁘다

지구의 자전, 달의 공전 사실은 로슈한계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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