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디지털+ 시절에도 동네 책방을 걸어요

책방 업계가 힘들다, 마을에서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이 얘기 저희 레터에서만 한 십 수번은 했을까요. 고로 지역에 서점이 단 한 곳도 없는 소위 '서점 제로'이란 게 생겨나, 일본에선 2024년 3월 기준 전국 1741 시촌무라(市町村) 중 482곳이나 된다는, 무려 30%에 가까울 정도(27・7％)로 마을이 서점 빈곤 상태를 겪고 있다는 것도 아마 예상하지 못할 일도 아닐 것 같은데요. 어딘가 책방 관련 이야기를 할 때면 이와 같이 비극적 현실은 어딘가 기본형이 되어있는 것만 같아요. 거의 대부분의 책과 책방에 관련한 것들은 힘듦을 전재로 이야기되고 있는 듯 싶거든요. 하지만 그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책방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사람들, 그 수는 정작 얼마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부분인데요. 물론 책방을 운영하거나 그와 관계된 일을 하는 소위 등 업계 관계자들은 논외로 치고, 일반 독자이자 책의 구매자 혹은 마을에 살아가는 1인으로 책방이 사라진다? 어떤 불편함이 영향을 끼칠까요. 요즘같은 시절 책 한 권 사는 일, 일도 아니니까요.

따라서 이건 어딘가 실체는 없는, 일종의 지구 위기설이랄지, 심심찮게 시대를 혼란혼미하게 했던 근거없는 음모론처럼 느껴지는 것도 과장은 아닐 것 같은데요. 서점이 사라진다?고 여러 번 쓰고 이야기했지만, 어제도 저희 집엔 알라딘 택배로 책이 도착하고 말았거든요. 그래서 말인데요. 책과 책방, 그리고 어느덧 십 년을 향해가는 책방 위기설, 이젠 조금 다른 방식의 태도가 필요한 건 아닐까요. 현재의 사태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이제라도 책방의 종말을 막으려 다방면의 대책을 강구하는 건 물론 필요하지만, 때로는 가장 아무엇도 아닌 것처럼, 책과 책방과 어느새 우리 마을에서 사라지고 없는 그 위기와 함께 살아가는 게, 곧 보다 유연한 삶 속에 진짜의 책방이 지속될 수 있다는 믿음은 어떨까요. 근래에는 급속도로 발전한 AI 기술이랄지 디지털 포메이션 등을 통해 책방을 되살리려는 노력도 활발해지지만, 사실 그거 달라진 우리 일상만큼 책방 또한 그 곁에 함께 다가오고 있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극히 자연스러운, 어떤 계절같은 리듬으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