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이 대박이래...2차전지 떡잎주, 될성부르다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우리가 중앙은행 총재에게 궁금한 건 늘 하나뿐이죠. 기준금리를 언제 올릴(또는 내릴) 것이냐?

4년 전 2017년 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경기가 너무 좋아서 물가가 급등해서 임기 내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그것이 바라는 바다.”(그리고 2017년 11월에 인상! 이 총재는 2018년 4월 연임)

얼핏 들으면 ‘인플레 파이터’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경기 과열의 경고등이 더 확실히 켜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요.

한참 끓어오르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악역을 즐기기란 쉽지 않죠. 자칫 타이밍을 잘못 맞췄다간 비난의 화살이 한은에 쏟아질 판. 신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들어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물가상승률도 높아지자 슬금슬금 금리인상론이 나오는데요. 마침 이주열 총재 임기가 1년이 채 안 남았다는 것도 2017년과 비슷!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기존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 미국 소비자물가 급등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월 금통위 회의에서 이주열 총재가 이렇게 말했다는 데요. 미국 연준도 아직 별 움직임이 없고, 백신 접종도 더딘데 아직 나설 리가 없죠. 관심 있게 지켜보겠지만, 일단 올해 안엔 안 올린다에 한표!!!

동박으로 배터리·반도체 다 잡을래, 솔루스첨단소재

· 구리 얇게 편 동박, 반도체·5G로 수요 폭발
· 2차전지용 동박, 막내지만 가파른 성장 예고
· 요즘 대세 OLED소재까지…골고루 있어 덜 불안

테슬라 포함, 전기차 관련주가 주춤합니다. 성장주 시대가 저물었으니 인플레 관련주로 갈아타라는 투자조언이 넘칩니다. 그래도 주식에 투자하는데 성장하는 산업을 아예 외면할 수 있을까요. 성장 스토리를 갖추면서도 인플레이션 덕을 톡톡히 볼 기업이라면 혹시 소재주? 오늘은 솔루스첨단소재입니다.

솔루스첨단소재, 이름대로 ‘첨단’의 ‘소재들’을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2019년 ㈜두산이 사업부를 분할해 만든 두산솔루스가 전신. 두산이 ‘미래 먹거리’라며 야심차게 투자했는데, 구조조정 때문에 지난해 12월 약 7000억원에 팔았습니다. 새 최대주주는 스카이레이크 롱텀 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모펀드.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회장이라 흔히 ‘진대제 펀드’로 부르죠.

크게 네 가지를 생산합니다. ①동박 ②전지박 ③OLED소재 ④바이오. 1분기 매출 기준으론 60%가 동박, 24%가 OLED소재입니다.

①동박=구리를 아주 얇게 펴서 종잇장처럼 만든 겁니다. 반도체, 5G장비에 들어가는 특수동박은 아무나 못 만들죠.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동박을 일정한 두께로 넓고 길게, 울지 않게 뽑는 게 기술입니다.

이 동박 몸값이 요즘 아주 높아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용 동박이 품귀를 빚으며 다들 못 사서 안달났습니다. 국제 구리가격이 뛰면서 동박가격이 덩달아 올랐고요. 중국이 5G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수요는 더 폭발. 솔루스첨단소재는 룩셈부르크 동박공장을 증설 중입니다(연간 생산량 1.2만톤→내년 1.5만톤). 반도체·5G용 동박 사업은 당분간 맑고 화창!

②전지박=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동박입니다. 기술력이 필요해서 아무나 못 뛰어들죠. 한국에선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와 함께 전지박 3총사. 셋 중 솔루스첨단소재는 가장 막내입니다. 헝가리 공장이 완공된 게 지난해 10월이죠.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보니 실적은 별볼 일 없습니다. 새로 공장을 가동하다보니 수율(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는 비율)이 낮고, 돈 들어갈 일이 많아 전지박에선 적자입니다. 올 3분기에야 손익분기점 도달할 듯.

그런데도 벌써부터 전지박 부문 가치를 1.66조원으로 본다네요(유안타증권). 이유는 세가지. 일단 전지박 자체가 너무나 핫하고요(공급 부족),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는 유럽에서 유일한 전지박 공장이란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증설계획(현재 1.2만톤→2025년 9만톤)과 그 투자금을 뒷받침할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점. 스카이레이크의 두산솔루스 인수대금 중 약 40%(2900억원)를 롯데정밀화학이 댔거든요. 아직은 떡잎이지만 좋은 땅에서 비료 팍팍 주며 키울테니 될성부를 거란 기대감 팍팍.

③OLED소재=스마트폰·TV 시장에서 점점 OLED가 대세로 떠오릅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OLED에 들어가는 기능성 소재 aETL(청색 소자 밝기를 30% 이상 높여줌)을 독자개발, 8년째 시장을 독점 중인 대표 OLED소재주입니다.

하반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QD(퀀텀닷)-OLED 패널을 양산할 거란 점이 큰 호재. 65인치 OLED TV 1대에 스마트폰 300개 분량의 소재가 들어간다는 군요. 실적 전망 매우 맑음.

중국 패널업체들의 ‘OLED 굴기’를 위해 투자를 늘리는데요. 그걸 노리고 중국 장쑤성에 OLED소재 공장도 짓고 있습니다(2022년 하반기 가동 예정). 중국 덕 좀 볼 듯.

④바이오=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성식품 원료도 만듭니다. 피부장벽을 구성한다는 세라마이드가 대표 제품. 작년에 화장품 브랜드(마이스킨솔루스)도 론칭했는데, 잘 팔리는지는 아직??

2차전지 소재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OLED와 반도체, 5G까지. 유망 산업에 모두 걸쳐 있는 소재기업. 요즘 같은 때는 ‘2차전지 올인’의 순수 전기차 배터리 업체보다는 덜 불안해보입니다.

물론 결국 성장은 전지박에 달려있습니다. 지금 5%도 채 안 되는 전지박 매출 비중을 2023년에 40%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수율 안정+추가 증설+수주 확보’ 3박자가 딱딱 맞아야죠. 일단 전지박 2공장은 짓고 있으니(2022년 하반기 완공), 하반기쯤 신규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요? 기대해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두산은 배아프겠지만, 쑥쑥 커나갈 떡잎!

애플 앞에서 자유를 외치다, 에픽게임즈

‘세기의 소송’이란 표현이 언론의 호들갑만은 아닌 듯합니다.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된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앱스토어 소송 얘기입니다.

지난해 8월 에픽게임즈가 먼저 애플에 맞서 도발을 했죠.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앱에 자체결제가 가능한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추가한 건데요. 이를 통해 포트나이트 아이템을 구매하면 이용자들에게 20% 할인혜택을 주기도. 애플의 30% 앱 수수료를 우회한 겁니다.

애플은 자기네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없애버렸습니다. 에픽게임즈 개발자 계정도 차단해버려 이미 다운 받은 앱의 업데이트도 막았고요. 두 회사가 서로 소송을 제기하며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재판 결과가 앱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 꽤 클 걸로 보이는데요. 앱 개발사 vs. 플랫폼 기업의 대결 구도입니다. 음원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 데이팅앱 틴더를 운영하는 매치그룹이 에픽게임즈와 한 편. 구글은 애플과 같은 신세(에픽게임즈가 반독점 소송 제기)라서 이번 재판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고요.

일단 여론은 에픽게임즈에 유리해보입니다. 에픽게임즈 지지자들은 ‘프리 포트나이트(Free Fortnite)’ 해시태그 캠페인을 벌이며 응원하고 있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일 칼럼에서 “애플이 (당신이 아이폰으로 이용 중인) 포트나이트를 버릴 수 있다면, 당신이 ‘구입한’ 아이폰은 누가 소유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송전에선 애플이 우위에 있을 거라는 게 AP통신의 보도(13일)입니다. 에픽게임즈는 반독점법으로 소송을 걸었는데, 승소하려면 두가지 ①애플 앱스토어가 앱 마켓을 독점할 정도로 거대하고 ②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월등히 높은 수수료를 챙겼다는 점을 재판부가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애플의 수수료가 타사(MS 엑스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구글 안드로이드)와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다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