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한 삶
일타강사 이지영씨는 강연 중 화면에 ‘59억원’ ‘219억원’ ‘39억원’이라는 숫자를 나란히 띄웠다. 2017년 기록한 매출이다. 그는 “여러분은 저 돈이라면 몸을 갈아서라도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나. 지금의 저라면 억만금을 준다 해도 절대로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때까지만 해도 저의 독함이 모두의 표본이 되고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이듬해인 2018년 4월 죽음의 문턱 앞에 섰다. 숟가락 하나 들기도 어려웠고 음식물을 씹을 힘조차 없었다. “턱끝까지 죽음의 공포가 올라왔고 모든 신체 수치는 죽음을 향하고 있었다. 복귀는 불투명했고 강의 중단으로 인해 배상 해야 할 금액은 매우 컸다. 무슨 죄를 지은 걸까 싶었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할 때 열심히 하고, 한 분야에서 성공하라고 할 때 성공을 위해 뼈 깎는 노력을 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더라.”고 회상했다.
“피곤에 지친 수험생에게 ‘하루에 3시간 자도 죽지 않는다’ ‘죽을 각오로 공부하라’고 다그쳤다. 쉬어가면서 공부하라고 할 걸, 자신을 학대하지 말라고 할 걸. 너무 늦어버린 그제서야 알게 됐다.”
“세상에는 아직도 독함을 강요하고 성공의 중요한 키워드를 ‘부단한 노력’이라고 주장하는 동기부여식 강의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자책한다. 하지만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큰 선물이 주어지지 않는다. 자신을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성취도 자기 혹사를 위한 변명이 될 뿐이다.”
“스스로 채찍질하는 동안 저는 진짜 중요한 걸 잊었더라. 가장 중요한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원하는 어떤 것도 자신이 존재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 자신을 아껴 달라. 자신에게 좋은 것을 베풀어 달라. 나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만이 진짜 귀한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 책 <여행 말고 한달살기> 김은덕, 백종민
- 이제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부러운 시대다. 한달살기는 시간 부자, 즉 현대에서 가장 비싼 가치를 가진 여행자만이 할 수 있는 여행법이라는 점에서, 긴 시간을 잘 이용하는 사람의 여행법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그 나라 그 도시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 함께 트레킹을 떠난 머리가 희끗한 영국의 노신사는 “나는 이런 풍경을 보기 위해 70년의 세월을 기다렸는데 자네들은 운이 좋구먼”이라고 말했다.
- 그로부터 얼마 뒤, 선행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게 되었다. 길 위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만났을 때 가던 길을 멈추고 도와주는 사람, 즉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는 요건은 학벌, 경제력, 연령이 아니라 시간적 여유라는 결과였다. (…) 결국 마음의 여유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비례함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 한달살기를 다른 말로 바꿔 보자면 ‘시간적 여유’라고 할 수 있겠다. (…) 그저 산책을 하면서 계절이 지나가는 모습을 살펴도 좋고, 누군가에게 선행을 베풀어도 좋다. 시간이 많은 만큼 우리의 마음도 풍요로워질 것이니 사실 무엇을 해도 만족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 독서 인구 감소시대의 책 스타트업
한국 출판 시장은 인구의 5%인 독서 애호가가 전체 책 판매량의 90%를 사들이는 구조다. 인구 30%는 아예 책을 안 산다. 밀리는 1년에 책 한두 권 정도 사는 일반 대중 65%에 주목한다. 밀리가 마케팅 승부수를 띄운 시점이 빨랐던 이유다.
밀리는 책이라는 양식도 계속 파괴했다. 줄글을 어려워하면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으로, 오디오북에도 흥미를 못 붙이면 채팅처럼 대화 형태로 만든 챗북으로, 책을 권유했다.
밀리가 이용자 빅데이터로 일종의 지수를 만들고 이를 서비스에 녹여 넣은 점도 눈에 띈다. 밀리 ‘완독 지수’는 완독할 확률, 완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려주고, 밀리 픽(회원들이 검증한 책), 홀릭(술술 읽히는 책), 마니아(취향 저격이 분명한 책), 히든(아직 회원들이 발견하지 않은 책) 등 책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준다. 이용자들이 책 선택에 보조적으로 지수를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 지수는 밀리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된다. 김 본부장은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밀리가 띄워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첫 사례”라면서 “완독 지수(79%)가 높은 걸 보고, 앱 메인 화면 노출과 오디오북 제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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