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다시 도쿄를 간다면, 무엇이 가장 궁금한가요. 지난 레터에선 근래 급격히 추워진 도쿄의 겨울과 신쥬쿠 역에서 다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등에 이야기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지난 레터를 발행하고, 어쩌면 다 아는 이야기, 알고있는 것들을 반복한 게 아닐까 찜찜함이 남았어요. 3년의 공백이란 사실 나와 너의 체감이 다르듯,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꽤 고민이 됐거든요. 그래서 '다시 도쿄를 간다면', 내가 아닌 너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기도 하는 시기인데요. 그럼에도 그저 나의 입장에서, 저의 환경에서 오늘을 이야기하는 수 밖에 없겠죠.🥲그렇게 방한 대책 못지않게, 다시 도쿄를 찾을 때 중요한 포인트는 아마, 환율, 코로나 이후 하락을 시작해 계속 저점을 찍고있는 사상 초유의 '엔저' 사태일 거에요. 심지어 지난 10월 13일엔 1990년 9월 이래 32년 만에 최고 수준인 1달러당 147.66전까지 치솟고 말았어요. 달러가 늘 기준 화폐가 되는 식이라, 달러대비 올랐다는 건 곧 엔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해요.
그에 더해 미국은 요즘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그에 반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일본의 엔화는 상대적 더 하락을 면치 못하는 식인데요. 그래서 해외에서 생산을 하는 일본 기업은 전에 없는 타격을 입고, 반대로 인바운드 수요가 곧 수입원이기도 한 기업들은 남몰래 화색을 지어요. 세상사, 참 오묘하죠. 더불어 지난 11일부터는 그간의 입국 방역 조치를 모두 해제하며, 여행업은 더할나위 없는 호기, 찬스를 맞이하는 셈인데요. 실제, 입국자수를 5만명이 해제된 첫 날, 하네다 공항 제3터미널엔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헤요. 그리고 한국 사람이 가장 가고싶은 여행지로 꼽은 곳이, 1위 일본이라고 일본의 한 여론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어요. 가장 많았을 2019년엔 외국인 방문자 수가 3천 만(3188만)을 돌파하며,
5조엔이 넘는 경제 효과를 가져다 준 인바운드 관광 시장인데, 코로나 직후 21년엔 무려 99%가 사라졌고(24만 5900), 지금 다시 회복을 시작, 입국 조치가 조금 완화되었던 22년 1월부터 8월 사이 외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5배가 늘어난, 82만 1900명 이었어요. 너무나 단순해 오히려 놀라게 되는 '다시 일본을 찾는 이유', 뭘까요. 기시다 총리가 입국 제한 해지를 발표한 날, 관련 검색수는 무려 16.5배 늘었다 하거든요. 일본을 찾는 이유는 패션, 구르메, 아트, 온천 등등 가지각색이겠지만, 절약을 실천하는 시절, 아마도 그건 '싼 엔값'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다시 일본을 간다면, 오늘은 왜인지 '가성비의 여행'으로 돌아온, 일본 여행의 '지갑 사정'부터 시작할게요.
💰 다시 찾는 일본, '얼마 들고 가나요?'
지난, 10월 3일, 일본의 기시다 총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입국 제한 조치 완화를 설명하며 이런 선언을 했어요. 열도 어딘가에선 물가 급등에 비싸진 달러에... 애를 먹는 생산자(기업) 분명 있는 가운데, '엔저'로 득을 볼 사람, 무엇보다 다분히 '국익' 중심의 이야기를 한 셈인데요.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지극히 당연스런 이야기이지만, 아마도 이럴 땐 그에 따른 피해를 보완할 +가 필요했을지 몰라요. 아무튼, 그래서 일본이 왜인지 전에 없이 '싸졌는데요.' 그게 얼마만큼 싸졌냐고 하면, 얼마 전 세계적 경제지 '블룸버그'가 '달러를 무기로 가진 관광객에겐 훌륭한 거래(Great Deals Available in Japan for Tourists Armed With Dollars)'란 제목으로 기사를 썼을 정도에요. 일본에선 이를 좀 완화해 '지갑에 상냥한 국가 재팬, 관광 대국임을 확신하게 하는 상황 증거'란 타이틀로 좀 에둘러 전했는데요. 달러 강세를 득으로 보는 미국과 엔화 약세를 관광 자원의 찬스로 보려하는 일본인까요.
아무튼, 기사는 호텔부터 시작해 먹거리와 술, 옷과 디즈니 랜드 등 테마파크의 물가를 미국과 비교하며, 지금 일본 여행이 얼마나 득이 되는 '거래'인지를 이야기해요. 미국은 요즘 인플레 중에서도 초인플레 국가, 커피 한 잔과 베이글 한 쪽이 20불이나 하는 나라이니, 소바 정식이 우리 돈 4만원을 넘는 지경이니, 이 대비엔 조금의 환산 작업이 필요하겠지만, 다시 일본을 간다면 '지갑 계획'을 꾸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참고로 원화 대비 달러의 레이트가 필요하겠죠. 10월 15일 현재, 그래도 좀 떨어져 1433원이에요. 🏨그래서 먼저 호텔. 호텔은 같은 1박이라 해도 랭크별, 콘셉트에 다라 가격이 천치만별이지만, 더구나 요즘 일본에서 가장 다변화하고 있는 종목이 호텔이기도 하지만, 뉴스에선 3성 호텔 더블룸을 기준으로 계산을 했는데요. 맨하튼에서 180 달러는 줘야 하는 방이 도쿄의 경우 1박에 55불이면 가능하고, 공용 욕실에 거부감이 없다면, 캡슐 호텔을 21불에 이요할 수 있다고도 소개해요. 더불어 일본풍 온천 료칸의 경우 아침저녁이 포함, 1인 1박에 175달러로 계산했는데요, 얼마 전 BTS 공연이 열리던 때 부산의 호텔이 1박에 얼마라고 했었죠. 참고로 제가 벼르고 있는? 호텔, 지난 레터에서 이야기했던 '시부야 아트 호텔'은 1박에 1만 5천엔 선이에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할 🍜 먹을 거리 물가. 도쿄도 최근의 인플레 영향으로 이러저러한 것들이 모두 가격을 인상했는데요, 올해 안에만 모두 2만 종목 이상이 가격을 올렸으니, 단순히 '엔저'만 믿고 쓰다가는 좀 당황할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기사는 미슐랭 별이 붙은 레스토랑을 예로 일본에서 격시을 갖춘 식사 한 끼가 미국 달러 100불 정도라면, 뉴욕은 그의 3~4배 수준이라 이야기해요. 더불어 라멘은 한 그릇에 5.2달러(보통 800엔선, 좀 비싸면 12, 300엔 정도에요), 스시집 오마카세는 35달러 정도라 하는데요. 이건, 업계 특성상 '스시 물가'가 별도 작용하기도 하는 문제인지라, 이 숫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도 같아요. 아무튼, 일본은 최근 물가가 올랐음에도 그 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엔화를 감안하면, 일본 미식 여행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이어서 🚉이동 수단, 바로 교통비인데요. 사실 일본에서 전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지라 도착 직후 파스모에 2~3만엔 정도를 충전하고, 다니는 편이거든요.
물론 신칸센이나 택시 등을 탄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기사에 의하면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신칸센 특급 열차인 '노조미(のぞみ)'를 이용할 경우, 102달러. 같은 거리를 미국에서 이동할 땐 170불 정도라 해요. 하지만 특별히 기차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면, 오사카는 칸사이 공항으로, 도쿄는 하네다나 나리타. 따로 다니는 게 아마 더 경제적이지 않나요. 그 대신 오는 11월부터 도쿄도는 3년 전 실험적으로 운행했던 ⛵통근 선박 운행을 다시 재개했는데요, 어쩌면 이제 도쿄를 배를타고 이동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도쿄에서 배라면 아사쿠사에서 관광용으로 짧게 유람하는 게 전부였지만, 다시 찾는 도쿄엔 배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랄까요. 노선은 토요스(豊洲)에에서 다이바(台場), 그리고 텐노즈(天王洲)와 고탄다(五反田)를 중심으로 무도 6개의 루트가 운행되고, 요금은 200엔부터 1천엔까지 이동 거리에 따라 변동제에, 온라인을 통한 예약이 필요해요. 물론 본래는 다양한 방식의 출퇴근 라이프를 제안하며 시작된 프로그램이지만, 일도 여행처럼 하는 마당에 일하는 느낌으로 여행은 어떨까요.
그리고 더불어 전, 도쿄에 갈 때마다 👕 쇼핑을 하거든요. 그것도 옷을 사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한국과 달리 다양한 사이즈, 보다 저렴한 디자인의 브랜드 옷들이 많다는 것이지만, 가격 또한 한국보다 싸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더구나 요즘같이 엔저라 한다면, 그건 얼마나 득이 되는 쇼핑일까요. '블룸버그'가 비교한 내용엔 유니클로 셔츠가 일본에선 21달러, 미국에선 39.9불, 안경 브랜드 Jins나 Zoff에선 아울렛 가격으로 안경을 살 수 있다고 적었어요. 자금에 왜인지 여유가 생기는 일본 여행, 구독자님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 초고층 빌딩숲의 시부야를 열다
'🏗️ 시부야의 공사는 끝나지 않는다.' 100년의 재개발이 한창인 도쿄의 그 중에서도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게 아마 시부야인데요. 개인적으로는 도쿄에 갈 때면 가장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체재하기도 해요. 도쿄 올림픽이 본래 열리기로 했던 2020의 전년, 2019년엔 18층 복합 상업 시설 '히카리에' 맞은편에 지상 무려 47층짜리 고층 빌딩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가 세워졌고, 같은 해 국도 246길을 따라 '시부야 후크라스(フクラス)'와 '시부야 소라스타(ソラスタ)'가, 그리고 반대편 아오야마 방향으로는 2018년 '시부야 스트림'과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시부야 2쵸메 17지구 개발'이 한창인데요. 그 보다 먼저 만들어진 남쪽 출구 쪽의 '시부야 브릿지'와 하라쥬쿠 방면 '시부야 캐스트(キャスト)'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시부야 역을 중심으로 평균 30층 이상의 고층 빌딩이 에워싸고 있는 그림이에요. 자주 다닌다고 생각했던 시부야가 점점 생소해지는데요. 심지어 거의 비슷한 오피스가 있고, 상업 시설이 입주한 빌딩들이라, 무슨 차별점이 있을까 싶기도 한데요,
여기엔 단 한 가지 공통된 목표가 있어요. 바로 '다시, 걷게 하다', 그리고 '잇다.' 시부야는 본래 강이 흐르는 언덕 마을이었거든요. 하지만 70년대 도시 개발이 이뤄지며 하천의 대부분이 매립되고 이어져있던 동네들이 분리되었는데요. 본래 시부야에선 걸어서 다이칸야마, 에비스까지 갈 수 있는 구조였어요.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빌딩에 복잡해지는 거리와 포화 상태인 유동 인구, 그에 더해 JR 야마노테센을 시작으로, 케이오 이노카시라센(井の頭線), 다이칸야마로 이동할 수 있는 덴엔토시센(田園都市線), 요코하마와 연결하는 도큐 도요코센(東横線)과 후쿠토신센(副都心線), 그리고 도쿄 메트로의 긴자센과 한조몬센(半蔵門線) 등, 오가는 전차 노선만 10개거든요. 확실히 교통의 요충지이기는 하지만, 만약 전차가 아닌 걸으려 한다면, 도보를 이용할 때 이건 곧 꽤나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래서 2021년 시부야구와 도큐 그룹은 손을 잡고 재개발 계획을 시작하며, 이렇게 분리된, 다수의 노선과 빌딩군으로 해체된 기존의 시부야를 돌리려 시도하는데요. 고층 빌딩간의 오가는 통로를 만들고, 본래 언덕이었던 지형의 단사를 이용해 건물 간 동선을 확보하고,
그렇게 마을의 '회유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시작,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에요. 그리고 비교적 가장 빨리 완성된 '시부야 브릿지'가, 그 그림을 가장 잘 보여준다 할 수 있을 텐데요. 이름에서 이야기하듯, 이 빌딩은 시부야 남쪽 출구에서 시작해 다이칸야마, 그리고 에비스까지 걸어가는 감각으로 디자인 되었어요. 모두 두 동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단 2층에 불과한 A 동은 오직 보육원으로 운영되고, 호텔, 오피스, 레스토랑, 카페가 입점한 B 동은 시부야부터 에비스 방향으로 6백 미터에 걸쳐 이어지는 구조이거든요. 말하자면, 건물을 일종의 거리처럼 설계한 셈이에요. 그리고 참고로 이 '브릿지' B동에 '머스터드 호텔'이 운영되고 있기도 해요. 시부야라면 늘 사람 많고, 복잡하고, 걷다 지치기 마련인 동네였는데, 이젠 좀 여유를 찾아가는 걸까요. 아무튼, 이번 레터에선 이 많은 고층 빌딩, 조금은 거기서 거기인 빌딩들은 잠시 제쳐두고, '🐕🚶♂️두 발로 걷는 시부야'를 이야기할게요. 지난 2020년 1월,시부야는 보다 편한 환승을 위해 무려 플랫홈을 이동하는 대대적 공사를 완료했거든요.
🚃 시부야역의 미니멀리즘, '지하철 역을 걷다'
그렇다면, 이전 시부야 긴자센은 과거 어떠했느냐. 사실 저도 몇 전 시부야에서 긴자센을 타고 이동하던 날, 적지 않은 곤란을 겪었는데요. 안내판을 보고 움직여도 왜인지 갔던 길을 또 가는 기분이 들고, 10분 넘게 같은 자리를 맴맴 돌고 있었어요. 결국 제복을 입은 순경, 혹은 역무원에게 물어 해결은 했는데요. 그게 사실, 시부야에서의 긴자선 환승은 말도 안되는 미로로 되어 있었어요. 문제의 시작은, 시부야에 긴자선이 개업하던 1978년. 당시 긴자센을 운영하던 '도쿄고속철도'는 '도큐 그룹'의 창업자인 고토 케이타 씨의 영향 하에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런 이유로 긴자센 시부야 역의 플랫홈은 무려 도큐 백화점 3층에 만드는 일이 벌어졌어요. 물론 당시야 지금처럼 복잡하지는 않았을 테니 조금은 덜 불편할 수도 있었겠지만, 시부야 역은 이후 노선이 늘어나며,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크고 작은 공사를 이어갔거든요. 그 결과 어느 노선을 이용할 때는 백화점 매장 사이를 통과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말도 안되는 레이아웃이 되어버렸어요.
심지어 거듭되는 공사로 각 층은 높이가 일정하지도 않았고, 그런 이유 때문에 휠체어나 유모차가 지날 수 없는 구간이 많았거든요. 시부야 역은 노선이 많고 이동 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시부야 던전'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한 철도 평론가는 그런 시부야역을 가리켜 '베리어 풀'의 구조라고 말할 정도였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시부야에서 긴자센을 타며 헤매고 또 헤맸던 건, 옛날옛날로 거슬러 기업 간의 상하구조, 이용객이 아닌 사업주의 권력에 의한 거란 걸,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다행히도, 2013년부터 시부야역은 대대적 재구축에 들어가는데요. 애초 백화점 안에 플랫폼이라는, 비현실적 구조를 하고 있었던지라 '제로부터 다시 만드는' 수준의 공사가 진행됐어요. 그 내용은, 역 자체를 천장이 뚫린 구조인 동쪽 출구 터미널로 이동시키는 것이었고, 그렇게 기존 승하차가 분리되어 있던 플랫폼을 한 개의 홈 양쪽에서 승하차를 할 수 있는 '섬의 방식 홈(島式ホーム)'으로 개선되었어요.
말하자면, 방향을 틀려 탔다고 허겁지겁 계단을 오를 필요 없이, 바로 뒤돌아 맞은 편 차를 타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진 셈이에요. 더불어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던 개찰구 역시 홈의 양쪽에 집중시켰는데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구조, 일이지만, 그건 곧 이용객의 이동 수단임에도 정작 이용자의 시선, 입장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겠죠. 결국 시부야의 노선 대이동은 도시 개발이 얼마나 사람, 시간, 그리고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에 기반해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그래서 앞으로의 시부야 역에서의 환승 시간은 JR에서 사이쿄센, 쇼난신쥬쿠센이 2분, 토요코, 후쿠토신센이 4.5분, 한죠몬, 덴엔토시센이 5분, 난이도가 가장 높은 긴자센은 7분 정도로 줄었다 해요. 새삼 '걷다'를 다시 시작하는 도시에, 환승 루트란 지하철 노선 못지않게 중요해지는 거겠죠. 시부야에서 긴자센을 타면 도심 한복판의 공원, '소니파크'와 무지 긴자를 갈 수 있어요.
🐕🐶 내일의 도쿄에서 암호는 '하치코'에요
구독자님, 여행을 할 때 우린 새삼 무엇을 준비하나요.✈️ 처음 가는 곳이라면 가장 정석의 가이드북을 하나 사서 첫 페이지부터 읽곤 했는데요. 저의 경우라면 꼭 가고싶은 곳, 보고싶은 것, 먹고 싶은 메뉴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동선을 꾸리는 타입이에요. 요일별도, 지역을 먼저 정하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만큼 시간도 소요되는데요. 다만, 이 과정 자체가 여행못지 않게 즐겁기도 해요. 오늘은, 역대 최악이라는 엔화 사정과 인플레로 인한 도쿄 물가, 그에 더해 갈 때마다 공사중인 시부야으 오늘을 이야기해보려 했는데요. 이미 30년짜리 재개발 그 한복판에 있는 시부야를 생각하면, 아마 제가 죽을 때까지 그곳엔 망치질 소리가 들릴 것도 같아요. 그건 또 무언가 도쿄다운 게, 색다르지 않나요. 이미 아는 곳이어도 막상 가보면 다른 풍경이 발견되는 것처럼, 요즘의 도쿄는 아마 지난 3년의 공백만큼 좀 낯설지도 모르겠어요.
한 가지 아쉬운 건, 이제 시부야엔 하치코 동상, 그리고 광장도 없다는 사실. 도큐 백화점을 포함 인근을 재개발하며 모두 철거가 되어, 초록빛 열차 '파란 개구리'는 아키타현으로, 그리고 하치코는 아직 이설 지역이 정해지지 않았거든요. 다시 떠나는 도쿄, 어디서 만나야 할까요. 아마도 여행이란 그렇게 우릴 배신하는, 달라진 거리, 변해가는 세월의 내일이 아닐까도 싶어요. 공사가 구석구석 바쁜 시부야 어딘가엔 '쟈니즈 공원'이 만들어진다는 소문도 있거든요. 구독자님, '재회할 결심' 되었나요. 그럼, 우리 또 보아요.🙋♂️
📫오는 금요일, 10월 21일에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67호가 발행됩니다.
📬아래는, 현재 '모두 오픈' 중인 레터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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