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과 직무, 연차를 불문하고 이직에는 기대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연봉인상입니다. 실제로 24년 잡코리아의 이직계획 및 이유에 대한 조사에서 압도적인 이유로 자리잡은 것이 연봉인상입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고연봉자가 되기위해서는 이직을 통한 점프업을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재직에서의 협상이 항상 만족스럽지 않은 것처럼, 이직에서의 연봉협상도 반드시 만족스러운 연봉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직을 통해서 사회통념상, 자연스럽게 기대하는 기대치가 있지만(통상 10%내외)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44% vs -14%, 당신의 선택은?
실제 제가 헤드헌팅을 진행하며 양 극단에 있는 케이스를 추려봤습니다.
어떠신가요? 생각보다 온도차가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요?
44% 인상에 사인을 하신 분이
만약 35% 인상을 제시하였다면 입사를 결정하셨을까요?
저는 아닐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 경우는 지난한 협상 가운데 극적으로 타결되었습니다.
반대로 -14%로 손해를 보신 분에게
그 이하로 연봉을 제시하셨다면 입사하지 않으셨을까요?
이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할지 당혹스러워하는 저와 달리,
후보자분은 단번에 해당 오퍼를 수락하였습니다.
저는 헤드헌터로써 득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비교하지, 설득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헤드헌터라면
후보자에게 Selling Point가 없다면, 넛징하지도
설득하지도 않습니다. 더군다나 손해가 분명한 거래라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분은 네고 없이 입사를 선택하셨습니다.
왜 그럴까요?
원칙 1. 협상은 등가교환임을 기억하라.
앞선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 그 것이 후보자에게 손해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연봉이 -14%일지라도요.
시장의 재화는 철저히 수요, 공급의 법칙을 따릅니다. 이는 채용시장에서도 성립합니다. 등가교환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누구도 손해보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입니다.
<협상의 법칙>의 저자 허브 코웬은 협상의 변수로 1. 힘, 2. 시간, 3. 정보를 언급하였습니다. 이 중 힘과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저는 희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우리 대부분은 시장에서의 희소성을 보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내 트레이닝(이직)이 NBA,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을 결정짓는, 회사의 비약적인 브랜드 가치 재고나 매출 상승의 요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통상적인 Risk Hedging과 동기부여적인 금액만이 연봉에 반영됩니다.
압도적인 실력과 희소성이 없다면 비약적인 연봉인상은 어렵습니다. 연봉의 기대치와 무게는 성과입니다. 실력보다 과대 평가된 연봉은 오히려 이후 경력하락과 이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원칙 2. 시작점을 기억하라.
흔히 최종합격 후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시점을 연봉협상의 시작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현업에서 느끼기에는 연봉협상의 시점은, 서면이던 구두던, 오피셜여부를 떠나서 처음으로 연봉에 대해서 수치로 언급한 시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채용플랫폼이나 헤드헌터를 통해서 서류 접수시에 희망연봉을 기재하여 제출했다면, 인사담당자와의 면담이나 면접시에 희망연봉에 대해서 수치로 답변하였다면, 대부분의 경우, 본인이 제시한 수치를 넘어 더 높은 금액으로 협상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상황이 변하여, 1) 재직중인 기업에서 승진 또는 비약적인 연봉인상이 이루어졌다거나,(재직자의 통상 인상률은 4%입니다) 2) 다른 기업에 좋은 조건으로 합격한 경우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면접시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아, 현실성 없는 수치를 무작정 높게 부르게 되거나, 희망연봉 수치를 번복한 경우에는 본인의 신뢰자산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즉, 자기평가가 부족한 인재, 현실성이 없는 인재, 기회주의자로 낙인 되기 십상입니다.
과거 잡플래닛과의 유튜브 라이브시 말씀드렸던 채용 트렌드가 ‘연봉통보’입니다. 과거와 달리 사측에서 생각하는 합리적인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명분이 없다면 그대로 픽스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만약 희망연봉을 연봉협상 단계에서 처음 제시하거나, 인사팀으로부터 받았을 때도, 경험상 2회 정도 (최초 Offer, Last Offer)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칙 3. 면접과 증빙서류외에도 평가하는 것들.
‘죄송하지만 저희와 맞지 않는 것 같아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면접이 아닌 처우협의 과정에서 인사팀으로부터 듣게 되는 피드백입니다. 매년 한 번 정도요. 대표의 변심, 경영 상황의 변화 등 불가항력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복기해 볼만한 사유를 보면, 인사팀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상 ‘온도’로 후보자를 가늠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면접 이외에 인사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 미온적인 대처, 잔잔한 불협화음 등은 서로간의 진위를 의심하게 합니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여 내가 얻게 될 이점은 없습니다.
다음 주는 연봉협상 가이드 라인 및 이직시 명분을 돌아볼 수 있는
컨텐츠를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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