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도서관 시스템 구축하기

(샤워 아이디어.) 요즘 전자책을 많이 사다보니 가족과 공유하기가 힘들어졌어. 아이들은 아직 관심 없을 것 같지만, 아내도 보면 좋을 만한 책들도 꽤 있는데 말이지. 비단 전자책뿐만 아니라 종이책도 어떤 책이 있는지 서로 알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그렇다면 자유롭고 편리하게 책을 찾아볼 수 있는 ‘가족 도서관’ 시스템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데 생각이 미쳤지.

지금까지의 아이디어는 이래.

가족 공용 태블릿을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제일 먼저 떠올랐는데 이건 일단 공용 태블릿이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고, 데이터를 가족 간에 자유롭게 공유하지 못하면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지. 폰으로 책 바코드를 스캔해서 책 정보를 쉽게 입력할 수 있는 앱(‘산책’)이 있어도 잘 잊고 안 하게 되는데, 공용 태블릿으로는 더 힘들 듯.

그렇다면 첫째 조건은 가족 각자가 사용하고 있는 개인 디바이스로도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여기서 각종 협업 도구가 떠오르는데, 유료 서비스는 부담스러워. 가족들이 쓰는 건데 굳이. 우리 가족은 모두 iOS 위주로 쓰고 있으니 아이클라우드용 Numbers 같은 걸 사용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데이터 관리나 활용 측면에서 그리 쉽게 느껴지진 않는다는 게 문제.

그럼 유료 서비스이지만 무료 플랜도 그럭저럭 쓸만한 서비스로 눈을 돌려본다면? 요즘 잘 나가는 노션(Notion)이 있겠지. 어차피 데이터 입력은 내가 주로 하게 될테니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기도 좋고 가족들이 보기 편하다는 점에서, 쓰고 있는 서비스 중에 노션보다 나은 것은 (아직) 떠오르지 않네.

그래서 종이책/전자책 데이터는 노션에 저장하는 걸로 결정. 데이터 구조는 최적의 것을 계속 찾아나가면 될 것 같고 우선은 기본 서지 정보, 분류, 구입일, URL(알라딘, 리디북스 기준) 정도로 시작하면 되겠지.

또 다른 조건은 종이책을 책장에 잘 정리해놔야 한다는 것인데, 이건 정말 책을 버리거나 팔아서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할 수 있는 일이야. 안 보는 책은 주로 버렸는데 이제 종이가 아닌 책으로서의 재활용 차원에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헐값으로라도 구매해 준다면 모두 보내버리기로 했어. 알라딘에서 박스 대신 쓸 수 있는 ‘원클릭 매입 중고 가방’이란 걸 팔더라고. 가방을 일단 사고, 이걸로 책을 보내면 가방 구매금액은 환불해주는 시스템이야. 포장하는 데 신경 쓸 필요 없으니 괜찮은 거 같아. 연휴 끝나고 배송 오면 한 번 써보려고.

내 상상 속의 책장은 칸 별로 분류표가 예쁘게 붙어있고 거기에 맞게 책들이 (어깨싸움 하지 않고) 꽂혀 있는 것인데, 완벽은 바라지 않고 비슷하게라도 정리하는 게 목표야. 그래야 가족들도 보고 싶은 책을 찾기 쉬워지겠지.

우선은 새로 사는 책들부터 노션에 저장하기로 하고, 이전 책들은 ‘산책’으로 바코드를 스캔해서 쉽게 저장한 후 데이터를 옮기는 방식으로 해 볼 생각이야. 즐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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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외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