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게도 여러분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외로움입니다."
심리상담을 위한 검사 중 SCT(Sentence Completion test, 문장 완성 검사)에 있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문장을 완성해서 제출했는데요. 문항을 재조합하니 제 답변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부모, 가족, 이성 관계, 대인지각, 권위자, 두려움, 죄책감, 능력, 과거, 미래, 목표에 관한 생각을 대화로 찾아갔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제 화두가 학습과 성장이라면, 부정적인 측면의 화두는 외로움이 맞습니다. 외로움이 학습과 성장의 견인차가 되기도 합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외로움이 저를 아바타처럼 부려 먹었습니다. 여기서 외로움은 사전적인 의미의 '홀로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과 더불어 '하릴없이 빈둥거리는 모습'을 포함합니다.
어린 시절 성실하게 생활하는 부모님을 존경했지만, 쉴 때는 누워 TV를 보는 모습이 무척이나 싫었습니다. 나이 들어 무기력하게 TV 만 보고 사는 모습이 트라우마처럼 저를 짓눌렀습니다. 그래서 공공연하게 죽을 때까지 일할 거라고 말하고 프로 일벌러의 삶을 꾸려나갔나 봅니다.
정신없이 달려 완주하면 뭔가 공허한 기분이 몰려옵니다. 그런 적 있으시죠? 원하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끝을 본 후에 생겨나는 감정 말이죠. 과정을 즐기며 한 걸음 한 걸음 올라왔는데 다음 과정이 없어 당황스럽다고나 할까요?
처음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며 단톡방에 불이 나도록 톡을 했는데요.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 같은 희망 때문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가열차게 모임을 만들고, 운영했습니다. 온라인으로만 만난 인연이 수백 명이 되었어요. 어쩌면 과거 실제로 만난 사람보다 더 많을 수도 있겠네요.
세상의 모든 일이 제 마음대로 안 되니 모임을 멈추기도 하고, 없애기도 했습니다. 반응이 있고, 꾸준히 참여하는 분들의 인원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독서 모임(매일 독서 습관 쌓기)과 글쓰기 모임(내 글에서 빛이 나요!)을 제외하고는 하나씩 중단했습니다. 원데이 독서토론, 서평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그릿 원정대는 이제 뒤안길에 남겨뒀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도 잠시 접어 두었다가 최근 5주 과정으로 다시 오픈했습니다. 1박 2일로 놀러 가기 좋은 토요일 저녁 시간을 비우고, 합평을 준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준비, 시간, 노력, 부담을 차치하고 굳이 왜 수업하고 싶은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외로움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만나고 싶은 이유가 그들로부터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요. 그 안에 외로움이 뿌리 깊게 뻗어 있었다는 걸 이번 나찾글을 재오픈하면서 알아차렸습니다. 감사하게도 개설 확정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존재를 부정적으로 보고 두려워만 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지금의 저를 만든 소중한 원동력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지, 저의 새로운 여정을 고민해야겠습니다.
어리석게도 여러분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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