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람, 정말 답이 없는 걸까?"
가끔 저성과자들로 인해 고민을 털어 놓는 팀장님들이 계십니다.
저성과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3개월째 목표 달성률 50%를 맴도는 팀원 때문에 밤잠을 설쳤던 한 중견 기업 팀장님의 지친 표정을 떠올리게 됩니다.
"처음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확신이 서지 않아요. 다른 팀원들도 눈치를 보고 있고..."
팀장님과는 해당 팀원 관련하여 몇 차례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6개월 후 놀라운 반전이 있었습니다. 해당 팀원은 팀 내에서 최고 성과자를 냈다고 하더라구요. 무엇이 팀원이 성과를 내도록 했을까요?
"문제는 그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접근 방식이었어요."
팀장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성과자를 '문제 직원'으로 보는 대신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료'로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성과가 저조한 직원 중 상당수는 원래 우수했던 구성원들입니다. 환경의 변화, 개인적 어려움, 또는 역할에 대한 오해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들과 함께 성장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초기 접근: 용기 있는 첫걸음
1. 회피하지 않는 리더십
"나중에 좀 더 지켜보자"는 생각으로 문제를 미루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리더는 문제 직원에 대한 대응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적시에 단호하게 접근하는 것이 구성원 본인과 팀 전체를 위한 최선의 선택입니다.
문제를 방치하면 다른 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해당 직원도 더 깊은 좌절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 모든 변화의 시작입니다.
2. 객관적 진단의 중요성
저성과자를 대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의 객관적 진단'입니다. 해당 직원의 행동이 팀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리더의 개인적인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아서인지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 직원은 너무 소극적이야"라고 생각하기 전에 "이 직원의 소극적인 태도가 실제로 팀 목표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보세요. 리더의 개인적인 선호나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 구성원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진정한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지도 않습니다.
3. 근본 원인 파악: 4가지 차원의 진단
저성과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 문제로만 단정하지 말고, 외부 요인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음 네 가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진단해보세요:
- 기대 (Expectation): 기대되는 역할과 책임, 보고 빈도, 방식, 기대 결과물 등이 명확하게 전달되었는가?
- 자원 (Resources): 업무 총량은 적정한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 정보, 도구가 충분히 지원되는가?
- 역량 (Competency): 직무에 필요한 지식, 스킬,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가?
- 동기 (Motivation): 역할에 대한 흥미, 헌신, 노력을 보이는가? 개인적인 삶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은가?
이러한 체계적 접근을 통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맞는 맞춤형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개선 코칭: 마음을 여는 대화의 기술
1. 피드백 전달의 4가지 원칙
효과적인 피드백은 성과 개선의 핵심입니다. 다음 원칙들을 기억해주세요.
1) 즉각적인 피드백: 부정적인 피드백은 미루지 말고 정기적으로, 이왕이면 주 단위로 전달해야 합니다. 오래전 일에 대한 피드백은 개선을 위한 정보가 되지 못하고 감정만 상하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명확성 및 구체성 확보: 리더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명확하게 피드백을 전달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완곡하게 표현되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3) 성장 중심 초점: 현재 '못한 것'에 초점을 두는 대신 앞으로의 성장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개발 관점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4) 감정 배제 및 신뢰 구축: 미안해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감정 없이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피드백 수용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2. 마음을 여는 면담 기법
1) 고품질 경청의 힘: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요점을 이해하며, 긍정적인 의도를 유지하는 고품질 경청은 직원이 방어적인 태도 대신 자기 통찰을 하게 만듭니다.
[대화 예시]
❌ 잘못된 접근: "왜 이번 달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나요?"
✅ 올바른 접근: "이번 달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요?"
❌ 잘못된 접근: "당신은 항상 소극적이에요."
✅ 올바른 접근: "회의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눠주시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발언할 수 있을까요?"
2) 열린 질문의 활용: "힘든 것은 없고?"와 같은 닫힌 질문 대신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와 같은 열린 질문을 사용해보세요.
[대화 예시]
❌ 닫힌 질문: "업무에 어려움은 없죠?"
✅ 열린 질문: "현재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 닫힌 질문: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세요."
✅ 열린 질문: "목표 달성을 위해 제가 어떤 지원을 해드리면 좋을까요?"
3) 회고를 통한 학습 유도: 팀의 잘된 점과 개선점을 균형 있게 회고할 때 성과가 더 크게 증진됩니다. "무엇을, 왜 잘 할 수 있었을까?"에 집중하여 강점을 규명하고 이를 다른 업무에 적용할 방법을 함께 논의해보세요.
[대화 예시]
✅ 강점 발견 대화: "지난주 고객 응대에서 정말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그때 어떤 점을 특별히 신경 쓰셨나요? 이런 접근 방식을 다른 업무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건설적 개선 대화: "이번 프로젝트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접근하면 더 좋을 것 같나요?"
3. 현실적인 목표 설정
성과가 부진한 직원에게 달성이 불가능해 보이는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무력감과 동기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신 운영 효율 개선이나 이미 가진 자산 강화에 집중하여 작은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목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화 예시]
❌ 무리한 목표: "다음 달부터는 목표를 150%로 올려서 따라잡아야겠어요."
✅ 현실적 목표: "이번 달에 잘했던 고객 응대 방식을 다른 고객들에게도 적용해서, 먼저 고객 만족도를 80% 이상으로 올려보는 것부터 시작해볼까요?"
성과 개선 계획: 함께 만들어가는 로드맵
1. 구체적인 계획 수립
잠정적인 원인 진단과 면담을 통해 팀원의 문제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이루었다면, 본격적으로 성과 개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4~6주 정도의 기한을 목표로 다음 항목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해보세요
- 기대 역할: 직무에 기대되는 주요 책임 3~5가지
- 개선 영역: 기대치 대비 현재 업무 수행 수준 설명
- 개선 목표: 목표 대상, 수행 수준, 기한 등을 명시
- 실행 계획: 기한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
- 지원 요청 사항: 리더나 조직에게 필요한 지원
[계획 수립 대화 예시]
리더: "우리가 함께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4주간의 개선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요? 먼저 가장 집중하고 싶은 영역이 무엇인가요?"
직원: "고객 응대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 같아요."
리더: "좋습니다. 그럼 현재 평균 응대 시간이 15분인데, 4주 후에는 몇 분 정도로 줄이는 것이 현실적일까요?"
직원: "10분 정도면 가능할 것 같아요."
리더: "훌륭하네요. 그럼 이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제가 어떤 지원을 해드리면 좋을까요?"
2. 지속적인 동행
1) 정기적 점검 대화: 합의한 목표와 행동에 대해 매주 성과 개선 면담을 실시하여 진척도를 점검해보세요.
[주간 체크인 대화 예시]
리더: "이번 주 목표였던 고객 응대 시간 단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직원: "월요일과 화요일은 12분 정도였는데, 어제는 8분까지 줄였어요."
리더: "정말 좋은 진전이네요! 8분까지 줄일 수 있었던 특별한 방법이 있었나요?"
직원: "미리 자주 묻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두니까 훨씬 빨라졌어요."
리더: "아주 좋은 아이디어네요. 이런 방식을 다른 상황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려움 해결 대화 예시]
리더: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 있나요?"
직원: "복잡한 문의가 들어올 때는 여전히 시간이 오래 걸려요."
리더: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계신가요?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볼까요?"
직원: "일단 상급자에게 문의하는데,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돼요."
리더: "그렇다면 자주 발생하는 복잡한 문의 유형들을 미리 파악해서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가 경험 많은 동료와 연결해드릴게요."
2. 다음 단계 준비: 면담과 코칭에도 불구하고 행동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면, 팀 이동, 퇴사 등 다음 단계에 대해 인사팀과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또한 해당 직원과 조직 모두를 위한 배려일 수 있습니다.
[어려운 대화 예시]
리더: "지난 6주간 함께 노력해왔는데, 아직 기대했던 변화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세요?"
직원: "저도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리더: "그동안 정말 노력해주신 것 알고 있어요. 혹시 이 역할이 본인의 강점과 잘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다른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3) 성공 사례: 변화의 순간들
실제로 이런 접근 방식으로 성공한 사례들을 보면, 변화의 순간은 의외로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사례 1: 소통 부족이 문제였던 경우>
문제 상황: 보고서 품질이 지속적으로 낮은 직원
진단 결과: 기대 사항에 대한 이해 부족
해결 과정:
리더: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직원: "데이터 정확성이요."
리더: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 팀에서는 데이터 정확성과 함께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도 중요하게 봐요. 예를 들어..."
결과: 3주 만에 보고서 품질이 크게 개선됨
<사례 2: 자원 부족이 문제였던 경우>
문제 상황: 업무 처리 속도가 현저히 느린 직원
진단 결과: 업무량 대비 시간 부족
해결 과정:
리더: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들을 우선순위별로 나열해볼까요?"
직원: "A, B, C 업무가 있는데 모두 급한 것 같아서..."
리더: "그럼 이 중에서 가장 임팩트가 큰 것부터 집중해보고, B업무는 제가 다른 팀원과 분담하도록 조정해볼게요."
결과: 업무 재분배 후 성과가 눈에 띄게 향상됨
리더를 위한 실전 체크리스트
저성과자와의 면담을 준비할 때 다음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보세요.
<면담 전 준비사항>
- [ ] 구체적인 성과 데이터와 사례 준비
- [ ] 4가지 진단 영역(기대, 자원, 역량, 동기) 점검
- [ ] 감정적 판단보다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접근
- [ ] 해결책보다는 질문 위주로 대화 계획
<면담 중 주의사항>
- [ ] 비난보다는 호기심 어린 질문으로 시작
- [ ]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 [ ] 강점과 개선점의 균형 있는 언급
- [ ]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다음 단계 합의
<면담 후 후속조치>
- [ ] 논의 내용 문서화 및 공유
- [ ] 주간 체크인 일정 수립
- [ ] 필요한 지원 사항 즉시 실행
- [ ] 진전 상황 정기적 모니터링
"모든 사람에게는 빛나는 순간이 있다"
저성과자 관리를 하다 보면 때로는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 직원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고, 자신만의 꿈과 목표를 가진 한 사람입니다.
저성과자 관리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가 아닙니다. 한 사람의 잠재력을 다시 발견하고, 그들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인간적인 과정입니다.
모든 사람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가능성이 일시적으로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HR 담당자와 리더의 역할은 그 가능성을 다시 빛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 도우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직원에게는 큰 의미가 될 것이고, 다른 팀원들에게는 "이 조직은 구성원을 소중히 여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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