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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쓰고 있는 작은 시집이 있는데 그 책은 네가 내주어야겠다. 너를 보면 겨우 참았던 미련들이 다시 무장무장 일어날 것 같아." 2018년 암 투병 중이던 고 허수경 시인이 출판사 ‘난다’의 대표인 김민정 시인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시인과 같은 마음이 되기 위해 김민정 시인은 "머리가 아니라 몸에 기댄다"고 했다. 원고를 들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창가에 앉아 햇볕을 쬐고, 땅바닥에 앉아 보는 식이다. "뜨거움과 서늘함, 땀과 눈물이 몸으로 느껴지는 순간 원고에 한 줄기 빛이 내리듯 시집의 제목이 될 문구 하나가 내게 온다."
"시는 가장 외롭고 슬플 때 슬그머니 일어나 곁에 있어 주는 친구 같은 것이에요. 모든 것을 잃고 무너져 내린 한 사람이 어느 날 시집을 찾을 때, 제목만 보고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길 바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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