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회사 영어 동아리에서 대박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만나 그 주 담당자가 발표하면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요. 영어 수업도 아니고 취미 모임이어서 전문가가 딱히 없고, 영어를 배운다기보다는 서로 수다를 나누었죠. 최근에 조인한 회원이 과거 영어학원 강사 출신이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영어강의도 하고 피드백도 줄 수 있다고 했어요. 모두가 환영했답니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명사 인터뷰를 활용하는 영어, 즉 셀럽 영어였어요. 예를 들면 13년 전 영상이긴 하지만 지.아이.조의 이병헌이 외신기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유용한 표현을 함께 연습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나온 freak out을 연습했는데요. 너무 좋아 흥분할 때도, 부정적으로 기겁할 때도 이 표현을 쓴답니다. 이병헌은 인터뷰에서 "Sienna and Channing was freaking out."이라고 말했는데 "시에나와 채닝이 끝내줬습니다."의 의미입니다. 각자 freak out이 들어간 문장을 응용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저는 "Our new English teacher is freaking out (우리 새로운 영어 선생님 대박이야)."이라고 말했습니다.
문득 이렇게 좋은 걸 우리 동아리에서만 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쓰는 1시간을 10명만 누리기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면 좋겠더라고요. 전사적으로 홍보하고 강의하면 안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이 와중에 일한다고 저를 놀린 회원도 있는데요. (그러니까 일중독 ㅎ) 뭐 일과 삶의 경계가 따로 있나요? 좋으면 하는 거죠.
생각해보면, 교육 담당이라는 제 일도 그렇습니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조금이라도 직원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있으면 웹페이지에 정리하여 모두가 볼 수 있게 공유하고요. 누군가 업무적으로 꿀팁을 가지고 있으면 베스트 프랙티스 (모범 사례)로 발표하면 어떻겠냐고 부추깁니다. 그게 직원이든, 외부에 있는 사람이든 능력자를 발굴하고, 섭외하여, 발표자나 강사로 데뷔시키는 기획사 사장 같다고나 할까요? 다른 사람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어떻게든 성사합니다.
꼭 일이 아니어도 그래요. 회사에서 업무 외로 다양성, 포용 그리고 공정성(Diversity, Inclusion, Equity)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 활동을 하는 이유도 사람들이 다양성의 중요성을 알고 일과 삶에 적용하게 도우려는 취지입니다. 비폭력 대화 (NVC) 강의나 #IamRemarkable 같은 교육 프로그램과 정보를 제공했어요. 모두가 제대로 알고, 성장하고, 변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약간의 일중독 증세가 있긴 하지만 직장 생활을 즐기는 이유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업무에 적용하고, 업무 외적으로도 발휘할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브런치 작가, 블로거, 유튜버 일과삶이라는 부캐로 정보를 나누는 것 역시 이런 공유 욕구 때문입니다.
제가 오래도록 잘하는 게 있다면 공유입니다. 모두의 로망, 잘생긴 배우 공유 아닌 나눔의 공유 말입니다. 공유의 마음 때문에 교육 담당이라는 일을 하고, 일과삶으로 글을 쓰고 책을 냅니다. 제 삶의 동기와 욕구가 학습인데 공유 역시 학습의 연장선입니다. "내가 아는 것을 혼자 가지지 않고 세상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죠. 여기에 칭찬이나 인정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고요. "일과삶 덕분에 삶이 편해졌다거나, 도움을 받았다"와 같은 말 한마디가 저를 춤추게 합니다.
여러분이 오래도록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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