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하지 않아요? 물어보세요.

피드백에 관하여

2021.03.06 | 조회 7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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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일하고 배우고 느낀 성찰을 나눕니다

 

브런치 세 줄에 하늘색 알람이 떴습니다. 가장 설레는 순간이죠. 누군가 제 브런치를 구독한 걸까요? 아니면 제 글에 라이크 한 걸까요? 댓글이 달렸을까요? 가장 기쁜 작가 제안이라도 온 걸까요? 그래요. 작가 제안이었어요. 두근두근 마음을 진정시키며 메일함을 열어봅니다. 

‘모든 청년들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세상’이라는 미션 하에,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청년 임팩트 프로젝트들의 성장·확장·지속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에서 제 글을 온라인 상으로 무료 배포할 워크북에 싣고 싶다는 메일이었어요. 그리고 2018년 6월에 쓴 제 글 '어떻게 피드백을 줄 것인가? - 피드백의 나쁜 예와 좋은 방법, 칭찬하는 방법'을 첨부했어요. 

거의 2년 전 브런치 작가 초창기에 쓴 글인데요.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글인데 일단 링크를 열어보고는 눈을 질끈 감았어요. 제목부터 맞춤법이 틀렸고, 커버 이미지도 제가 찍은 엉성한 사진에다, 편집도 엉망인 글이었어요. 도대체 왜 이런 부족한 글을 소개하려는 걸까요?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요즘 저에게 딱 필요한 글이더군요. 전 부정적인 피드백만 상대에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중이었거든요. 2년 전보다 요즘이 더 퇴보한 게 아닌가 반성도 되었어요. 다행히 온라인 글이라 재빨리 수정하고 사용에 감사하다는 답변을 드렸어요.

사람마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정말 소중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으려 합니다. 관심이 있기에 상대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향후 리스크를 고려하라는 차원에서 의견을 주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절대 받기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긍정적인 피드백이 아니면 아예 주지도 말라고, 본인이 스스로 부닥쳐혀서 익혀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해요. 물론 아무리 옆에서 말해줘도 결국 스스로 깨우치지 않으면 잘 들리지는 않아요.

저는 겉으로는 도전적인 사람인 것 같지만 행동으로 나서기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가 봅니다. 사전에 주변 분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피드백을 구해요. 무조건 좋다, 응원한다, 잘할 수 있을 거야 라는 지지도 힘이 되지만 솔직한 피드백도 좋더라고요. 이런 것도 생각해봐, 이런 부부은 고민해 봤어?, 이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할 거야?, 반드시 긍정적인 피드백이 아니라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다각도로 고려해봐요. 제가 모든 것을 알 수 없기에 놓치고 있는 부분이 반드시 있을 거니까요. 결국 판단은 제가 하지만요.

한 두 번 메일을 보냈는데 답변을 주지 않은 동료에 대해 더 이상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지 않다는 판단을 해버린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분명 실수로 혹은 바빠서 답변 못했던 것일 텐데. 전 이미 선을 그어버리고 말았어요. 그 동료에게 연락해서 빠르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도 빙빙 둘러서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고 있었죠. 또 다른 동료도 예전에 원하는 보고서를 요청했는데 답변을 명확하게 하지 않아 업무에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포기했죠. 요청해도 주지 않을 거라는 선입관이 생겨버린 거죠. 

"왜 말하지 않아요? 물어보세요."

이런 상황을 불평하는 저에게 누군가가 이렇게 말해 줬어요. 피드백을 받은 거죠. 그러게요. 왜 그리 쉽게 상대를 포기했을까요? 마음을 다시 고쳐먹었습니다. 연락이 되지 않은 동료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내고 메일을 보냈어요. 조금 더 인내심을 발휘해 봤어요. 보고서를 받고 싶던 동료에게도 구체적으로 왜 그 보고서가 필요한지 메일을 썼죠. 그랬더니 둘 다 회신이 왔어요. 가만히 있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피드백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해요. 상대에 따라, 사안에 따라 그 정도를 조정해서 제공할 필요는 있어요. 진심을 담아, 솔직하게 피드백한다면 통하겠죠? 다음 주에 다른 동료에게 피드백을 줘야하는데 말이죠. 용기를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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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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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

    1
    over 3 years 전

    주간 성찰 오픈 축하드려요~ 일과 삶님~ 적절한 피드백은 소중하지요. 당장 수용이 어렵더라도 그런데 참 타이밍도 전달하는 방식도 고민하게 되어요. 평생 배워야하나봐요~ 글 잘 읽었습니다.

    ㄴ 답글 (1)
  • 지혜

    1
    over 3 years 전

    주간 성잘 오픈 축하드려요. 이런 세계도 있네요? 어리둥절~~~^^ 피드백 참 조심스럽지만, 무조건 긍정 피드백만하는 건 유체이탈과 같을듯요.^^ 좋은 자리 마련해주시니 함께 성찰해갑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해요~♡♡♡

    ㄴ 답글 (1)
  • 권민선

    0
    over 3 years 전

    피드백 저도 연습이 필요한부분이에요. 지레짐작 결론짓지않고 요즘은 되물어 보는데 오해가 없어지더라구요.성찰의 글 읽고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되네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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