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커피와 절교, 다음엔 누구?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할까요?

2024.06.29 | 조회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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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못 마신다. 커피를 하루에 3잔만 마시면 그 날밤은 잠을 못 잔다. 그래서 너무나 좋아하는 커피이지만 너무나 자제가 필요한 기호식품이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아침밥을 먹고 점심밥을 먹는다. 간혹 '커피가 이 세상에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커피를 만든 사람이 누굴까?' 라는 생각도 하고, 정말 그분한테 너무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많다. 이렇듯 좋아하는 커피고 계속 마시고 싶지만 몸이 받아주질 못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장 부러운 사람이 하루에 커피를 10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다. 

-《퇴근 후 글쓰기》 중에서

저는 커피 찬양론자이자 광신도였습니다. 그런 제가 커피와 절교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화들짝 놀라며 분명 무슨 계기가 있을 거라 물어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제정신에 사랑하는 커피와 헤어질 순 없죠. 

대장 용종을 제거한 2주 동안 헬스, 수영, 커피가 금지되었습니다. 헬스나 수영을 2주 안 하는 건 즐겁기도 했는데요. 커피 금지령은 《1984》에서 끌려간 사람은 다시 나오지 못한다는 101호실에 들어가는 심정이었습니다. 과연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도 두려웠습니다.

다행히 커피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의 경계가 그리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점심 식사 후 조금 졸리기도 했지만 몰입하는 일이 있는 경우는 전혀 방해받지 않았습니다. 커피숍에 가서도 과일주스나 차를 마셔 리프레쉬가 되었어요. 이 기간에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잠도 푹 잤습니다. 갓난아기처럼 먹고 자기만 한 것 같아요. 그래도 2주가 끝나길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2주 후 마실 커피 향에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10일 정도 지났을 때 참지 못하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달콤한 빵과 함께 마셨어요. 역시 커피는 정답이었습니다. 최애하는 음료이자 절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절 배신했습니다. 10일 만에 마셔서인지 카페인에 예민할 대로 예민했나 봅니다. 밤에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가 보다 하고, 그 다음 날 또 평소처럼 아침에 한 잔, 점심에 한 잔 마셨습니다. 역시나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틀 연속 잠을 못자니 화가 났습니다. 3일째 되는 날은 커피를 마시지 않았더니 숙면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커피를 멈추고 며칠 지나 디카페인 커피를 시도해 봤는데 커피 마신 것과 동일하게 가슴이 벌렁거려 밤새 뒤척였습니다. 

5년 전 술을 끊은 것처럼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충분한 수면을 위해 커피와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커피 마시기'는 습관이었습니다. 그동안 커피 브랜드의 마케팅에 넘어갔던 겁니다. 커피와 헤어진 지 두 달이 되었는데요. 아직 끊었다고는 말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견딜 만합니다. 이번 기회에 정말 끊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나저나 술도 끊고, 커피도 끊고, TV도 끊고 저는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할까요? 다음엔 또 뭘 끊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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