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지 않으면 우리는 늘 망각하잖아요. 제가 SNS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물론 구독자를 위한 게 8할이지만 2할은 저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연말 리추얼로 10대 뉴스를 꼽는데요. 여러분에게 자극과 영감을 드리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제 삶을 정리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2018년부터 시작한 10대 뉴스는 연말을 정리하고 성찰하는 최고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글도 쓰고, 유튜브도 제작하고, 다른 사람에게 발표도 합니다. 운이 좋은 저에게 매년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물론 희로애락은 늘 곁에 있지만 큰일 10가지는 꼽을 수 있더라고요. 여러분도 10대 뉴스로 올해를 마무리해 보길 권합니다. 공유해 주시면 구경하러 갈게요. 올해 10대 뉴스는 크게 일(2개), 여행(2개), 삶(6개)으로 나눴습니다.
┃일┃
1. 매니저이기도 하지만 강의도 합니다
양손에 좋을 걸 쥐면 뭘 선택해야 하나 고민되시죠? 강의자료를 개발하는 것도 좋아하고 강의하는 것도 좋아하는 저는 둘 중에 어떤 걸 더 좋아하는지 망설입니다. 매니저로 리더십을 배우고 발휘하는 것도 좋고 사내 강사로 강의하는 것도 좋아하는 저는 또 이 둘 중에서 망설입니다. 회사에서 이 두 가지를 다하며 자아실현 하는 저는 복받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사내 강의 의뢰가 오면 덥석 뭅니다. 매니저로서 큰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데 자꾸 강의 욕심이 나네요. 1년 동안 준비해서 리더들을 대상의 감성 리더십 강의를 하고 원형탈모까지 왔어요. 버크만 베이직 플러스 디브리퍼 및 강사 자격을 받아 팀빌딩 강의도 6번 했고, 새롭게 개정된 #IAmRemarkable 한글 버전으로 2번 강의했습니다. 평균 만족도가 4.9면 칭찬받을 만 하죠?
2. 제주도에서 10일 동안 머물며 워케이션 했어요
코로나로 워케이션이 유행이었는데요. 저는 끝물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사무실에 나가야 해서 워케이션은 꿈도 못 꿉니다만 3월에는 가능했습니다. 고마운 인연으로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제주도에서 워케이션 했어요. 중문 근처에 머무르며 어슬렁거리며 마치 동네 주민인 것처럼, 로컬 맛집을 찾아다니고 주변의 꽃과 나무를 바라보며 이름을 찾아가는 산책 시간이 가장 좋았어요. 중문에 있는 제주 맛집은 거의 다 다녀온 듯합니다. 제주도는 언제나 정답입니다.
┃여행┃
3. 한 달 휴가 내고 덴마크 여행 다녀왔어요
직장인의 로망은 장기 여행이 아닐까요? 30년 가까이 직장에 다니며 1주일 이상 휴가를 낸 적 없는 겁쟁이인 제가 일을 저질렀습니다. 작년 승진 기념으로 저에게 한 달 덴마크 여행 휴가를 선물했습니다. 올 7월 말에 과감하게 휴가를 내고 꿈꾸던 덴마크의 외국인을 위한 자유학교 '폴케호이스콜레'(IPC, International People's College) 여름학교에 참여했습니다. 한 달 동안 덴마크에서 생활하고, 도전하고, 공부하며, 사람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1950년부터 복지(wellbeing)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북유럽 덴마크의 행복한 삶을 간접 체험했습니다. 버킷리스트 2호 '은퇴 전 매년 여행과 은퇴 후 일 년 동안 현지인처럼 살기'를 다시 재가동합니다.
4. 춘천, 경주, 시드니에서 소소한 여행을 즐겼어요
코로나가 풀리면서 여행 많이 가시죠? 2022년 마지막 날과 2023년 새해를 가장 소중한 사람인 딸과 춘천에서 보냈는데요. 올 연말도 그럴 계획입니다. 6월엔 친구와 새롭게 변신한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알찬 여행을 보냈기에 여유 있는 경주 여행을 한 번 더 해보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네요. 대신 시드니에 2번 다녀왔습니다. 출장이긴 했지만 잠시 짬을 내어 봤습니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읽고 달링하버 주변을 돌아봤고 동료 덕분에 시드니 명소, 본다이 비치와 클리프 다리(Sea Cliff Bridge)를 구경했습니다. 여행은 늘 정답입니다.
┃삶┃
5. 꾸준히 글 쓰고 계속 책 낼 겁니다
첫 책을 내고 나서 일 년에 한 권의 책을 내겠다고 마음먹었는데요. 지금까지 번역서와 공저를 제외하고 10권을 책을 내었습니다. 10권 중 2권만 기획출판이지만 쓰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죠. 정말 소처럼 글 쓰고 책을 냅니다. 베셀이 되는 그날까지 고고입니다. 사실 첫 책을 내고 1년에 책 한 권 내겠다고 결심했는데요. 올해 4권의 책을 발간했습니다. 연초에 《50대, 평생 성장을 꿈꾸는 직장인》을, 연중에 기획출판으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냈고요. 연말에 힘을 내어 《책 읽고 글 쓰며 놉니다》와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찐직장인》를 제작했습니다. 기고 의뢰는 재미 버킷리스트 단 한 번만 있어서 좀 아쉽네요. 저에게 독서, 글쓰기와 책 쓰기가 재미 버킷리스트 1호죠. 많이 의뢰 주세요 ㅎㅎ 출판사 에디터 여러분께도 잘 부탁드립니다.
6. 독서와 글쓰기 모임도 계속합니다
작년에 모임을 간소화해서 세 가지만 운영합니다. 매일 독서 습관 쌓기로 시작해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로 나를 찾아 내 글에서 빛이 나요로 꾸준히 글을 써 나갑니다. 매일 독서 습관은 저도 열심히 쌓아서 올 1월에 1,500일을 달성했고요. 2,000일을 향해 달려가는 중입니다. 나찾글은 년 3회를 진행했는데, 덴마크 일정으로 올 해는 2번만 했습니다. 덴마크를 떠나기 전에 제2회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년에도 2번의 나찾글과 그 중간에 제3회 나찾시를 가지려 합니다.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나잧글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는데요. 역시 직접 만나니 더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46기를 모집하는 내글빛은 벌써 4년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7. 그림의 매력에 풍덩 빠졌어요
어쩌다 보니 작년에 이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 서울(Kiaf Seoul) 관람을 했습니다. 호텔 방이 객실이 되어 그림을 전시하는 뱅크아트페어(BANK ART FAIR, BAF)도 다녀왔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책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을 읽고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 아트 전시회도 봤네요. 에드워드 호퍼의 길 위에서 전시회를 보려고《호퍼 A-Z》도 읽었습니다. 뱅크시 특별전에 가서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도 공부했어요. 명절에 미술관 가는 것도 루틴이 되었는데요. 설날에는 다녀왔고, 추석에는 과천과 서울 국립 현대미술관까지 2번이나 갔네요. 그림과 관련된 책도 제법 읽어서 제가 책 도슨트가 되고 싶다고까지 말했답니다. 급기야 크로키 드로잉 수업까지 참여하고 작은 스케치 그림도 소장했으니 이만하면 그림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해도 되겠죠?
8. 주말에 열심히 놀았어요
올해 열심히 운동하려고 산책도 많이 했고요. 특히 주말엔 산행했어요. 혼자 매봉산에 자주 갔는데요. 최근에는 친구와 함께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안산, 남산을 다녔습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적극 참여했는데요. 서울시민마라톤 대회에서 10km 걷기대회 메달도 받고요. 동대문 DDP에서 광화문까지 6km를 걷는 서울걷자페스티벌도 참여했습니다. 서울 시내 차도를 도보로 걷다니 믿어지지 않죠? 가을엔 서울도보해설관광에 빠져, 서촌, 북촌, 선정릉, 남산성곽 도보투어도 다녔습니다. 박물관 투어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9. 코로나도 걸리고 건강에 적신호가 보이네요
주말에 너무 열심히 놀아 생애 처음으로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박물관에 갔을 때 실내에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요. 이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늘 주변에 있어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걸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브레이크를 밟고 요즘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외출합니다. 올해는 건강에 적신호가 많이 들어왔네요. 원형 탈모에 양팔 테니스 엘보까지... 나이를 먹어가나 봅니다. 그래도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매일 헬스를 합니다. 여러분도 건강 잘 챙기세요.
10. 말에 올라탈 준비를 합니다
사주를 잘 본다고 소문난 동료가 제 사주를 봐줬습니다. 전 사주를 믿지 않습니다. 어릴 때 엄마가 사주 광신도여서 반발이 컸거든요. 동료가 말하는 사주는 지금의 나를 잘 설명하더군요. 운명에 맞게 제 삶을 찾아온 느낌이랄까요? 제가 커리어를 고민하던 젊은 시점에 들었다면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믿지는 않았겠지만요. 특별한 건 없는데 제 운이 상승 중이라고 해서 기뻤어요. 특히 2026년, 2027년쯤에 제가 말의 안장에 올라타 사람들이 우러러본다고 하네요. 예전으로 치면 과거급제에 해당하는거라 승진하거나 좋은 직장으로 이직할 운이라고 하는데요. 갑자기 사주를 믿고 싶네요. 물론 그런 것도 좋은데 제가 바라는 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겁니다. 2~3년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말 궁금합니다. 운명은 70% 정도는 결정되어 있지만 30%는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하네요. 좋은 운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흘러가게 둘 것인지는 저에게 달렸다는 의미입니다. 2023년에는 말에 올라탈 준비를 한 해가 아닌가 싶네요.
'일과삶의 주간 성찰' 뉴스레터 주변에 소개하기 📣
오늘 글은 어떠셨나요? 피드백을 댓글로 주세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