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뒤섞이는 카페

서울외계인 뉴스레터 23호

2021.05.01 | 조회 4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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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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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자주 가는 카페가 있어. 요즘 특이한 카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겉보기엔 그닥 튀지 않는 곳이야.

☕️커피가 맛있긴 하지만 그것 때문은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어.

그 카페에서는 손님이 원하는 음악을 직접 틀 수 있다는 것. DJ가 신청곡을 틀어주는 방식에서 변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그리고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까지도 좋은 오디오가 있어. 🔊소리가 정말 훌륭해.

간단히 설명하면 이런 방식이야.

원하는 손님이 카페 주인의 허락을 받고 본인의 📱스마트폰을 카페의 오디오 블루투스에 연결해서 음악을 들려주는 거지. (설명 편의상 음악을 틀어주는 사람을 블루투스 자키라고 하자. 줄여서 BTJ.)

사실 여기까진 별로 특별할 게 없어.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규칙일텐데, 자리에 앉아있는 카페 손님들은 💬오픈채팅방과 비슷한 공간에 함께 들어와 있어. 그래서 음악마다 👍🏻좋아요 또는 👎🏻싫어요를 누를 수 있는데, 싫어요가 채팅 참여자 절반을 넘으면 BTJ는 다음 희망자에게 권한을 넘겨야 해.

재밌는 건 음악을 틀고 싶어하는 손님이 많다는 거야. 대기표를 줘야 할 때도 많아. 그래서 음악이 좋았어도 본인이 블루투스 연결을 너무 하고 싶어서 싫어요를 날리는 사람도 가끔 있는 것 같아. 채팅방에 들어와 있다보니 음악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기도 하고 신청곡을 올리기도 하는데, 음악을 듣고만 싶은 사람은 채팅방에 들어오지 않아도 돼.

BTJ의 성향도 드러나. 카페에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파악해 최대한 그것에 맞추려는 선곡을 하는 사람도 있고, 채팅방에 올라온 신청곡을 무조건 순서대로 트는 사람도 있어. 특이한 유형은, 갑자기 다른 분위기들의 음악 — 예를 들어, 차분한 로파이 힙합을 틀다가 하드록을 거쳐 데쓰메탈로 가는 식 — 을 고르는 사람도 있어. 이 경우, 채팅방에 참여한 사람들의 음악 취향에 따라 극단적인 호불호가 갈리지. 이런 선곡을 하는 BTJ들은 손님들의 취향에 잽을 날리다가 레프트 바디샷 후 라이트 훅으로 안면에 🥊결정타를 꽂는 걸 즐기는 사람들 같애. 그러곤 오늘 내 할 일을 다했다는 표정으로😏 카페를 떠나곤 하지.

좀 오랜 시간 앉아있는 날에는 온갖 장르의 음악을 다 듣는 것 같애. 걸그룹은 물론이고 코스믹 재즈, 포르투갈 파두, 각종 월드뮤직까지. 그런 날엔 커피는 됐고 🍺맥주라도 한 두 잔 해야 해. 살짝 취기가 올랐을 때 음악이 더 잘 들리는 경험은 다들 해봤을 거야.

그리고, 그 카페 오디오 블루투스 이름은 seoulalien이니까 참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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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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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룸

    0
    over 1 year 전

    마지막 한방이 숨막힌다

    ㄴ 답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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